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상상력이 미래를 이끌게 되면서 머릿속에만 있던 일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공상이나 망상에 가까운 일이 곧 나의 손가락 끝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사람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놀라게 된다. 하지만 어떤 새로운 생각도 어떤 즐거운 상상도 되지 않아 자신의 일상과 자신의 업무에 열정이 생기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정보는 넘치지만 생각을 깊고 길게 하지 못하는 문제는 어떻게 할까. 방법은 먼 데 있지 않다. 바로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 있다.

# 가끔은 스마트폰을 버려라?
기가 막히게 발전해왔다. 우리는 나날이 발전하는 정보기술 속에서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을 누리며 산다. 일은 꼭 사무실에서 해야 한다는 개념도 사라진 지 오래고, 대화나 소통은 얼굴 안 보고도 얼마든지 어떤 시간에든 할 수 있다. 거의 하루 종일 켜있는 메신저 대화창, 언제나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사회관계망 서비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늘 ‘on' 상태다. 밤과 낮, 일과 휴식의 경계가 어느새 모호해지고 사람들이 완전히 ‘off’되는 시간은 거의 없어졌다.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게 아니고 일을 하면서도 일만 하는 건 아니다.
미국의 정보기술 전문가 니컬러스 카는 정보사회의 특징을 날카롭게 분석한 <빅 스위치>에 이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저서를 통해 IT의 악영향을 경고한다. 한 번에 여러 가지가 가능을 멀티태스킹 정보기술이 한 업무에 집중할 때보다 효율성이 떨어지고, 실제 인지능력과 판단력을 퇴보시킨다는 연구 사례를 실었다. 정보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찬사와 과다한 사용이 기계가 할 수 없는 인간 본연의 사고력과 집중력을 크게 방해하고 심지어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어렵지 않게 경험한다. 휴대전화가 고장이 났거나 문제가 생겨 잠시 사용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처음엔 상당한 불안증을 호소한다. 중요한 전화나 문자가 오면 어쩌지? 내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니홈피 관리는 어쩌지? 아, 심심해, 할 게 없네, 등등 곧 못살 것만 같다는 느낌이 지배한다. 하지만 초반의 불편함과 불안감은 잠시, 시간이 더 지나면 오히려 편안하고 자유롭다는 느낌이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스스로 그때 자신에게 디지털 피로감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니컬러스 카는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모두 끊고 인터넷 사용도 크게 줄였다고 한다. 지나치게 사소한 정보가 끊임없이 오가는 사회관계망 서비스는 사고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주위를 분산시키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사실 정보기술을 배제할수록 정서적으로 안정은 빨리 찾아온다. 혹 전화가 걸려오지 않을까 벨소리에 늘 신경 쓰고, 놓치는 정보는 없는 건가 싶어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매달리던 초조함이 사라진다. 이것은 자기 스스로 자기 의지로 어느 정도는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과다한 정보에게 지배당하느냐, 다스리느냐의 문제다. 일부러 디지털 도구에 의존하지 않는 정보접근, 시도 때도 없이 내 생활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적당한 브레이크를 잡는 균형이 필요하다. 가끔 디지털을 쉬자.

# 아날로그로 숨 쉬자
쉬라니… 가만히 있으면 불안해지는 사회다. 그렇다보니 수많은 정보가 조금도 쉬지 않고 오가는 디지털 광장에 ‘on’ 상태여야 안심이 되는 것인지 모른다. 혼자서라도 뭐든 알아보고 소통한다. 그만큼 여유 없는 일상이 차라리 마음은 편하게 느껴지는 게 요즘 우리들의 삶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래 자신의 삶이 불안하다. 하지만 무엇을 하든 이미 그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될 수 없는 성질이 되어버렸다.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문득 자신이 돌아봐질 때가 있다. 내가 지금 어디에 와있는가?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가? 내 삶은 모두 어디 가고 진정한 ‘나’는 어디 있나? 그러나 이런 철학적인 질문에 이를 때라면 차라리 다행이다. 그렇지 못하고 너무 자신을 여유 없는 삶 속에서 혹사시키고 최소한의 소금기마저 쥐어짜내는 일은 가혹하다. 이런 환경 안에서 상상력이 자라고 아이디어가 샘솟고 열정적으로 일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를 스케줄 없는 여유 있는 시간 속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짬짬이 완전하게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고 휴식을 줘야 한다. 사람은 사람 사회를 떠나서도 살 수 없지만 완전히 혼자된 시간을 갖는 일도 대단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자신을 추스르고 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잡기도 하며, 변화와 변신의 시점을 정확하게 잡아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능력도 생긴다.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자신감이 생기며, 익숙하게 알고 있는 것도 타성에 젖지 않고 다른 시각으로 보는 눈이 생긴다. 한시도 벗어버릴 수 없는 일상의 피로도가 당신의 창조력을 갉아먹어온 것을 잊지 말고, 제2의 두뇌 발달을 고대한다면 나의 일과를 세탁기에 넣고 빠르게 돌리는 것 같은 일을 그만 두어야 한다. 느림과 느긋함이 아날로그 호흡을 가능하게 해주고 그 안에서 귀중한 생각이 싹 튼다.

# 사람 공부는 한계를 넘는다
20세기에 가장 창조적인 화가로 꼽히는 파블로 피카소는 1901년에 그린 자화상은 사실적으로 잘 그리긴 했지만 누구의 그림인지 알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1907년에 그린 자화상은 한눈에 피카소의 화풍이 보인다. 1905년 피카소는 그 당시 희귀한 아프리카 조각상 보며 전율을 느끼는데, 그 깨달음은 ‘아비뇽의 처녀들’이라는 작품에서 꽃피우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간다. 마티스의 화풍과 유사한 점이 많지만 아프리카 조각상의 거친 모습을 넣음으로써 평범한 화가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의미 있는 화가가 된 것이다.
이 세상에 백 퍼센트 새로운 것은 별로 없다. 두뇌에 저장된 수많은 지식이 잠재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다가 어디선가 아이디어나 새로운 방식과 만났을 때 창조적 아이디어가 된다.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도 전혀 다른 분야까지도 폭넓게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IT기업들이 기술에 못지않게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등 세계 IT를 견인하는 창업자들은 정보기술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구글은 올해 6천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할 계획인데, 이중 4천명에서 5천명 정도를 인문학 전공자로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IT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한 기술이며 이 때문에 사람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뛰어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처음 시작부터 저절로 남달랐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늘 성실하다. 무수한 책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깨닫게 해준 가르침을 꾸준히 축적해 놓았다가 어느 순간 살아가는 중에 섬광 같은 깨달음을 선물 받는다. 문학, 역사, 철학으로 대표되는 인문학 책을 탐독하고 많은 사색을 통해 사람을 위한 좋은 생각을 끊임없이 해본다면 좋은 기술, 감동적인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는 마르지 않고 펑펑 쏟아날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도로교통공단>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