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좋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

“쌀 99섬 가진 사람이 한 섬 가진 사람 걸 빼앗아 100섬 채우려 한다”는 말은 있다.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을 잘 보여주는 속담이다. 지난해 뉴욕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1%를 향한 99%들의 저항을 생각하면 한 섬 가진 사람이 99섬 가진 사람을 향해 저항한 셈이다.  하지만 존경할 만한 1%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세계 최대의 갑부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은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의 부질없음을 꿰뚫은 사람들로 어마어마한 기부를 통해 1%에겐 압박을 99%에겐 용기와 희망을 준다. 세계 3대 부자 안에 드는 버핏과 빌 게이츠는 전 세계의 부자들을 만나 기부를 권유하는 등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으니 시쳇말로 참 끼리끼리 바람직하게 노는 부자들이다.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한 빌 게이츠는 3명의 자녀들에겐 100억 원 정도의 재산만 주겠다고 공언했고, 진정한 부자는 돈이 많은 것이 아니라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여 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워렌 버핏은 뛰어난 투자 실력과 기부활동으로 흔히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린다. 오랜 친구 빌 게이츠의 재단에 자신의 재산 85%인 370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히고 2007년에는 21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또 그는 자신과 같은 ‘수퍼부자들에 대한 증세’로 미국의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고, 그 여파가 우리나라까지 ‘버핏세’ 도입으로 번질 태세다. 이 영향이 분명해 보이는 프랑스의 갑부 16명이 공개서한도 주목할 만하다. 그들은 프랑스의 재정 적자 해소를 위해 자신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라고 말했다.

사람이 살면서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기부이자 나눔이다. 그 사람의 심경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행동의 변화까지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아내 멜린다가 없었다면 이런 초대형 자선가가 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의 재단 이름이 정확히 ‘빌 앤 멜린다 재단’인 것도 이 때문이다. 워렌 버핏이 자신의 재산을 사후에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바꾸어 생전에 기부하게 된 것도 아내의 죽음으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경우다.

CNN의 메인 앵커이자 재난 전문 기자인 앤더슨 쿠퍼는 재벌 3세에 예일대 출신의 엘리트였지만, 50세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어머니 앞에서 투신해서 숨진 형 등의 불행한 가족사를 갖고 있다. 이후 ‘죽느냐 사느냐의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을 겪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배우고 싶었’던 그는 세계 곳곳 전쟁과 재난의 현장에 몸을 사리지 않고 달려가는 기자가 되었다.

앤더슨 쿠퍼처럼 공정한 방송에 힘쓰는 실력 있는 방송인이라면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에게 여러 각도에서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어쩌면 날마다 TV에서 얼굴을 비추는 이런 인물은 부자들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아이티 지진참사 현장에서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내던진 채, 위험을 무릅쓰고 곤경에 처한 소년을 구한 쿠퍼의 행동은 기자의 어떤 말보다 마음을 울리는 행동이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은 쿠퍼의 이 행동으로 그는 어떤 사람인가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것을 본 많은 젊은이들을 지진참사 현장으로 오게 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든 삶에서 어떤 형태로든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산다. 그 안에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많이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유명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미디어에서 접하는 미담의 주인공 중에 대단한 자산가는 없다. 자신의 삶도 넉넉지 못하고 자기 삶의 무게만으로도 벅찬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분들은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누군가 기부나 나눔을 권고하면 살짝 눈을 피하며 이렇게 말하기 쉽다. “조금 더 있다가… 좀 여유 있어지면 그때…”  마음이 있어야 나눌 수 있는 것이지 돈만 있다고 나눔이 저절로 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저항의 대상이 되고 있는 1%의 탐욕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리 주머니 사정이 좋아도 먼저 마음을 내지 못하면 주머니를 열지 못한다. 하지만 주머니가 가벼워도 마음을 낼 수 있다면 몇 번이고 나눌 수 있다. 나눔이란 돈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사회도 재능 기부 등을 비롯해 더 발전된 다양한 형태의 나눔이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우린 작은 오해, 혹은 깜빡 잊고 잠시 편협해지는 어떤 생각에서 나를 완전히 벗어나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 나눔은 ‘내가 가진 것으로 남을 돕는 일’이기만 한 것이 아니란 점이다. 나눔의 가치는 ‘남을 도움으로서 내가 더 많이 갖고 내가 더 많이 배우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눔은 나누는 사람의 일방적 시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고루 삶의 질이 나아지며 행복해지는 소통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원자력안전기술원>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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