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글쓰기는 밥줄이자 숙명이요,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미옥씨 칼럼방에서는 매주 1회 스토리를 활용한 스토리라이팅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첫번째로 <내 안의 스토리 DNA, 풀어내기만 하면 된다>는 칼럼을
업데이트합니다.사실 직장인들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넘나들며 글쓰기에 자유롭지 않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보면 글로 뭔가를 써여 할 일은 계속 있는데다,
공문, 서류 같은 수많은 문서에서 메일, 문자메시지, SNS 같은 디지털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글쓰기가 기다리고 있은까요.
미옥씨와 함께 글쓰기 실전으로 들어가실까요?
글도 쓸면 쓸수록 는다는 것, 기억하시면서요. *******************************************
[ 직장인 필살기 ; 스토리라이팅 (1)]내 안의 스토리 DNA, 풀어내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수많은 이야기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어린 시절에는 할머니나 어머니에게 ‘심청전’과 같은 전래동화나 ‘이솝이야기’ 같은 서양 동화를 들으며 자랐다. 다 자란 후에는 기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브랜드에 대한 기발한 광고 이야기, 정치인들의 숨겨진 이야기, 연예인에 대해 떠도는 소문 등 수많은 이야기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사람들은 어떤 내용이든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것은 많이 알려진 대로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이 현대조선소를 짓기 위해 돈을 빌리러 영국에 갔을 때의 일화다.
■ 조선소를 짓고 싶습니다. 돈을 빌려 주십시오.
□ 돈을 빌려주는 건 문제가 아닌데, 어떻게 한국 같은 나라에서 배 만들기가 가능하겠습니까. 어렵습니다.
■ 아닙니다. 저희는 할 수 있습니다. 한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 죄송합니다. 다른 데서 알아보시지요.
■ (주머니에서 오백원 지폐를 꺼내며) 여기를 봐주십시오. 한국은 이미 세계 최초로 철갑선을 만든 나라입니다. 조선술에 있어서는 어디에도 지지 않습니다. 왜 저희가 못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해 봤어?” 감성적 언어가 논리를 이긴다

윤색이나 각색은 있을지언정, 의외로 기발한 감성적 언어가 논리를 이기고 있다. 우리의 역량을 이야기하는데 ‘그냥 잘할 수 있다’고 말해서는 설득력이 없다. 이미 우리 역사 속에서 훌륭하게 구현된 조선술이 있었는데 그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 설득력을 높였다.

현대 경영의 틀을 잡은 쪽은 서양이지만, 서양이 동양, 특히 동북아를 따라오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게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중국,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프로페셔널한 스토리텔링이 일찍이 매우 발달했다. 예를 들면 왕의 잘못을 아뢸 때 신하는 바로 직언을 하기가 조심스럽기 때문에 지난 왕들의 실수나 선행을 넌지시 빗대어 말한다. 만약 왕의 면전에 직접 대고 왕의 과오를 직접 말한다면? 왕은 제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우선 노여운 감정에 신하의 목부터 밸지 모른다. 하지만 남의 이야기부터 들으면 왕 본인이야 속으로 뜨끔 하겠지만 민망함은 한결 덜하다. 이마저도 수용하지 못하는 못난 왕은 그래도 신하의 목을 벨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상식적인 왕들은 그 뜻을 새겨듣고 깨우친다.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는 왕은 하던 행동을 계속할 것이다.

동양의 고사(故事)가 가진 스토리들은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굉장한 위력을 갖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런 문화가 체질화 되다보니 상대의 말을 깊이깊이 새겨듣고 그 이야기 뒤의 의미를 자꾸 되새겨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 타임머신 타고 오늘로 날아와도 별로 다르지 않다.

한 임원이 “김대리는 개인 시간을 참 성실하게 잘 활용하는 것 같애. 토요일에 있는 행사엔 매번 못 오네. 동료 결혼식에도 예외가 없군. 우리 땐 상상도 못할 일인데 말야. 하하...”
그 말에 엄한 사람이 등에 땀난다. 같이 결혼식 빼먹었던 적이 있는 부장, 차장은 등에 땀이 흘러내린다. 넌지시 우회적으로 하는 출석체크다. 임원은 주말에 동료 결혼식에 꼭 참석하고 회사를 위해 좀 더 시간을 쓰라는 말을 단 한마디도 안 했다. 하지만 다음부터 모두 알아서 결혼식에 착착 출석하는 건 당연하다. 적당한 남의 이야기 한 마디로 여럿 잡는 효과다.
믿어 달라는 말밖에 없다면? OUT!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이 “못 믿겠다. 너희들이 언제 배 만들어봤냐? 배를 잘 만들 수 있는 근거를 대라”고 했을 때 “그냥 잘 만들 수 있다. 믿어 달라” 하는 말밖에 할 수 없다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해야 하고, 정주영 회장은 역사 속에서 해냈던 부분을 끌어와 말함으로써 설득할 수 있었다.

역사의 유구함과 축적된 동양의 고사를 가진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우리 안에 가지고 있다. 70년대 회장님이나, 80년대 정치인이나, 90년대 회사 선배들은 별로 어렵지 않게 구사하던 세련된 은유, 상징, 이야기 풀기가 왜 어려운 것일까?

요즘 사람들은 시간도 없고 인내심도 적다. 기다려주지 못하고 답답한 걸 참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결론이 뭔데? 그래서 본론이 뭐야? 말이 조금만 길어진다 싶으면, 글의 서론이 조금 길어진다 싶으면 대뜸 나오는 말이다. 직설화법과 논리가 만연해서인지 에둘러 말하거나 은유적으로 말하는 것을 답답해한다. 그래서 뭐? 뭐라는 소리야? 해버린다.

이 때문에 스토리라이팅을 고민해야 한다. 사람의 구미를 당기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메시지에 집중하게 하고 '설득'과 '공감'을 끄집어내야 한다.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즐겨한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그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할 때, 중대한 결권을 가진 사람을 설득할 때, 큰 위기를 벗어나야 할 때 연설문에서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곁들이며 문제를 해결했다.

그가 취임할 즈음, 미국의 7개 주는 연방에서 탈퇴해 남부 연합을 결성하여 상업과 무역의 젖줄인 미시시피강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국민이 하나같이 증오의 감정에 젖어있을 때 대통령이 되었다. 그런 링컨의 앞날이 산 너머 산이다. 임기 초기의 관리들은 남부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그들이 요구하는 요새와 각종 시설물을 모두 넘기자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링컨은 나무꾼 딸을 욕심내느라 발톱이고 이빨를 몽땅 뽑아버린 사자 이야기를 들려주며 관리들을 설득했다. 1864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이 불투명할 때도 강물 한가운데서 말을 갈아타지 않는 일리노이 주 농부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샀다. 이 우화로 농부들을 지지자로 끌어들였고, 마침내 선거에서 승리하게 되었다.
강렬한 이야기는 내 안에 있다

나이가 많든 어리든, 많이 배웠든 못 배웠든, 남자든 여자든 이야기는 모두를 사로잡는다. 그게 스토리라이팅이 필요한 이유이고 목적이다. 많은 지식과 논리적 설득으로 무장된 글은 무슨 말인지는 금방 알아‘먹는다’. 하지만 그게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긴 힘들다. 너무 딱딱해서 위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지식과 논리로 무장된 글이 머리에는 흡수되지만 마음까지 스며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성적이거나 서정적인 이야기를 통해 사람 안에 있는 향수나 욕망을 자극하고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 놀랍거나 강렬한 이야기를 통해 설득해야 안다.

한 일본작가는 한국의 작가가 부럽다고 했다. 고난과 시련이 많았던 역동적인 한국의 역사와 전통, 문화유산이 한국의 작가들에게 무한한 글감과 상상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롭게 창조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안엔 우리도 모르는 많은 이야기가 축적되어 있다. 그것을 발굴하고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스토리라이팅이 어렵지 않은 이유다.

- 직장인 글쓰기의 어려움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전미옥의 스토리라이팅 2014년 8월 출간 -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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