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많이 본 듯 한데....」
어디서 봤을까?
도무지 떠 오르지 않았다.
「Z」를 처음 만났을 때, 그랬었다.
그러다가 훗날 「아하! 그렇군, ㅎㅎㅎ」
혼자 실소 했었다.
 
「Z」를 닮은 그림을 어느 날, 절에서 발견했다.
부처님을 둘러 싼 탱화 속에서였다.
 
은행원으로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다 결혼한 Z는 임신 후 전업주부가 됐다.
아이 둘(딸, 아들) 낳고 딸이 대학 입학 할 때까지는 잘 살아 왔다.
 
3년 전 남편은 지방으로 전근이 됐다.
가족 모두가 따라 갔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큰 싸움은 없었지만 두드러진 마찰 현상이 생기긴 했었다.
 
남편은 돈을 잘 내놓지 않고 혼자만 썼다.
「Z」는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아들, 딸을 키웠다.
나름대로 열심히 봉양했다.
코피가 터질 정도로.
남편에게 돈 달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만큼 돈 타 쓰는 일이 지겨워 졌다.
빚을 내기 시작했다.
 
「Z」의 삶은 빚 갚는 일상이 되풀이 되고 있었다.
「왜, 사는가?」를 되 묻는 때가 많았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남편의 정력이었다.
거의 매일이다 시피 요구하는 잠자리 때문에 미칠? 지경이 됐다.
밤이 오는 것이 무섭고 괴로운 운동이 되고 드디어는 상처로 이어졌다.
 
지방 생활이 시작된 뒤로 남편은 더욱 바빠졌다.
매일 술 취해 들어왔다.
매주 주말이면 서울로 출장을 갔다.
남편의 서울 출장이 「감춰둔 여인」 때문인 것을 알기까지 3년의 세월이 걸렸다.
남편은 바람이 난 지 10여년이 됐건만...
그 것을 별 의심없이 살아 온 Z.
 
그만큼 순수?하고 멍청했던 Z
드디어 지난해 이혼 소송을 냈다.
남편은 은행에서 잔뜩 대출을 받아 위자료 한푼 나올데 없이 처신해놓고 있었다.
「돈」, 「돈 될만한 것」은 다 빼 돌리고 없었다.
 
이혼녀 소리 듣지 않으려고, 아들, 딸에게 이지러진 부모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던 Z.
 
Z의 명은 갑진(甲辰)년, 을해(乙亥)월, 정사(丁巳)월, 축(丑) 또는 인(寅)시, 대운 9.
 
조상의 잘 못 됨이 있었다.
유전적 현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겨울 화(丙, 丁)일주는 관성이 기신(忌神)인 경우가 많다.
좋은 직장, 좋은 학교, 좋은 남편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겨울 정화(丁火)가 목이 많이 있으니 너그럽고 굼뜨고 멍청해 보일 수밖에.
겨울 나무를 쪼개고 잘 다스릴 경금(庚金)만이 약이 된다.
그래야 벽갑인정지명(劈甲引丁之命)이 될 것 아닌가?
 
산다는 것은 어차피 그립고, 사랑하고, 괴롭고, 아프고, 즐겁고, 슬프고, 그런 연속선 상에 있는 것을...
 
부부는 손잡고 잘 살아야 한다.
그 중심에 있는 돈 통(痛) 섹스통(痛) 없이 말이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