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 여기서 쓰러지고 싶지 않다. 직장생활 굽이굽이 산 넘고 물 건너오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요즘은 정말 위기라고 느낀다. 얼굴을 들고 다니기 이보다 힘든 때도 별로 없었다. 회사를 그만둘까? 이 심각한 실업의 시대에? 문제는 내 의지와 관계없이 밖에서 온 이 위기가 점점 심각하게 나의 내면을 갉아먹는 거다. 이 위기의 강을 어떻게 건널까. 내가 나를 수렁에 더 밀어 넣기 전에 구조의 배를 타고 싶다.


# 동료가 상사가 되었어요!
Q. 저는 7년차 직장인입니다. 최근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데 얼마 전, 경력직으로 입사한 지 1년도 안 된 동갑내기 동료가 먼저 승진이 됐습니다. 그 친구와는 잘 지내왔지만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도 유분수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눈앞이 캄캄하고 억울한 생각이 들어 며칠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누구 한 사람 저에게 부정적인 눈길을 주지 않았지만 인사 발령 자체가 퇴사 압박이 아닌가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믿고 따르던 부서 선배에게 상의를 했더니 자신은 석 달 후에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퇴사할 예정이라니 더 심란합니다. 저도 선배를 따라서 관둬야하는 게 아닐까 고민이 됩니다. 최근 실적이 안 좋긴 했지만 그동안 이 회사에서 세운 공도 나름대로 적지 않고 저만 물 먹는 것 같아 억울하고 자존심이 상합니다. 다른 회사를 알아보고 있지만 다른 회사들도 사정이 좋지 않아서 이보다 좋은 조건으로 옮기는 것은 힘들어 보입니다. 일단 이직은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문제는 이제 동료를 상사로 대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 정말 입이 안 떨어지네요~

J코치 -> 우선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이런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잘 지내고 있던 동기나 동갑내기 동료가 먼저 승진해서 아주 어색한 관계가 되는 거죠. 그런데 동기를 제치고 혼자 승진한 당사자도 그리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아무리 공정한 절차에 의해 승진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치 가해자 같은 심리적 불편함이 남아 있죠. 상대방과 이전처럼 스스럼없이 지내고 싶지만 그 분도 왠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습니다. 배려심이 깊은 분이라면 행여 자신이 승진하지 못한 동료에게 상처를 줄까 말 한 마디가 조심스러울 것입니다. 경쟁에서 밀리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습니다. 계속 심리적으로 다운되어 있으면 동료들에게도 자기 스스로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죠. 사실 동기가 먼저 승진했다고 해도 팀제의 가속화로 각자의 업무가 분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업무상으로 부딪칠 일은 많지 않습니다. 감정적으로 나빠진 기분을 이성적으로 회복하고 내가 먼저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는 너그러움을 회복하세요. 쉽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도 하죠. 하지만 승자는 아무리 조심해도 패자가 고깝게 듣기 시작하면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없습니다. 승진한 동기에게 직위에 맞게 호칭을 불러주면서 축하해주세요.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 시사하는 것이 누가 보아도 너 넓은 그릇으로 보입니다. 다음을 기약하기도 더욱 좋죠. 그리고 아랫사람에게 승진한 동료를 말하는 경우라면 "김과장님,어디 가셨습니까?"와 같이 상대방의 위치를 인정하고 적합한 호칭으로 불러주는 것이 당신을 됨됨이를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상사가 된 동료를 감동시키고 사람들이 당신을 다시 보게 하는 길입니다.


# 원치 않는 부서에 발령받아 무능한 직원으로 찍혔어요!
Q.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을 한지 2년 됐습니다. 기획 및 마케팅 부서를 지원했지만 영업 파트에 배치가 됐습니다. 저희 회사는 워낙 영업부 비중이나 대우가 남다릅니다. 회사의 임원도 영업부 출신이 많습니다. 원한 곳은 아니지만 뭐 그리 나쁘지 않다 생각하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노력에 비해 영업 실적이 오르지 않아 영업부에서 떠밀리다시피 하여 사무직으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강제로 저를 떠맡게 된 지금의 상사는 그런 제가 달가울 리 없고 새로 옮겨간 부서에서도 골칫덩이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부서에 발령 받아 무능한 직원으로 찍힌 셈이죠. 최근에는 상사뿐만 아니라 후배에게마저 선배는 좋은 대학까지 나왔는데 왜 이렇게 무능하냐는 식의 은근한 무시를 당하는 처지입니다. 어떻게든 오명을 벗어보려고 아침에 일찍 출근하고 일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저는 성격상 붙박이 사무직이 고역입니다. 더 늦기 전에 퇴사해서 다른 직종으로 전직을 해야 할까요.

J코치 -> 무능해 보이는 사람이 자기 부하가 되는 것을 반길 상사는 없습니다. 능력 있고 상식 있는 상사일수록 유능한 사람을 원합니다. 그래서 그런 상사의 눈에 들거나 동료 간에 인정을 받으려면 당신의 몸값을 높여주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됩니다. 모두 자기 몸에 맞는 옷만 입을 수 없는 것이 직장생활이죠. 당신의 몸값이 높아지면 그들이 먼저 문을 두드리기 쉬우니, ‘기다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입니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일단 새로 발령받은 부서에서 모르는 것은 굴욕을 감수하고라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성실한 자세, 열심히 하려는 자세는 한두 번으로는 다 알아봐주지 않습니다. 꾸준한 모습, 시간이 가도 변함없는 자세로 실력과 능력을 빵빵하게 충전해서 멀티플레이어가 되든, 남다른 전문가가 되던 정당한 경쟁 속에서 제 몫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마케팅이나 영업 쪽의 업무가 더 맞는다고 생각하면 그 방면의 공부를 부지런히 하고 늘 업계의 뉴스도 예민하게 수집하며 기회가 주어졌을 때 주저함이 없게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어떤 회사를 가든 이런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전직이나 이직의 움직임에는 아직 신중한 게 좋을 듯합니다.


# 사내에서 구설수에 휘말렸어요!
Q. 저는 직장여성으로 입사한 지 6개월 된 신입사원입니다. 얼마 전 부서 선배와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한때 제 출신 학교를 다니다가 다른 학교로 편입학해서 졸업했다며, 그래도 반쪽짜리지만 학교선배라며 저녁을 산다는 겁니다. 그래서 기분 좋게 얻어먹고 2차로 맥주를 마시고 노래방도 갔지요. 그런데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되었습니다. 뭔가 저를 대하는 태도가 이상합니다. ‘어, 이 분위기 이건 뭐지?’ 하면서 어리둥절 사태파악이 안 되는 상태였는데, 결국 화장실에서 타 부서 동료가 하는 말을 듣고 말았습니다. “관리팀 신입사원 00씨가 김과장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라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일이었지만 짐짓 의연하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소문을 가장 빠르게 잠재우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제는 같이 식사를 했던 선배가 그날 이후로 티나게 호감을 표시하는 겁니다. 저는 선배의 행동이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같은 부서에서 함께 일하며 부딪칠 일도 그 마음을 거절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다른 사람 입길에 오르는 일이 싫어 빨리 어떻게 정리해야겠는데 어떻게 기분 상하지 않게 거절할지 고민입니다. 그냥 모른 척하고 좀 차갑게 한참 지내다보면 제 풀에 꺾이지 않을까요?
J코치 -> 그래도 거절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눈이나 구설수가 무서운 게 아니라 정말 그 상사와의 관계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면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적인 농담이나 공감대를 이룰 만한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 조심성이 필요하고, 그런 가운데 때론 상황이 여의치 않아 거절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도 예의를 잃지 않아야 합니다. “평소 저에 대한 과장님의 관심과 호의 감사합니다. 업무적으로만 제게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말이 당장은 관계를 서먹하게 만들겠지만, 당신이 업무적인 문제에서 아무렇지 않게 대할 수 있고 성실하게 임할 수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상사도 자신을 배신한 행위라고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상사만 보면 거절하는 일이 너무나 어렵지만, 자칫 거절하지 못하면 둘 다 낭패 보기 쉽기 때문에 꼭 거절해야 하고 잘 거절해야 합니다. 이 방법이 도무지 어렵다면 좀 편법이긴 하지만 시간을 두고 사내에 맘에 드는 동료가 있는 것처럼 살짝 떠버리고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 위기를 만나면 우선 움츠러든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스스로 무슨 잘못이나 저지른 양 앞서서 책임지려 한다. 하지만 어떤 위기도 다른 조직으로 옮겨가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피하지 않고 이겨나가고 준비해서 다른 기회를 보는 것이 책임지는 일이며 이미지를 쇄신하는 길이다. 위기 앞에서는 코앞의 문제만 보면 답이 안 나온다. 좀 더 멀리 보고 넓게 보면 지금 취해야할 액션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품질경영> 잡지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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