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오피스 패밀리’는 내가 만들 수 있다!

하루 중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직장동료. 그래서 직장동료들과 잘 지내는 일은 일의 능률은 물론이고 일상의 활력소가 된다. 단순 건조하게 업무 파트너의 개념만으로는 서로 협조하고 함께 실적을 달성해야 하는 과정을 매끄럽게 이어가기는 힘들다. 특히 우리나라의 정서로는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잘 안 될 것 같은 일도 매끄럽게 풀리는 게 사실인데, 동료가 ‘우정’이라는 개념보다는 업무적인 요소의 의미가 아직도 크게 다가오는 사람이라면 직장동료에 대한 관계 형성에 변화를 주는 일이 필요하다. 업무가 이전보다 더 매끄럽게 진행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 관심은 온기와 배려로 마음을 두드린다
직장생활 초기에는 동료애를 느낄 여유 없이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다. 하지만 지내놓고 보면 ‘아 이런 게 동료애구나’ 하고 느끼는 경우가 생기고, 점차 직장생활의 구력이 쌓이면서 동료애는 없어서는 안 될 직장생활의 큰 에너지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업무 중심의 직장이지만 동료들과의 좋은 유대관계와 우정은 회사생활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동료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고 손을 내미는 적극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L씨는 얼마 전 동료에게 그런 적극성과 따뜻한 마음을 배웠다고 한다. L씨는 집에서 모시던 치매 앓는 어머니를 얼마 전 노인병원에 입원시켜드리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친밀하다고는 생각지 않았던 동료 K가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저도 처음에 어머니 노인병원에 모시고 불효자가 된 것 같아서 괴로웠는데, 요즘은 오히려 집보다 더 편안하게 잘 모실 시설들이 잘 되어 있어서 찾아뵐 때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이렇게 말해줘서 놀랐고 한편 너무 고마웠다. 그 이후 가끔 어머님의 안부를 묻곤 하는데, 이젠 K에겐 어떤 고민도 말하기 쉬워졌고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서로 의지하고 가깝게 느끼는 동료 사이가 되었다.

동료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는 것으로 부터 출발한다.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일 때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열고 내 일에도 관심을 가져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정을 쌓는 동료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타인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이라면 가랑비에 옷 젖듯 그렇게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아무리 까다롭거나 차가운 이성만 발달한 사람이라도 꾸준하고 세심한 관심에는 마음의 문을 열 것이다.

# 마음의 오피스 패밀리에게 상담하자
요즘 ‘오피스 스파우즈(Spouse·배우자)’라는 말에 관심이 높다. 드라마 ‘역전의 여왕’이나 ‘결혼 못하는 남자’ 등에서도 묘사되는 오피스 스파우즈는 남편과 아내처럼 서로에게 의지하는 이성 동료, 업무상 부부를 뜻하는 말로 사내 연애와는 다른 감정이라고 말한다. 직장에서 유난히 친한 남자 동료는 ‘오피스 허즈번드’, 여자 동료는 ‘오피스 와이프’라는 말로 통용되는데, 이성의 직장 동료끼리 강한 동료애를 가지고 업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긍정적인 시선이 있다. 실제로 현대인들이 가정보다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고, 배우자보다는 직장 동료와 공통의 관심사나 성취감을 나눌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선’을 넘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과 위험성이 함께 함께 하는 오피스 스파우즈까지는 아니라도 서로 예의와 자기관리가 선행되는 친밀한 업무적 협조를 하는 가까운 직장동료가 한둘은 필요하다. 직장에서 잘 사귄 동료가 나의 회사생활에 더한 격려와 자극이 된다.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동료와 서로가 고민을 이야기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다.

지금보다 좀더 친해지고 싶은 동료가 있다면 과감히 내 고민을 먼저 이야기 해 보자.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과감히 내 생활 중 일어나는 고민을 나눌 때 훨씬 빠르게 좋은 동료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OO씨, 이상하게 난 예전에 해봤던 일이 요즘엔 더 잘 안 되네. 경험이 있는데도 뭐가 문제일까?”라든가, “요즘 우리 딸이 유별나게 예민하네. OO씨 딸은 어때?” 같은 회사나 가정생활 중 일어나는 고민을 말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할 수 있고 또한 실질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동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같이 고민해 주는 태도도 필요하다. 해결책을 찾아주어야 한다는 부담보다 오직 잘 듣고 같이 고민을 하는 것만으로도 직장에서 동료애를 발휘할 수 있다. 대화할 때 자기의 할 말만 하고 상대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태도와 내 진심은 은근히 가리고 보여주지 않는 태도로는 좋은 동료관계를 기대하기 어렵다. 진심으로 힘이 되는 동료를 얻고 싶다면 마음을 여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 슬픔과 기쁨을 함께 하자
‘모친상을 치러보니 인간관계 정리가 쉽더라’는 말을 웃지도 않고 하는 샐러리맨 P대리. 빈소가 서울에서 아주 먼 남쪽 바닷가 소도시라 거기까지 오기 어려운 조문객이 많겠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정말 너무 서운했다는 것이다. ‘봉투만 보내지 뭘 그렇게 다 다니느냐’는 아내의 핀잔을 들을 정도로 직장 내 수많은 경조사에 되도록 다 찾아갔건만, ‘그래도 이 사람은 올 것이다’ 생각했던 사람이 아무런 사정을 말하지 않고 오지 않거나, 민망한 줄 모르고 뒤늦게 봉투만 내미는데 정말 서운했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도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까다롭고 엄격하기만 한 감사실의 선배 한 분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줘서 감동이 두 배였다고 한다.

사람이 자신에게 닥친 기쁨과 슬픔, 어려움을 함께 나누어주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은 평생 잊지 못한다. 동료의 애경사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동료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자 그의 상황을 함께 하겠다는 마음 나눔의 자세다. 그래서 동료들의 애경사를 기억하는 것은 중요하다. 평소 그다지 친밀하진 않았던 동료의 생일날 아침 그의 책상에 “OO씨,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요”라는 한 줄 메모와 작은 초콜릿 하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분 좋은 선물이다.
아무리 업무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유능하고 인정받는 인재도 궁극적으로 업무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사람 사는 세상 속에서 사람에게 인심을 잃고서 일에서 성공하리란 보장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는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고 공유하는 사이에서 그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이 더 농밀해진다. 동료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기쁨과 즐거움을 시기와 질투 없이 있는 그대로 축하해주자. 나의 인간적 성숙과 타인이 느끼는 감사의 동료애를 함께 가질 수 있게 된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범한판토스>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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