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鄭)사장이 이(李)회장의 예약 전화를 받고는 신이 났다.
상장회사의 오너인 이 회장은 특A급 손님이었다.
예약 인원은 4명.
거물이 한 명 있다고 했다.
거물은 재벌기업의 영향력 있는 사장이거나 국영기업체 사장, 또는 정치가일 것이었다.
 
거물의 신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매상 많이 올려주고 애들(아가씨) 팁 후하게 쳐 주면 그만이다.
거물이 있는 자리는 풀코스가 대부분이다.
술 값은 바가지를 좀 씌워도 된다.
고급 양주 2~3병만 빈병으로 매상 올리고 고급안주 1~2접시 잘 튀기면 100만원 이상 붙여 먹는 것은 일도 아니다.
 
정사장은 4명의 아가씨와 한 집에서 살았다.
나이 순서대로 일희(첫번째라는 뜻), 두희, 세희, 다희라 이름지었다.
본명은 따로 있었지만....
 
술 마시는 세상의 핵심얘기는 돈과 섹스, 물론 의리, 정치, 믿음, 사랑, 명예등 온갖 소재가 다 등장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거물은 인품이 없어 보였으나 눈빛은 날카로웠다.
사팔뜨기 같은 눈을 잘도 굴려 눈치는 비상하게 발달된 듯 했다.
술이 좀 들어가자 거물은 거들먹 거림이 지나쳤다.
그리고 혼자서만 떠들어 댔다.
거물외에는 죄인 인 듯, 파리 손을 비벼댔다.
적당한 융통성과 아부가 비빔밥이 돼 술잔 속으로 녹아 들었다.
 
“사람은 새끼 만들때는 조용하지만 낳을 때는 고래 고함 질러대고 난리법석을 부려대지.
하지만 고양이는 반대야.
새끼 만들때는 온 동네가 떠나 갈 듯했다가 낳을 때는 소리소문없이 아주 조용하다네.“
 
음습한 곳에 기생하는 곰팡이를 닮은 것이 인간이라거나 화려함 속에 감춰진 독버섯같은 속성을 지닌 것이 인간이라는 애기를 늘어놓던 거물은 「다희」를 달고 나갔다.
 
“잘 해 주든?”
거물의 수청을 들고 온 「다희」에게 정사장이 물었다.
정사장을 흘겨 보고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소리나게 닫는 다희.
뒤따라 들어간 세희에게 다희가 털어놓은 사연은 기가 막혔다.
 
거물은 그짓을 할 때 다희의 머리채를 침대 밑으로 밀어 부치며 목을 졸랐다.
숨이 막혀 컥컥대는 것을 보며 눈이 뒤집혀 지고 거품을 물고 좋아했다.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자세로 밤새도록 못살게 굴었던 거물은 새벽녘 다희가 곤히 잠든새 고양이처럼 돈 한푼 안내고 침대를 빠져 나가 버렸다.
 
다희의 명은 병인(丙寅)년, 신축(辛丑)일, 계미(癸未)일, 계해(癸亥)시, 대운 9.
 
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뺑소니)를 당해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가출후 소식이 없고, 그래서 술집 인생이 된 다희.
 
지지의 암.명관 혼잡이 지나치다.
자고나면 바뀌는 남자에게서 행복을 찾을 일이 아니다.
 
오로지 화(火), 목(木)의 기운 조화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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