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좋은 사람’ 되고 싶다. 어느 누구라도 나에 대해서는 좋은 소리만 했으면 소망한다. 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당장 갈등도 생기고 오해도 생기고 싸워야 할 일도 생기고 ‘나쁜 사람’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그래도 해야 할 말은 해야 한다. ‘욕먹을 수 있는 말’도 해야 하고, ‘하기 어려운 말’이라도 꼭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폭탄 안고 총대 맨다. 상처는 주지 않고 정곡만 살짝 찌를 순 없을까. 말을 잘하고 싶은데 상대는 마음 상하기 쉬운 말. 이런 말들 좀 잘할 수 없을까?


# “아, 난 아쉬운 소리가 안 나와!”

‘아쉬운 소리=굴욕적’이라는 등식을 버리고 ‘아쉬운 소리=도움 청하기’로 바꾸면 한결 말하기 가벼워진다. 그리고 우선 상대방의 현재 형편을 살펴야 한다. 업무에 약간 공백이 있는지, 중요한 업무가 있지만 시간을 내줄 수 있을지, 또 평소 부탁을 하면 어떻게 반응하는 사람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알아본 후에 해야 한다. 꼭 자신의 부탁이 받아들여져야 하는 간절한 상황이라면 세심한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그렇게 했는데도 상대가 완곡하게 거절할 경우는 그 사람에게도 피치 못한 사정이 있을 것을 짐작하여 서운하게 생각하고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기보다는 빨리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 “나는 거절을 못해서 맨날 ‘봉’이야!”

거절하지 못해서 ‘오케이’했다가 이후 다가온 처절한(?) 뒷감당에 치를 떤 당신! 일단 거절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냥 ‘안 되겠습니다’ ‘어렵습니다’라고 간단하게 말한다. ‘생각해볼게요’같은 어중간한 표현으론 상대방이 오해하거나 또다시 부탁해올 수 있다. 상처를 잘 받거나 소심한 사람, 자존심이 강한 사람에게는 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잘 설명하고 미안한 마음을 충분히 설명하는 세심한 배려를 한다. 직선적이고 솔직한 스타일의 사람에게는 대답을 미루거나 애매하게 표현하는 것보다 딱 잘라서 거절 의사를 확실하게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친구와 직장 동료 같은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사람 등 가까운 사이일수록 당장 거절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고민하고, 그래도 거절해야 한다면 부드럽게 거절한다. 하지만 한 번 보고 끝날 사이라면 얼버무리면서 틈을 보이지 말고 처음부터 딱 자르는 게 서로에게 좋다. 싫은 소리 하기 싫다고 둘러대면 결국 상대에게 두 번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 “상사를 내 편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말해야 돼?”

좋은 상사라도 듣기 싫은 부하의 말은? “이건 좀 어렵겠는데요”라는 말이다. 부정적인 자세를 드러내기 때문에 상사의 지시 내용이 불합리하더라도 지시받을 때만큼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당장 안 되는 이유가 떠오르더라도 일단 “네, 알겠습니다”, “해보겠습니다”가 정석이다. 그 이후 “해보니 이런 점은 되고 이런 부분은 어렵습니다”라고 보고하며 도움을 청한다. 또 업무상 실수를 저질렀을 때는 즉시 잘못을 시인하는 말이 중요하다. 회피하려 하지 않고 즉시 잘못을 시인하는 부하가 끝내 책임회피하려는 부하보다 멋지고 괜찮게 보인다. 책임감 있게 일을 수습하는 자세를 보이려면, 일에 대해 언제까지 시정할 수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노력할 것인지를 명료하게 보고한다.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상사나 선배에게 상의하고 조언을 구한다. 어려운 부분을 상의해오는 부하나 후배는 밉지 않다. 


# “미안하다고 하면 된 거 아냐?”

내가 잘못하거나 실수했을 때 민망하고 낯 뜨거워서, 빠르고 간단하게 ‘미안하다’는 말로 인정과 사과를 동시에 처리하고 어서 그 일을 잊고 싶다. 하지만 민망한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을 더 많이 가져야 말이 더 잘 나오는 법이다. 상대방이 왜 화가 났는지 어떤 점이 불만인지 충분히 말할 수 있게 하고 이것을 귀담아 잘 듣는 게 먼저다. 이것만 해도 상대방은 화를 어느 정도 풀 수 있고 자신도 어떤 점을 사과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면서 사과하는 것은 핵심이 빠진 하나마나한 사과다. “아까는 너무 화를 내셔서 당황하는 바람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이런 점에서 제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화 푸세요.” 진실하고 성의 있게 한번 할 때 제대로 해야 상대가 나를 안 좋게 생각하는 마음의 앙금을 남기지 않는다.


# “내 생각은 다른데 속부터 상해서 반론을 못하겠어!”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많다. 또 비판하는 사람도 생길 수 있다. 그런데도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하고 그저 마음속으로 속만 끓이는 경우도 많다. “왜 이렇게 했어요?” “좀 더 다르게 할 수 없나?” 하는 질문엔 구체적으로 지적해주길 바라는 말로 대응한다. “구체적으로 어디가 마음에 안 드신 건지 이야기해주세요.” 하지만 완전히 인정하기 어려울 때가 더 많다. 그럴 땐 상대방 말한 부분에서 사실에만 동의한다. 일단 사실에 동의한 다음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부분을 잘 보여주면 상대방과 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 “오늘은 제가 숫자에서 큰 착오가 있었지만 다음번엔 같은 실수 안 하겠습니다.” 맞다고 생각하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대면 훨씬 설득력 있다. 비판에 대한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대처를 벗어나려면 좀 편안하면서도 이성적이 되어야 한다.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안을 생각하여 효과적인 대처를 하면 상대방이 실수를 지적할 때에도 그 속에서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다.

# “내 말이 무미건조하다는데 부드럽게 느껴지는 말을 잘 못 하겠어.”

사람이 서로 대화를 할 때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말하는 내용, 말하는 방법, 말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말하는 모습이다. 표정, 제스처, 말투, 목소리 톤 등이 상대방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데, 이것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말들을 잘 이용하면서 거기에 몇 가지 말만 효과적으로 양념치듯 더 쓰게 되면 훨씬 설득력 있다. 우선 ‘감사합니다’는 상대에게 뿌듯한 기분을 준다. 작은 것이라도 무엇 때문에 감사한지 감사의 이유에 대해 자세히 전하면 더욱 좋다. ‘가르쳐주시겠습니까?’라는 말은 자신의 능력을 내보이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의 본능을 만족시켜준다. 좋은 가르침도 얻을 수 있고 상대방과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말이다. ‘덕분에’, ‘이제부터는’과 같은 말은 ‘~때문에’, ‘잘 했더라면’ 같은 후회의 표현보다 훨씬 더 긍정과 희망의 표현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한국조폐공사>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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