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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라이팅;사람은 누구나 스토리를 품고 있다!

[ 직장인 필살기 ; 스토리라이팅 (3)]

사람은 누구나 스토리를 품고 있다 : 취재와 인터뷰
쉽고 간결하게 당신의 모습을 전하라
‘글감 찾기가 제일 어려운데, 어디서 주로 찾나요?’ 글쓰기를 하려는 사람이 아마도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 아닐까 한다. 이런 질문에 한 마디로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모두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니 같은 답변이 무의미하다. 가장 손쉽게 쓸 수 있는 내가 아는 분야나 취미, 관심사가 가장 원만한 대답일 것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같다. “가장 잘 쓸 수 있는 당신의 이야기를 써보세요”라는 답변이 제일 무난하지만 그건 사실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서사적인 글쓰기를 하려는 사람에게는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의 모든 것을 담고 있지만 핵심 메시지는 내 영혼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내 영혼으로 글을 쓰라는 말 자체는 정말 할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 결국 스토리텔러가 된다는 뜻이다. 바꾸어 말하면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려 애쓰기 전에 당신 스스로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쉽고 간결하게 순수한 당신의 모습을 전하라는 이 책의 주장이야 말로 스토리라이팅의 기초가 아닐까? 열정과 행복, 즐거움, 고뇌, 공포, 웃음이 내 안에 차고 넘쳐야 그때서야 할 이야기가 생긴다. 그래야 다른 사람도 글로서 유혹할 수 있다. 결국 기술과 기법 이전에 내 안에 이야기가 고일 수 있도록 행동과 신념을 우선 갖추라는 조언과 다를 바 없다.

미래사회는 꿈과 감성을 제공하는 것이 상품이든, 조직이든, 개인이든 경쟁력의 포인트다. 그 중심에는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버무려진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이야기를 생산하는 사람,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나의 스토리는 무엇인가,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때다. 

사람도 스토리가 있는 사람이 대중에게 어필하고 그 사람의 스타일과 빛깔이 선명해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케냐 출신의 흑인남성과 캔자스 출신의 백인여성 사이에서 태어나 다양한 인종의 형제자매와 조카가 있다. 노예의 피와 노예소유주의 피를 함께 물려받은 흑인여자와 결혼해서 두 딸을 낳은 가족사는 다민족국가인 미국에서 상징적이며 의미있는 스토리다. 그가 대선 당시 인종을 가리지 않고 많은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통합을 부르짖는 그의 메시지가 그가 가진 스토리로 인해 설득력 있게 들릴 수밖에 없었다.
인터뷰어 지승호 씨에게 배우는 ‘질문의 기술’
나의 스토리에 한계가 있다면 다른 사람의 스토리를 찾아나서면 된다. 스토리라이팅에서 글감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앞서 말한 인문학 독서를 통해서도 무수한 사람과 만날 수 있지만, 직접 취재나 인터뷰를 통한 스토리 계발은 오롯이 자기 것이 된다. 잠시 전문 인터뷰어에게 인터뷰 기술을 배우는 건 어떨까?

특정한 매체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인터뷰 해서 단행본을 내는 지승호 작가는 200여 명을 인터뷰 해서 30여 권의 책을 가진 브랜드 있는 작가다. 그는 인터뷰 하는 것은 사랑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사랑하면 상대를 이것저것 알고 싶어서 묻게 되는데 인터뷰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만나기 전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등을 알고 가는 건 필수다. ‘어차피 알려고 인터뷰 하는 건데 만나서 물어보지 뭐’ 한다면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질문밖에 못해서 알맹이 없는 글이 되기 십상이다.

방한하는 외국의 스타를 인터뷰한 기사를 보면 인터뷰어들이 그 스타에 대해 너무 공부 안하고 질문한다는 게 금방 느껴진다. “한국의 첫인상이 어땠나?” “한국음식 먹어 봤나?” “강남스타일 아나?” “어디가 가장 인상적이었나?”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웬만한 외국 스타는 이런 질문 안 받아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매번 다른 사람에게 하는 질문이고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항목의 질문이 남다른  개념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 사람을 잘 공부하지 않았으니 좀 더 깊이 있는 질문을 할 수가 없다.

지승호 작가는 인터뷰어의 미덕은 인터뷰 상대를 사로잡는 강렬한 매력 같은 것이 아니라 오직 노력뿐이라고 한다. 그는 작가를 만나기 전엔 그의 모든 작품은 물론 평론가들의 평, 네티즌들의 댓글, 미니홈피의 감상평까지 찾아 읽는다. 영화감독을 만나기 전엔 모든 작품을 보고, DVD 코멘터리도 듣는다. 그리고 약 300개가량의 질문을 준비한다고 한다.

한 사람에게 그만큼의 질문을 뽑아내려면 얼마나 그 사람에 대해 공부해야 할 수 있을까?  그 정도 공부했으면 궁금할 것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인터뷰 대상자를 최대한 잘 보여줄 수 있는 질문으로 다가간다. 그는 “인터뷰를 준비하고, 만나서 얘기하고, 그것을 정리하는 시간은 좋아하는 사람과 연애를 하는 것처럼 짜릿하고 행복한 시간이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인터뷰 기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상대방을 잘 이해하는 게 기본이에요. 책도 많이 읽어야 하지만 책에만 빠지는 게 아니라 현실과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합니다. 사람들과 많이 부딪히고 실패하는 경험도 많이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실패를 두려워하다보면 실패를 통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어요. 정답은 없죠. 모든 대화는 결국 인터뷰잖아요. 많이 인터뷰 해보고 그걸 기록으로도 남겨보고 그걸 평가 받아보기도 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소설가 정유정 씨에게 배우는 ‘취재의 기술’
소설가들이 한 작품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전문지식이나 자료를 취재하는 열정은 뜨겁다. 조정래는 발로 쓰는 작가다. 전남 보성의 태백산맥문학관엔 그의 취재노트가 전시돼 있는데, 작은 수첩에 작품의 배경과 등장인물, 그들의 관계, 에피소드 등이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히 적혀 있다. 취재할 땐 빠른 글씨로 왼쪽 면에만 메모하고, 오른쪽 면은 이를 재정리하는 데 사용했다. 이런 취재노트가 <정글만리>를 포함해 400~500권이 된다고 한다.

작가는 <정글만리>를 쓸 때까지 보름에서 한 달 가까운 장기취재부터 일주일 이내의 단기취재까지 합하면 16번 중국에 갔다. 석학들의 저서 80권 섭렵하고 중요한 것 20권을 골라 포스트잇을 붙여가면서 2차 자료를 정리한다. 기본적으로 잡지나 신문의 1차 자료를 수집하고 현장에서 취재한 민속과 풍습ㆍ습관까지 3차, 4차 자료를 한 것이 90권에 .만들고 나면 오버랩되는 게 나타나고 스토리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7년의 밤> <28> 등의 작품을 쓴 정유정 작가의 집필 전 취재 과정이 또 하나의 스토리다. <7년의 밤>을 집필할 때는 스쿠버다이빙과 댐에 관한 지식이 필요했다. 잠수 매뉴얼 등 관련 서적을 읽고 잠수 교관과 토목 전문가를 인터뷰했다. 소설 속 무대 세령호(湖)의 모델이 된 전남 순천 주암댐 운영관리팀도 몇 번이나 방문했다. 

소설과 관련된 자료를 조사한 취재 노트, 다른 하나는 등장인물들의 날짜별 동선을 기록한 타임라인(timeline) 노트, 마지막은 구성상 주의할 점과 참고사항 등을 적은 작업 노트다. 작업 노트엔 특정 장면을 그림으로 그린 스케치도 포함돼 있다. 이 모든 것이 그래도 재능 있는 작가니까 가능하지 않겠냐 하겠지만 정유정 작가는 작가도 공부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말한다.

“아는 게 없으면 글을 쓸 때 애먹어요. 자료를 공부하다 보면 자료가 이야기를 알아서 만들어 줄 때도 있고요. 이야기를 장악하려면 내가 만들 세계에 대해 잘 알아야죠. 그렇게 만든 세계에선 제비 새끼 한 마리도 맘대로 날아다니면 안 돼요.”

더구나 정유정 작가는 작가가 되는 공부를 정식으로 한 사람도 아니다. 문예창작과나 국문과를 졸업한 것도 아니고 기성 작가의 문하생 시절을 거치지도 않았다. 지금도 문단과의 교류도 거의 없는 삶을 산다. 그의 과거 이력을 살피면 더 놀랍다. 간호대학을 나와 중환자실 간호사로 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9년을 일했다. 결혼과 육아, 살림을 하면서 틈틈이 글을 썼다. 14년의 직장 근무와 6년의 무명 시절, 도합 20년의 세월을 견딘 끝에 생생한 리얼리티에 치밀한 구조를 가진 굵직한 서사의 탄생이 가능했다. 그의 작품이 영화계의 블루칩이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모든 결과는 전쟁을 방불케 한 자료조사와 취재, 전문가 인터뷰 등의 사전작업이 있었다.

10분 말하기 위해서 100시간을 공부해야 한다면, 원고지 10장을 쓰기 위해서 몇 장의 자료를 찾아야 할까. 직접 멀리 발로 찾아갈 수 없다면 가까운 곳에서부터 찾으면 된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만도 많은 사람들의 스토리를 접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인터뷰,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담긴 글을 읽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의 스토리를 읽으며 내 생각을 더하고 조금 변화를 주고 상상하며 살을 붙이면 내가 만든 또 다른 스토리가 가능해진다.

– 직장인 글쓰기의 어려움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전미옥의 스토리라이팅 2014년 8월 출간 –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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