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래도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는데 목표와 계획이 없다면 무슨 새해 기분이 날까. 그런데 벌써 옆에서 “계획 세우면 뭐해? 그냥 안 세우고 안 실패하는 게 낫지” 하며 누군가 초를 친다. 아! 작심삼일로 끝난 새해계획 어언 몇 해인가? 순간 의지박약을 타고난 것은 아닐까 의심해보는데 그래봐야 그런 생각은 못 끊은 담배처럼 몸에 해롭다. 작심 365일은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다. 지금까지와 다른 좀 섬세하면서 너그러운 처방이 필요할 뿐이다.

# 목표는 높아야 제 맛이다?
그러니까 실패한다. 너무 욕심을 내서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단번에 성적을 전교 100등을 올리겠다든가, 몇 년 안에 몇 억을 벌겠다든가, 몸무게를 한 달 만에 10kg를 빼겠다든가 하는 식으로 비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면 안 된다.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서 할 수 있는 목표여야 지치지 않는다. ‘이 정도면 만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수준이면 적당하다.

# 100점 아니면 다 빵점이다?
그러니까 해마다 ‘실패!’라고 쓰라린 자기학대를 한다. 목표는 고정적이라도 계획이란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가야 잘할 수 있다. 처음 세운 계획에만 집착해서 잘 실행하면 100점, 중간에 삐끗하면 다 빵점 처리하는 건 포기하게 되는 지름길이다. 자신이 일하거나 노력하는 진짜 목표는 어떤 것을 이루어가기 위한 과정, 그 자체에 있다.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치하하며 격려해야 한다. 산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리려면 등산이 제격이다. 헬리콥터를 탈 수도 있지만 성취감은 없다. 등산 초보가 유달리 정상을 찍는 일에 집착한다. 등산 베테랑은 산이 좋아서 오르는 것, 차근차근 자신의 페이스대로 오르다가 7부 능선 쯤에서 하산 길로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만큼 산에 올랐던 즐거움이 없어지지 않는다. 7부 능선까지 간 자신을 대견하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자. 자신이 스스로에게 한 칭찬에 힘입어 계속 앞으로 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러면 당신은 늘 성공하는 사람이다.

# 실수는 실패다?
언제부터 그렇게 자신에게 엄격했을까? 평소에 모든 생활에 엄격하고 철저하지 않았으면서 유독 새해 계획에 엄격하게 구는 건 실패를 자초하는 길이다.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새해 결심을 계속 실천하는 데 힘이 된다. 만약 금연을 목표로 삼았다고 하자. 어느 날 친구의 유혹에 굴복해 담배 한 개비를 피웠다고 ‘또 실패야. 난 역시 의지박약이라 안 돼’라고 하기 쉽다. 이렇게 자신을 비난해서 얻을 게 없다. 이럴 때는 ‘그래 오늘 담배 한 개비를 피웠지만 다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라고 다짐하며 결심을 이어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담배나 알코올, 약물 금지 맹세의 경우 첫해에 약 85% 사람들은 적어도 한번 이상 유혹에 넘어가지만, 그걸 실패로 규정하지 않고 계속 지키려고 노력하면 결국 성공한다고 말한다.

# 시시하고 사소한 계획은 맛이 없다?
뜬구름 잡는 스타일은 그런 맛만 볼 수밖에 없다. 사실 소소하고 작은 계획일수록 실천하는 즐거움이 더 크고 앞으로 의미가 있다. 예를 들면 이번 주 안에 무슨 책을 볼 예정이라든가, 이번 주에는 용돈 중 얼마를 저금할 것이라든가, 오늘은 담배를 몇 개비 줄일 것이라든가, 혹은 하루에 1시간 이상은 걷겠다든가 하는 식의 아주 사소한 계획의 실천에서 만족과 행복을 얻는다. 더 멀고 높은 목표에 집착하느라 서서히 지쳐가는 것보다 훨씬 성숙하고 성공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미래란 오늘의 연장. 1년 계획, 인생의 중장기 계획도 물론 중요하지만 하루 생활에 성실하면 결국 계획한 것은 대부분 이룰 수 있다. 작고 소소하고 재미있는 계획을 개발하자.

# 기록은 유치하다?
우린 뭐든 눈에 보이는 것을 좋아한다. 다이어트를 할 계획이라면 건강한 음식을 적당히 먹고 패스트푸드나 외식을 줄어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 음식 습관을 개선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실천 일기를 쓰면 더욱 도움이 된다. 기록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목표를 더 잘 달성한다는 연구도 있다. 예를 들면 운동을 할 수 없었던 피치 못할 사정, 담배를 피하기 어려웠던 상황을 일일이 기록하면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또 다시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될 때 대처방법도 찾을 수 있다.
# 언제 무엇을 할지만 계획하면 된다?
이제까지 안 해본 방법일 수 있다. 지금까진 언제 무엇을 할 지 시간만 계획했지만 올해는 그 일을 할 장소에 대한 계획도 집어넣는다. 종교시설에 들어가면 저절로 옷매무새를 고치고 엄숙한 마음가짐이 되는 것처럼 장소는 어떤 행동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좀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잘 안 온다면 평소에 잠자리에서 이런저런 다른 일들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침대에선 잠만 자자. 하기 싫어도 일단 학원까지만 가면, 헬스클럽까지만 가면 하게 된다는 사람이 많다. 오늘은 정말 하기 싫어도 일단 학원까지, 헬스클럽까지 가자. 그래도 정 싫으면 다시 돌아올지언정 일단 해야 할 장소에 머무르는 것이다.

# 참는 것이 늘 이긴다?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흡연 충동을 의지력으로 참으려 하기보다 아예 마음에서 지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말한다. 담배를 참는 것보다는 운동을 하면서 담배 생각을 잊었다는 것. TV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마시멜로 실험'에서도 증명된다. 유아기 꼬마들을 대상으로 마시멜로를 나누어주고 그 마시멜로를 5분 동안 먹지 않고 참으면, 돌아와서 2배로 준다고 약속했다. 거기서 유혹을 이겨낸 아이들은 창밖을 쳐다보거나 다른 곳을 응시하며 앞에 있는 마시멜로의 존재를 무시하고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고 노력했던 아이들이었다.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초인적인 의지력을 시험하기보다 내 관심을 자꾸 다른 데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한국조폐공사>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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