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통통(通通)한 리더의 달달(達達)한 기술

어떤 분야에서든 리더의 자리란 쉽지 않다. 과거에는 기업의 조직구성원들을 열심히 일하게 하려면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쓰며 적당히 권위적이어도 좋았다. 오늘날은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조직구성원들의 욕구나 가치가 다양해지면서 그것들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 그들을 움직일 수 없다. 서로 막힘없이 소통할 수 없어야 열정이 생기고 자발적으로 조직을 위해 뛰어든다. 돈으로 인재를 살 수 있어도 인재의 헌신까지 돈으로 살 수 없으니,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한층 막중한 책임이 있다. 부하직원들은 리더가 어떻게 할 때 마음을 열고 열정을 갖는가?

*** 신뢰를 표현하는 법
누구나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에겐 충성하고 싶다. 나를 신뢰하는 사람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고 잘해내고 싶은 의욕도 생긴다. 신뢰 표현을 아끼지 않으면 자발적인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 존중하고 배려하기_ “바쁠 텐데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핑크 캐딜락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화장품기업 메리 케이의 창업자 메리 케이 애시 회장은 종업원, 고객을 막론하고 항상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그 사람의 머리에 ‘나는 존중받고 싶다’라고 쓰여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을 대했다고 한다. 힘이 없고 약하고 존재감이 적다 싶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리더의 진정한 인격을 알 수 있다. 자기가 처한 상황이나 대하는 사람의 지위에 따라 친절함이나 상냥함의 정도가 이리저리 달라지는 것은 가장 나쁘다. 리더는 조직 내에서 주눅 들거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꾸준히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의 잠재력은 당신도 알 수 없다.

# 칭찬하고 격려하기_ 칭찬은 상대방을 귀중한 인격체로 대접하며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될 때 사람을 변모시킬 수 있다. 또한 칭찬하는 사람의 품성과 인격이 훌륭할수록 긍정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인격 관리에 힘쓴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작은 일이라도 칭찬받을 만한 이유를 강조하고 다른 사람들도 납득할 수 있는 범위에서 칭찬했을 때 하는 효과가 크다. 여러 사람들이 있는 데서 칭찬해서 좋을 일이 있지만 어떤 칭찬은 개인적으로 해야 하는 것도 있다. 팀원 전체를 한꺼번에 칭찬하는 일은 좀 오버해도 좋다. 모두가 함께 받는 칭찬이기 때문에 기분도 좋고 동기 유발에 유익하다. 조직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고 팀원 사이에 협동심과 일치감을 부르는 조직문화는 윗사람부터 적극적으로 칭찬할 때 더 효과가 크다.

# 권한을 위임하기_ “나는 자세히 모르니까 자네에게 권한을 주겠네. 잘 해보게.” 사람은 권한이 주어지면 책임감을 느낀다. 나에게 일을 믿고 맡겨준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지만 잘해내고 싶다는 열정이 생긴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내든 일단 권한을 주었으면 부하가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 채근하는 인상을 주거나 중간점검을 하려고 하거나 참견하는 말은 금물이다. 이럴 땐 말의 무게보다 침묵의 무게가 더 무겁다.

*** 너그러움을 발휘하는 법
어떤 조직이든 조직도의 아래쪽에 있는 직원들일수록 리더급 상사에 대한 로망, 즉 기대치가 있다. 그 정도 위치까지 갔다면 그릇이 일단 좀 크고 부하들에게도 한결 너그러울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 속에 소망을 감추지 않는다.

# 잘 경청하기_ “자네 생각은 어떤가? 내 생각보다 실무자 생각이 더 중요하지.” 소통을 잘하는 리더일수록 말은 적게 하고 많이 듣는다. 평소 직원들이 ‘우리 보스는 무슨 말이든 묵묵히 잘 듣는 편이긴 하지’라는 생각을 한다면 성공이다. 들어줄 땐 토를 달거나 섣부른 판단은 참아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좀 시간을 둔 후 “자네 의견을 생각해봤는데…” 하고 말한다면, 직원은 자신의 말을 잊지 않고 고민해준 상사에게 신뢰감을 느낀다. 보통 나이가 많거나 자기 경험이 많은 사람이 말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경계하고 평소 후배나 부하에게 가볍게 생각하고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자주 해서 상사와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준다. “내가 이걸 좀 배우고 싶은데…”라며 부하가 잘 아는 문제에 대해 먼저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실수 책임지기_ 2차대전 당시 일본에 원폭투하를 결정한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공은 여기에서 멈춘다(The buck stops here!)”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모든 책임은 여기 나에게 있다’라는 말로, 리더의 책임 아래 벌어진 실수나 실패는 모두 리더의 책임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후배의 실수를 감싸 안고 책임지는 자세는 후배가 진심으로 더 따르게 만든다. 문책이나 직원 선에서 책임을 마무리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하면 다시 그런 일이 안 일어나게 할지가 진정한 대책이다. 실수한 사람이 주눅 들지 않게 격려하며 힘을 낼 수 있도록 돕는다. 

# 고품격의 화내기_ 늘 성인군자처럼 웃는 얼굴로 후배를 대할 수는 없다. 진짜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제대로 화를 내야 한다. 미안하게 만들고 행동까지 변화시키려면 상대의 자존심을 끝까지 살려주는 일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내가 크게 화를 내고 부하를 돌려보냈더라도 곧 불러 이렇게 말해보는 것이다. “나, 좀 후회했네. 너무 감정이 격했어. 자네 욱하는 성격에 이러다 다른팀 가겠다고 하면(혹은 사표쓰면) 어쩌나 했어. 스카우트 하려는 데도 많을 텐데, 이만큼 유능한 사람 어디 가서 찾겠나 내가?”라며 슬쩍 웃어준다면 부하직원은 곧 뭉근하게 풀릴 것이다.

*** 감성을 발휘하는 법
임원이나 팀장이 되면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냉정하게 성과에만 몰입한다. 그 때문에 부하들에게 차갑고 엄격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다. 틈틈이 따뜻한 감성을 발휘한다면 직원들과 한결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융화할 수 있다.

# 스토리 발굴하기_ “어제 다들 개콘 보았나?”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전하는 방법을 늘 고민해야 한다. 직설적이고 관념적인 말로는 직원들의 마음을 열 수 없다. 늘 그 소리가 그 소리로 들려 피로감만 가중시킨다. 다수의 부하 직원에게 말할 기회가 많은 리더일수록 재미있는 비유나 사례, 예화나 짧은 실화, 좋은 명언이나 잠언 등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평소 책과 신문, 잡지를 읽고 영화를 보고 트렌드, 시사, 인물, 뉴스 등을 유심히 챙긴다. TV에서 트렌드 강한 예능 프로그램도 가끔 봐준다. 월요일 아침 전날 본 <개그콘서트>로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어떤 직원이라도 귀 기울이고 웃음 지을 것이다. ‘먹히는 말’을 하는 커뮤니케이션 리더는 소재 발굴에 부지런하다.

# 솔직하게 인정하기_ “아, 이건 제가 잘못했습니다.” 리더는 신이 아니다. 크게 실수할 때도 있고 직원들에게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후배나 부하들은 그 일 자체로 윗사람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 그냥 솔직하게 자기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고 필요하다면 용서도 구해야 한다. 변명 많은 부하를 보면 짜증나고 답답한 것처럼, 권위와 체면이 중요한 윗사람이라도 깨끗이 인정할 건 인정하고 후속조치를 하는 것이 인간적으로 신뢰 있고 멋있게 받아들인다. 적당한 유머로 민망함을 커버하는 방법도 있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합니까? 쥐구멍에는 못 들어가겠지요?” 실수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그걸 적당한 유머에 담는다면 단박에 후배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 마음에 여유 두기_ 사람의 오감을 열어주는 것은 유머와 상상력이다. 유머는 그 사람의 유연하고 여유롭고 개방적인 내면에서 배어 나온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유머를 잃지 않으면 조직의 분위기는 경직되지 않고 부하들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유머는 ‘격차’가 클수록 큰 웃음이 터진다. 우선, 남을 높이고 나를 낮춰 ‘우월감’을 주는 방법이 있다. 회식 때 자리에 앉으면서 “내가 좀 많이 먹는데 서로 다른 상에 앉았으니 자네 걱정 말고 많이 먹게”라고 말하는 식이다. 남을 높일 때는 “오늘 패션 아주 멋지다”가 아니라 “김태희가 울고 가겠다”라고 과장해보는 식이다.

*** 세대 차이를 줄이는 법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보다 젊게 살면 그 나이가 될 수는 없지만 그 나이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나이보다 지레 좀 앞서 사는 건 아닐까 점검하며 젊은 감성과 스킨십하여 젊은 직원들과 푸른 소통을 하자.

# 확실한 풀고 당기기_ 일과 회사밖에 몰랐던 기성세대에선 일과 여가의 균형을 추구하는 신세대가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젊은 후배들의 사생활을 간섭하거나 빼앗아놓고 일을 잘할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업무 열정은 즐겁고 만족스러운 사생활이 충전해준 에너지에서 온다. 사생활을 배려해주되 직원 개인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일을 소홀해해선 안 된다. 단, 느슨한 커뮤니케이션을 할지라도 업무평가 만큼은 철저하게 성과를 기준으로 한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잘하는 사람에겐 파격적인 평가와 보상을 한다면 노는 것 같이 보여도 절대 놀지 않는다. 잘했을 경우는 바로 칭찬하고 개선이 필요하면 감정은 빼고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해주면 만족한다.

# 젊은 감성 유지하기_ 일상을 관리하면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중요한 감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평소 나의 취향, 기호, 패션 감각, 말 습관 등을 두루두루 점검해보자. 꼭 최신유행곡을 듣고 패션 감각이 남달라야 하는 건 아니다. 생물학적 나이를 잊게 하려면 마인드가 중요하다. 권위보다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하는데, 예를 들면 무조건 남에게 시키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직접 하고, 말을 많이 하기보다 더 많이 듣고, 내 생각이 늘 틀릴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들이다. 젊은 후배들의 생각에 늘 경청하고 대화하는 일도 자주 해야 한다.

# 회식의 반전 준비하기_ “우리 딸한테 배운 노랜데, 한번 해볼까?” 상사에게 분위기를 맞추는 회식이 되지 않도록 배려한다. 회식만큼은 직원들이 맘껏 스트레스도 풀고 즐길 수 있도록 먼저 리더가 힘을 빼주는 게 중요하다. 노래방에 가서 축축 처지는 옛날 노래 대신 최신 발라드로 한 곡 뽑아주시고 흥겨운 랩까지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지루함을 한 번에 날리는 ‘빵 터지는 한 방’은 세대를 넘어서 좌중을 즐겁게 한다. 내가 평소 어떤 리더였나 생각해보자. 점잖고 느린 노래만 선곡하던 사람이 유머가 가득한 트로트곡을 구성지게 불러준다면 분위기는 크게 반전된다. 평소 조금씩 치밀한 준비를 하면 현장에서 자신감이 배가 될 것이다. 잘 못하더라도 자신감 있게 나서서 한번쯤 귀엽게 살짝 망가져 준다면 후배들은 언제나 회식에서 나를 환영할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삼성엔지니어링> 웹진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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