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적신호인가? 아니면 이게 슬럼프의 전조? 천천히 방전 되어가는 배터리처럼 몸도 정신도 전 같지 않다. 뭔가 해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고 힘만 빠지고 무기력해진다. 뭔가 특별한 영양식이라도 먹을까? 시원한 자연의 바람이라도 쐬어 볼까? 나름대로 궁리를 하지만 신통치 않다. ‘아마 너무 더워서 그런 걸 거야’ 이렇게 위로하며 여름 가기를 기다리지만, 그동안 쌓여 있는 일은 어떻게 하나?

Q. 스티븐 스필버그는 어릴 때부터 소형카메라로 영화 찍어서 동네 사람들한테도 보여주며 컸다고 하죠? 모든 성공한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몰입하게 되고 결국 돈도 벌고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모두 어느 하나에 미쳐서 그것을 평생 본업으로 삼아 성공했대요.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해서 성공했는데 저는 매일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견디며 합니다. 언제부턴가 나에게 일은 돈을 벌기 위한 생업 그 이상이 아닌 게 되어버렸습니다.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80% 이상을 좋아하지 않는 일에 매달려 사는 내 삶이  문득 가엾고 불쌍해졌습니다. 그래도 이 취업난 시대에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고 겨우겨우 회사에서 잘리지 않을 만큼만 일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드는 것 같은 제 삶의 활력을 찾고 싶습니다.

J코치 ->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제까지 날마다 즐겁고 흥이 났을까요? 지겹고 고단하고 지루한 날이 왜 없었겠습니까? 죽고 못 사는 연인들끼리도 싸웁니다. 어떤 일이든 자발적으로 시작했던 일이라 해도 지겹고 때려치우고 싶을 때는 있는 법입니다. 작가 김훈의 책에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월급을 많이 받아도 좋아하는 일이라도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은 느낌과 무게가 달라지지요. 좋아하는 일에 조건 없이 돈과 명예가 따라 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돈과 명예는 책임과 의무라는 조건을 내세우고 옵니다. 그럼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책임과 의무가 없는 일을 하며 즐거움을 찾는 방법, 아니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책임과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고 억지로라도 재미를 찾는 방법입니다. 일이든 놀이든 즐거움을 느끼려면 타인이나 외적 환경이 날 조종하게 내버려두지 말고 나 스스로 그 상황을 조종해야 합니다. 이제부터 내 직업을 책임과 의무에만 지나치고 초점을 맞추지 말고 성취감과 호기심의 눈으로 재발견해 보세요. 지금보다는 조금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Q. 저는 아직 30대 중반의 나이입니다. 직장인으로서 한창 일할 나이죠. 회사에서 어느 정도 경력도 쌓이다보니 일이 손에 익고, 선후배에게도 업무적으로 인정도 받고 있어요. 인간관계도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문제입니다. 아내와 대화를 하다보면 2년 전 일은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데 조금 전에 방에 가서 가지고 나오려고 했던 물건이 뭐였는지 생각나지 않는 겁니다. 며칠 전엔 1년 넘게 써오던 집 현관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서 외출 중인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봤었죠. 또 퇴근할 때 아파트 단지 내 슈퍼마켓 앞에서 세 가지 물건만 사다달라고 아내의 전화를 받았는데, 가게 진열대 앞에서 한 가지도 생각이 안 나서 다시 전화를 한 적도 있었죠. 들을 때는 알겠는데 돌아서면 기억이 안 나는 일이 잦습니다. 이러다 회사에서 회의 때 했던 말도 잊고 후배에게 지시한 일도 잊을까 걱정됩니다. 아니, 그보다 더한 실수를 하는 건 아닐까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의사에게 상담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도 아직은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J코치 -> 머리 용량에도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님의 머리 용량이 작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마세요. 그냥 우리가 살면서 너무 기억해야 할 것이 많고 알아야 할 것이 많아서 어느 순간 두뇌가 잠시 파업하나보다, 외울 게 많아져서 머리가 피곤했나 보다,라고 위로하시라는 것입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 마음이 기가 죽어서 점점 더 건망증이 심해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똑똑하고 머리 좋은 사람의 기억을 이기는 건 ‘메모’ 습관입니다. 아내에게 살 물건을 휴대폰에 문자로 보내달라고 하세요. 뭘 가지고 나오려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나면 차라리 다른 일을 잠시 해보세요. 머리 대신 손을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머리도 결국 잘 움직이게 되거든요. 손도 우리 몸의 ‘제2의 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록하는 손이 곧 뇌의 일을 하는 거니까요. 메모는 결과도 소중하지만 그걸 이용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메모 열심히 하면 훗날 기억하고 보관하게 되기도 하지만, 메모를 하면서 기록해야 할 정보의 경중을 판단하게 됩니다. 그냥 무조건 다 기록하는 게 아니라 무엇을 쓸 건지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점차 잘 알게 되죠. 직장에서는 메모하다가 멋진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메모를 잘하고 정리까지 잘할 수 있다면 굉장한 자기만의 자료실을 갖는 것입니다. 빨리 잘 찾을 수 있어야 좋은 자료실이니 메모 후에 정리는 꼭 해주세요. 암호와 기호를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핵심단어를 뽑고 주제별로 찾아보기 쉽게 폴더에 분류하는 거죠. 메모를 다시 읽어보며 거기에 생각의 살을 더 붙이고 깔끔하게 해결된 것은 지워나간다면 훨씬 성취감이 생길 것입니다.

Q. 아, 너무 놀았나봐요. 이건 ‘충전’하러 갔다가 ‘방전’만 된 것 같아요. 이젠 몸도 마음도 축 쳐지는 게 무슨 낙으로 사나 싶어 마음이 우울하네요. 휴가라고 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다보니까 생활리듬마저 다 깨졌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놀았는데 왜 시차 적응 안 된 사람처럼 나른하고 부대끼는 걸까요? 잘 쉬고 재미있게 보낸 후 열심히 일 하자고 다녀온 휴가가 지각을 유발하고 졸음을 불러오네요. 하루빨리 극복하고 싶습니다.
J코치 -> 너무 잘 놀아서 쌓인 ‘추억’이 이제 새록새록 님의 마음에 힘이 될 텐데, 휴가를 후회하시다니요. 휴가를 후회하지 말고 몸을 추스를 생각을 하세요. 당분간 규칙적인 생활을 하셔야 합니다. 나른하고 노곤하다고 늘어지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어요. 알람시계를 옆에서 두고 수면시간을 정확히 지키세요. 그리고 여독을 풀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당분간은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말고는 집에서 휴식하시는 게 좋습니다. 회사에서 업무는 되도록 유쾌하고 활력 있게 임하세요. 가능하다면 짧고 쉬운 업무부터 하면서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위한 워밍업을 해주세요. 눈앞에서 성과가 보이는 일을 하면 점차 일의 몰입도도 높아지고 그러다보면 제 페이스를 찾게 될 것입니다.

▶▷▶ 사람 인생길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다. 쭉 뻗은 아스팔트길을 가다가도 좁고 꼬불꼬불한 비포장 길을 가기도 한다.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걸 이겨내면 아스팔트길을 달리는 재미가 더 크다. 힘 안 들이고 내리막을 즐길 수도 있다. 일단 모든 상황은 내가 장악해야 한다. 남에게 끌려가지도 말고 환경에 끌려가지도 말고 부정적인 마음에도 끌려가지도 말자. 자기주도적인 긍정의 힘이 문제해결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품질경영> 잡지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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