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셋방살이 탈출하려면 남성을 이해하라

여기저기서 여풍 현상이 두드러진다. 금녀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던 곳에 여성들의 진출이 늘어나고, 조직의 제도나 시스템은 점점 여성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주는 쪽으로 진보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즈니스 세상은 남성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은 남성들의 조직에 세를 들어 사는 것이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월세 살다가 조금 늘려 전세를 사는 정도라고 한다면 여성들은 분노할지 모른다. 하지만 인정하지 않고는 능력 있고 사람 좋은 여성들이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유 없이 물 먹는 일이 벌어지는 걸 납득할 수 없다.

현재 세상을 이끌고 가는 리더는 무능력하고 어리석은 편견에 사로잡힌 75%의 남성이 아니라 올바르고 능력 있고 강인하며 성실한 25%의 남성 인력이다. 일로서 성공하고 싶은 여성들의 경쟁 상대는 바로 그 25%이지 그 나머지 75%가 아니다. 그 25% 중에서도 또 다시 뛰어난 25%를 구성하는 남성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들은 여성 인력의 5배가 넘는 숫자의 남성 인력 경쟁 속에서 이기고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여성들은 최종적으로 그런 사람들에게 당신이 조직에 가치 있는 인물임을 증명해보여야 한다. 얼핏 생각해도 단순하지 않다.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 여성은 도태되기 쉽다. 남성들끼리의 생존 경쟁도 결코 만만하지 않은데 여성으로서 그 속에서 살아남는 일이 ‘조금 어려운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고 자만이다.

하지만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했다. 남성중심 사회에서 견디고 살아남기 위해 남성의 보호나 배려를 바라고만 앉아있어서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그 높은 벽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남성들의 조직문화나 처세술을 섬세하게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40세 이상 남성들이 조직생활을 하면서 교과서를 삼고 있는 책에 대해 관심 있는 여성들이 얼마나 될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류의 칙릿 소설을 읽을지언정 ‘삼국지’나 ‘난세지략’ ‘손자병법’ 등을 읽어보거나 정통한 여성들은 거의 없다. 남성들의 직장 처세 전략을 모르고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것은 그들의 보호나 배려 속에서만 성장하겠다는 생각이거나 아니면 정작 필요한 개념이 부족한 것이다.

여성들은 낚시나 골프, 바둑 이런 일에 관심을 적지만 우수한 남성 인재들은 낚시나 바둑, 골프나 등산 등을 통해 영향력 있는 인물들과 특별한 친분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아직도 서열의식이 확고한 군대문화의 추억을 그대로 몸에도 가지고 남성들은 직장 생활에서도 그 영향이 남아있다. 남성들의 표현대로 결정적일 땐 ‘까라면 까’는 것에 대해 거부하지 않는다. 아무리 배려심이 있는 상사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자기의 입장을 내세우는 부하가 곱지 않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 결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만만치 않은 사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직장여성들에게 높은 장벽이다.

상사를 사로잡기 위해 남성들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할 때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저 열심히 하면 능력을 인정해 주겠지 하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승진의 속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당신의 상사는 남성일 확률이 더 높다면 상사를 사로잡을 ‘무기’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모 회사의 임원은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부하라면 그 사람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고객회사의 고위 간부 마음을 사로잡거나 사장의 마음을 사로잡아 자신과 조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필요하다면 낚시도 배우고 바둑도 배우고 삼국지도 읽어 내공을 쌓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여성들이 인정하고 안하고와 관계없이 우리 사회는 아직도 이미 만들어져 있는 남성 중심의 시스템 속에서 움직인다. 그 속에서 여성들은 살아남아야 하는 지상의 과제가 있다. 남성 중심의 사회란 제도와 조직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문화다. 그 변화는 앞으로 계속 될 것이지만 생각보다 더딜 것이며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당분간 한참 동안도 여성들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는 가운데 조직 내 남성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놓치고 싶지 않은 인재로서 자신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때로 가정생활이나 그 밖의 사생활이 소홀해지는 일을 감수하고라도 조직이나 상사를 위해 얼마나 많이 희생을 해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답해야 할 때도 있다. 그들이 원하는 응답을 할 수 있다면 남성이 여성 인재에 대해 가장 크게 불만을 느끼는 부분을 해소하게 될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여성가족부 웹진 <위민넷>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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