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일까?

입력 2012-08-06 09:00 수정 2012-08-06 09:00
하루 중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이 직장동료이다. 함께 일하면 힘든 일도 힘든 줄 모르고 하게 되는 동료가 있는가 하면, 얼굴 보는 것조차 불편하고 괴로운 동료도 있다. 그래서 업무능률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동료는 평소 내 출근의 컨디션을 결정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평소에 동료들에게 어떤 사람일까? 시선을 바꿔 동료의 눈으로 나를 바라자. 나는 동료에게 힘이 되는 사람인가 아닌가? 나는 동료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인가 아닌가? 나는 동료에게 마음을 나누어주는 사람인가 아닌가? 객관적으로 자꾸 바라보다보면 동료들과 더 좋은 관계를 위해 나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 묻고 듣기를 즐기는 사람인가
한 포털 사이트에 질문이 올라왔다. “군대에 있을 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대답은 건빵의 별사탕, 초코파이 같은 달콤한 먹을거리부터 군인이라면 모두 기다리고 환영하는 외출, 외박, 휴가 같은 제도, 그리고 TV에 나오는 걸그룹, 여자 친구, 가족, 동기 등 여러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힘이 되는 목록’이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았다. 사람이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소박한 것에서 큰 위로와 힘을 얻는 모양이다. 그 중에서도 ‘사람’에게서 얻는 힘이 가장 크고 오래 갈 것이다. 특히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군대 동료 중 좋은 선임, 말 잘 통하는 똘똘한 후임을 만나면 한결 군 생활이 견딜 만해질 것이다.

사람은 어렵고 힘든 시간을 함께 나눈 사람을 평생 잊지 못한다. 남자들이 군대 동기를 오래 추억하고 또 전역 후에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애증이 섞인 그런 시간을 함께 나누었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업무능력이 뛰어나서 유능한 인재로 인정받는다고 해도 동료들 사이의 관계까지도 저절로 좋아지는 건 아니다. 사람에게 인심을 잃으면서 업무능력에서만 성공하는 건 모래 위에 쌓은 성처럼 언제든 무너지기 쉽다. 실력을 높이려는 노력만큼 인간관계에서도 따로 노력이 필요하다.

어떻게 무엇을 해야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인간관계 전문가인 카네기는 “즐겁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하고 그 사람이 이룬 일에 대해 즐겁게 들어주고 칭찬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라”고 한다. 동료가 즐겁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한다는 것은 내가 동료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거나 아예 미리 공부해서 대화하는 것도 좋다. “요즘도 등산 여전히 많이 하시죠?” “요즘 좋은 소식 들려오던데 어떻게 그런 대단한 일을 하셨어요?” 이런 질문은 ‘나는 당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내게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간접적 표현이다. 따뜻한 질문을 통해 상대방에게 관심을 표현해 보자. 좋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동료가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 좋은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다. 진실하게 관심을 드러내는 질문과 경청을 통해 당신은 타인을 즐겁게 하는 것은 물론 상대방과의 관계를 한 차원 더 깊은 것으로 만들 수 있다.

# 가슴이 먼저 알아듣는 말을 할 줄 아는가
영화 <완득이>는 500만 명이 관람했고, 원작소설은 70만 부가 팔려나갔다. 장애인 아버지, 필리핀인 어머니, 어려운 가정환경 등 ‘문제아’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고교생 완득이가 미래를 향해 도전할 용기를 갖는 과정을 유쾌하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완득이 담임교사인 ‘동주 쌤’의 제자들을 향한 거침없는 일갈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현실의 무게에 눌린 어른들까지 위로하는 힘이 있다.

“왜 너도 쪽 팔리냐? 가난한 게 쪽 팔린 게 아니라 굶어죽는 게 쪽팔린 거야 이 새끼들아.”
“채칼 팔러 다니는 게 어때서 이 새끼들아, 몸땡이 멀쩡해가지고 방구석에서 뒹구는 새끼들보다 훨씬 나은 사람들이야. 알아?”

듣기 좋은 착한 표현은 아니지만 동주 쌤의 말이 묵직한 울림이 있는 건 왜일까? 약자에 대한 차별이 없고 삶에 대한 건강한 인식이 있고 제자를 향한 응원이 있다. 지독하게 선생님을 싫어했던 완득이도, 영화를 보는 관객도 학교 밖의 선생님 삶을 알게 되면서 선생님의 거친 화법에 담긴 애정과 진정성을 이해하게 된다.

애정이 담긴 진심어린 말은 마음이 먼저 알아본다. 동료에게 칭찬은 많이 하지만 별로 좋은 관계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면 그 칭찬이 혹시 마음에서 나오지 않고 입에서 쉽게 나온 립서비스는 아니었는지 되돌아본다. 립서비스도 귀는 잠시 즐거울 수 있다. 하지만 마음까지 가닿지는 못하기 때문에 동료의 마음까지 열지 못한다. 말 한 마디에 마음까지 가닿는 진심을 담으려면 동료의 장점을 자꾸 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고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마음이 장점을 더 많이 찾아낼 것이다.

# 근육을 풀고 웃게 하는 사람인가
직장생활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그것을 적절하게 해소할 방법이 없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은 일찌감치 정신이상자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동료들과의 좋은 관계는 사실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웃음’이라는 인간의 명약은 좋은 관계 유지와 스트레스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준다.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하는 우리의 속담처럼 웃음은 그 어떤 심각한 상황도 무장해제 시키는 힘이 있다. 위험한 갈등의 상황도 반전시킨다.

일요일 밤 ‘웃음’으로 일주일 피로를 풀어주고 새로운 일주일을 맞는데 힘을 주는 인기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는 한 인터뷰에서 “웃음은 내려 주는 것이나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웃어야 하는 데, 자기 안에서 나오는 것이다. 주입시키면 안 된다. 웃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편해야 한다. 웃음을 주는 사람은 시청자에게 편안함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우린 웃긴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웃는 건 아니다. 정말 웃긴 이야기를 듣고도 웃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이건 사람의 마음 문제다. 정말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고 기분이 좋으면 무슨 말에도 그냥 웃을 수 있다. 긴장하고 있지 않아도 괜찮을 편안한 사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믿는 신뢰감 있는 사이가 되기만 해도 상대를 웃게 할 수 있다. 지금 아무리 심각해도 나중에 생각해보면 의외로 심각했던 상황이 그렇게 많지 않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하면 얼마든지 웃을 일이 많다. 나부터 마음을 너그럽게, 지금보다 ‘1인치’만 넓게 쓰자.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된다면 나와 웃으며 일하는 동료를 날마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범한판토스> 웹진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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