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동료 사이, 얼마나 가까워야 할까

입력 2014-02-24 15:10 수정 2014-02-24 16:06




나와 동료 사이, 얼마나 가까워야 할까




직장동료는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이다. 일만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밥도 먹고 술도 먹고 놀기도 한다. 각자 집으로 돌아가 가정생활을 하지만, 잠자는 시간을 빼고 깨어 있는 시간으로 계산한다면 가족보다 동료들과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 그 때문에 서로 잘 알아야 일하기 좋고 서로 친해지고 교감해야 하루가 즐겁다. 그런데 문득 얼마나 친해져야 할지, 얼마나 솔직해져야 할지, 얼마나 오픈해야 할지 고민할 때가 많다. 직장동료와는 심리적 거리를 어느 선에 두어야 적절한 것일까.





# 적당한 거리두기는 약이다

결혼을 앞둔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고 한다.

“아버지, 부부는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편히 살 수 있다고들 하던데요. 정말 그런가요?”

“그럼! 나도 엄마와 항상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고 있다.”

“그럼 적당한 거리란 구체적으로 뭔가요?”아버지는 주위를 살펴보고 아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낮은 소리로 이렇게 대답했다.

“네 엄마가 때리려고 할 때 피할 수 있는 거리가 적당한 거리다.”

직장동료와의 관계도 이와 같다. 너무 가까워 부작용이 생겨도 피할 수 없는 거리가 되면 안 된다. 너무 가까워 내가 동료의 모든 것을 알고 동료가 내 모든 것을 안다 해도 업무에 결정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보다도 갈등이나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되면 오히려 너무 잘 아는 부분이 험담의 빌미가 되거나 공격의 대상이 되어 서로를 더 아프게 찌를 뿐이다. 고슴도치가 서로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겠다고 가까워지려다가 포옹은커녕 비명만 지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동료는 아무리 많은 시간을 함께 해도 가족이 아니고 친구도 아니다. 가족관계는 좋든 싫든 간에 평생 관계를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이 반강제적이지만 자유로운 선택을 통한 관계맺음의 경우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양상이 현저히 다르다.

한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는 공간적 거리가 심리적 거리를 어쩔 수 없이 좁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 직장 동료와의 거리가 적절한 거리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동료가 업무와 상반되는, 혹은 들어줄 수 없는 개인적인 부탁을 했을 때 “노”라고 도저히 대답하기 어렵다면 동료와의 거리를 다시금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친분 때문에 내 생각이나 의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행동에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 거리가 필요 이상으로 가까워 직장생활의 중요한 부분에 차질을 빗게 되는 것이다.






자기기만과 솔직함 사이의 균형 잡기

직장에서 필요한 친분에는 ‘팀워크’라는 이름이 따로 있다. 지나치게 밀착된 관계는 오히려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불러온다. 그래서 지나치지 않을 사회적인 가면을 쓰는 것도 필요할지 모른다. 지나치게 다른 사람에게만 잘 보이려고 좋게 좋게만 하려다 보면 위선적인 사람으로 변해 자기 마음의 병을 방치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정신분석하자 칼 융은 “자신을 속이면서까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신경쓰기보다 차라리 어느 정도 다른 사람을 속이고 자신을 위하라”고 말한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좋아도 싫어하는 척, 싫어도 좋아하는 척하는 이 ‘~척’ 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특히 위선적인 사람을 아주 싫어해서 자기감정에 충실하기 위해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길 좋아하다보니 기성세대인 상사들은 자기 하고 싶은 말 다하는 후배들을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되바라졌다, 예의 없다, 이기적이다 하는 평가들이 그런 마인드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드러내든, 사회적 가면을 쓰든 타인이 그 태도를 불쾌하게 느낄 정도라면 문제가 있다. 거리를 두는 것이 원만한 인간관계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해서 미스터리한 인물이 되어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차갑고 도도한 태도를 보여 남들이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 되는 것도 아니다. 심리적 거리는 물론이고 공간적 거리까지 멀어지게 만들어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동료가 된다면 곤란하다. 내 감정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완전히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그 사이에서 적절하게 내 감정을 지킬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낸다면 성공적인 인간관계가 가능할 것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예의를 지켜라

마이클 폴리는 <행복할 권리 (The Age of Absurdity)>라는 책에서 “직장에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비결은 동료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게 하면서 그들을 이해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자기 내면을 관찰하고 타인의 감정을 읽는 일에 부지런하다면,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것이다. 크고 대단한 것으로가 아니라 작고 사소한 태도나 자세가 그런 걸 가능하게 해준다.

평소에 좀 더 따뜻한 눈빛과 인사말, 친근한 말투, 예의바른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좋을 것이다. 또 작은 절차나 형식을 어색하고 딱딱하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잘 활용한다면 효과적인 거리두기도 가능해진다. 편하게 대하다보니 조금 막 대할 수 있는 후배에게라도 업무 중엔 그 선을 지키는 하나의 장치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친하고 편한 후배라도 선을 넘지 않고 선배로서 예의를 갖춰준다면 후배도 선배가 한 만큼의 선을 지키며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간적 거리가 좁아도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은 자기 의지가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심리적 거리를 적절히 유지하고 상황에 따라 재설정하는 일은 사실 모든 인간관계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자주자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아야 한다.











미옥씨 네이버 블로그 바로가기(클릭) / http://blog.naver.com/miok2223
미옥씨 페이스북 바로가기 (클릭) / https://www.facebook.com/jeonmiok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459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779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