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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있고 부드러운 대화의 감동 ; 메르켈 독일 총리

성공한 여성 정치인은 드센 여성일 거라는 선입견을 우리는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든 여성이 남성 중심 사회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성공하기까지, 만만치 않은 과정을 거치는 동안 많은 것에 단련되어 강인해지기 마련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강한 여성이다.

하지만 여성의 본성은 어디 가지 않는다. 메르켈 총리의 부드러운 소통방식은 그 자체로 능력임은 이미 증명되었다.

# 균형과 중재 감각의 탁월함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이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연소 총리였지만, 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10년간 ‘중환자’ 신세를 면치 못했던 독일 경제를 되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에 비유된 까닭도 이 때문이다.
 
유럽연방 정상회의에서 결렬위기였던 유럽조약 타결을 이끌어냈고, 선진 8개국(G8) 회의에서 지구온난화 대책 논의를 주도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가 독일 국민의 사랑을 받은 이유엔 필요한 경우 소속 정당의 이념을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경제 정책은 자민당에 가깝고, 가족 정책은 사민당에서 차용했으며, 검소하고 현실적인 성향은 과거 녹색당 여성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모습이다.

두 번의 결혼에도 자녀가 태어나지 않았지만 남성에게도 자녀출산 휴가를 주는 등 출산 장려 제도를 과감히 도입해 독일에 베이비붐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정치 지도자의 모습에서는 좀체 찾기 어려운 꿈같은 모습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갈등을 해소하고 동요를 가라앉히는 일이야말로 모든 정치활동의 근간임을 아는 메르켈은 ‘균형을 맞추는 일’이 가장 중요한 총리 역할을 어느 누구보다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과 소통하는 지도자는 나라 밖에서도 힘이 있다. 메르켈은 자타가 공인하는 탁월한 협상가이자 중재자로 복잡한 국제정치 의제를 성공적으로 조율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 때문에 ‘유럽의 대처’, ‘대륙판 철의 여인’이란 화려한 수식이 없이도 이제는 명실상부한 유럽연합(EU)의 지도자로 인정을 받는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중 1위로 메르켈 총리를 선정한 이유도 독일을 넘어 유럽연합의 지도자로서 유로존의 위기를 헤쳐 나갈 인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 편안하고 부드러운 소통의 힘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을 맞아 국제 정치ㆍ외교무대에서 막강한 발언권을 행사하면서 슈퍼파워 미국도 거침없이 상대하는 메르켈 총리의 또 하나의 강점은 학생 때 순수과학을 공부하면서도 러시아어와 영어를 탁월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둔 것이었다.

푸틴과 부시, 그리고 오바마 같은 세계 질서에 중요한 강대국들과 격의 없이 화통하게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거기다 메르켈은 이런 강대국 정상을 상대로 필요에 따라 자신이 살아온 얘기로 중요한 사항을 설득하곤 한다.

자기 인생의 스토리를 대화의 도구로 이용한 것이다. 스토리는 설득하는 부드러운 도구다.

이런 화법은 메르켈이 젊은 시절부터 삶의 즐거움을 알고 충분히 그 기쁨을 누린 덕분이다.

이공계 출신의 정치인이지만 물리학에만 시간을 바치지 않고 파티나 여행 같은, 살면서 누릴 수 있는 여가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남편보다 축구를 더 좋아했다.
 
2006년 월드컵 때 엄마 같은 꾸밈없는 표정으로 독일 선수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으로 메르켈 총리의 인간적인 면모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명료한 단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때에 따라 일상을 즐기고 자기 삶을 사랑해온 여성으로서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나는 스토리가 담긴 화법은, 평범한 삶을 사는 많은 국민이나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지도자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소통의 방식이 된 것이다.

여러모로 어려움에 처한 세계 속에서 강인한 여성 리더십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남성보다 더 남성다운 결단력과 판단력 뒤엔 여성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은근하게 작용하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 그것이 강한 여성 지도자의 저력이다.

메르켈 총리가 부드럽고 강인한 리더십으로 금융위기를 맞은 유럽을 구해낼 여전사로서 활약하길 기대한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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