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뜨겁게 싸우고 시원하게 기여하라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영웅적이고 신화적인 리더들이 아니다. 자기 자리에서 조용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아이디어의 합작품이다. 한 명의 뛰어난 인재가 성큼성큼 나아가 열 명을 이끄는 것보다, 열 명의 보통 인재가 함께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더 조직 발전에 유용하다. 조직 안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나’가 많아질수록 한 걸음 두 걸음 발걸음을 맞추다보면 점점 보폭도 커지고 속도를 낼 수 있다. ‘나’는 어떤 팀원이 되어야 할까.

# 팀에 기여할 역량을 키워라
고전이 된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가 올해로 탄생 53주년을 맞으며, 올 여름 처음으로 극장용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스머프는 캐릭터 자체도 귀엽지만 한 공동체 안에서 서로 돕고 존중하고 이해하는 스머프들의 관계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어 시대를 초월해서 사랑받는다. 어린이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교육이 되고,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조직생활에 지친 어른들도 미소 짓게 한다.

그래서일까. 아츠베이스드트레이닝 연구소에서 ‘팀워크 재생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직장인들이 ‘조직에 가장 적합한 팀 유형’으로 스머프형으로 골랐다. 열정과 패기, 동료애가 가장 필요하다는 무한도전형이 그 뒤를 이어 2위에 랭크되었는데, 이는 스머프형 동료애의 특성을 보면 왜 강한지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스머프들은 똘똘한 A, 아이디어가 풍부한 B, 미적 감각이 풍부한 C 등 서로 자신만의 장점이나 능력이 다 따로따로지만, 서로 경쟁하거나 시기 질투하지 않으며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문제를 해결한다. 나의 부족한 점은 다른 동료가 채워주고 동료에게 부족한 점은 내가 도와서 채워준다.

어떤 경우든 이상적인 형태의 팀워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자신만의 역량을 한 가지 이상 갖추어 팀에 확실하게 기여해야 한다. 아직 한 사람 한 사람의 팀 기여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철저한 차등 보상 시스템이 이루어지지 않고, 골고루 나눠주기 식으로 보상이 이루어지는 조직에서는 팀 공헌도가 높은 동료들의 불만이 누적되기 쉽다. 저울에 무게 달 듯 세밀하게 팀 기여도를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동료들에게 ‘묻어가는 사람’ ‘업혀가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들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작고 사소한 부분이라도 전문분야가 없기 때문에 이 일을 해도 저 일을 해도 그냥 무난한 그저 그런 사람은 점점 곤란하다.

따라서 자신만의 역량은 어쩌면 혼자 일하지 않고 여럿이 함께 일하는 팀워크에서 더 예민하게 발휘되어야 할 것인지 모른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거나 또는 장래에 계획하고 있는 일이 “이것만은 다른 사람에게 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기술이나 지식이 있다면 그것을 더욱 세련되고 노련하게 배우고 익혀 독자적인 역량은 길러야 한다. 한 가지라도 확실하게 자기 역량을 인정받자. 인적자원이 될 수 있도록 그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로 끊임없이 노력해갈 때 팀을 이끄는 리더의 길로 들어설 기회 앞에서도 자신감이 생긴다.

# 갈등을 조장하라(?)
생전 싸움 한번 안 하는 것 같은 조용한 부부가 다 금슬이 좋은 건 아니다. 서로 말이 안 통한다고 생각해서 대화를 포기한 부부도 조용하다. 언성을 높이고 잘잘못을 따지고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싸움이 스타일 구겨지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참는 부부도 조용하다. 아니면 ‘나 하나만 참으면 다 조용하다’는 자기희생을 차라리 편안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둘 중 한 명만 있어도 겉으로는 평화롭다. 하지만 조용해도 결국의 모두 ‘위기의 부부’이다. 차라리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선을 지키며 자주자주 뜨겁게 언쟁하고 속엣 마음을 표현하고 사는 부부들이 시끄러워 보여도 실제로는 사이가 좋다. 

팀워크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반대하는 사람 없이 조용하고 신속하게 일이 진행된다고 해서 좋은 팀워크를 보인다고 할 수 없다. 팀원들이 저마다 속으로 “내가 좀 참고 힘들면 되지” “좋은 게 좋다고 대세를 따르면 부작용은 없어” “내가 말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다. 솔직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회사는 조직 내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이를 알아차릴 수 있다. 팀의 문제점을 알고도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침묵하거나 개인의 희생을 통해 팀워크를 높이려는 것은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No’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면 내가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위험한 쪽으로 다가가는 팀을 견인할 수 있다.

휴렛패커드 전 CEO 칼리 피오리나는 자서전에서 “효과적인 팀워크는 점잖은 예의와 배려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갈등을 회피하려는 지나친 배려가 팀워크를 해칠 수 있음을 경계한다. 강한 팀은 이유 있게 시끄럽다. 그 중심에는 리더십이 있다. 리더는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일수록 치열한 논쟁을 통해 가장 최선의 결정을 이끌어내도록 격려하고 어떤 의견이라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형식적이고 피상적이고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조직이라면 솔직한 대화가 오갈 때까지 계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기다려주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서로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는 식의 대화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려주고 용기를 북돋워주자.

# 팀플레이에 서툰 동료의 손을 잡아라
좋은 팀워크는 좋은 관계에서 온다. 그런데 태생적으로 팀플레이를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 사사건건 부딪치고 팀 인력에 변화가 있을 때 팀워크가 흔들리거나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바로 내 옆의 동료가 이렇다면 일하는 게 괴로울 것이다. 그렇다고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으므로 좀 더 적극적인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보통 팀워크에 무심하거나 분란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자신이 팀에 쓸모없는 존재이거나 비중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적인 접근, 장점을 찾아 확실하게 인정해주는 액션이 필요하다. 뭔가 가르치거나 비난하지 말고 그 사람의 생각이나 입장을 최대한 들어주고, 그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점을 확인시키도록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상대방은 혹여 마음에 있을 상처를 치료받고 위로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선배나 상사에 대한 원망이 쌓여가는 상황이라면 더 악화시키지 말고 어리광이든 오해든 일단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제1원칙이다.

의욕을 잃거나 자신감을 잃은 업무에 관련해서는 따로 놀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안 보이게 돕는다. 자연스럽게 필요한 것을 살펴 도움을 주면 자신이 배려 받는 것을 느끼고 점차 마음을 열며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나이가 나보다 높은 동료의 경우 눈에 띄지 않고 돕도록 한다. 그 분이 잘하는 것을 중심으로 알고 싶은 것들을 물어본다. 의견을 묻고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인 박탈감 등이 완화되며 팀원으로서 자신감을 되찾는다. 그러다보면 상대 역시 조언을 위해서 은연중에 팀이 처한 현실이나 입장에 대한 이해하게 된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서로 신뢰를 쌓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범한판토스>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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