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은 승진을 하여 경영자의 자리로 가는 것이 성공의 길을 보여주는 척도처럼 되어버렸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이 성공의 전부일 순 없다. 비록 실무자일 때는 성공적이었을지라도 조직을 책임지고 아우르는 경영자의 자리에서는 얼마든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리더를 괴롭히는 일은 결정적인 선택 앞에 판단력을 요구할 때다. 수많은 정보와 자료를 분석하고 연구해도 결정이 어려운 일들이 무수히 선택을 기다린다. 작은 실패의 경험이라도 큰 상처로 안게 되면 자신의 역량에 자신감을 잃는다. 오늘 확보한 자료가 내일이면 낡은 것이 되는 세상에서 어떻게 선택과 결정 문제의 오류를 줄일 것인가. 내 미래의 물길을 바꿀 수 있는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 똑똑한 머리보다 똑똑한 귀와 ‘직관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을 한다. 가족구성원을 빼고는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거의 모든 것이 선택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하는 문제부터 진로, 결혼, 직장, 사업에 이르기까지 선택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조직을 책임지는 경영자는 모든 조직구성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많은 결정과 판단을 해야 한다. 잠을 못 이루는 밤이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렇다면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뛰어난 경영자나 조직의 리더들은 산전수전으로 배양된 직관의 힘을 믿는다. 직관의 달인으로 불리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이 매킨토시를 만든 계기도 직관을 따른 결과였다. 대학 시절 학교 안의 포스터와 게시물을 보면서, 그런 글자체를 어떻게 만드는지 호기심이 일어 글꼴 관련 과목을 들었던 것이다. 그건 순전히 직관을 따라간 결과였다고 잡스는 밝힌 바 있다. “내가 나의 호기심과 직관을 따라가다가 부딪친 것 중 많은 것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들로 나중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인 아인슈타인도 “정말 중요한 것은 직관이다”라고 말했다. 지식과 논리를 중시할 것 같은 과학자가 논리력 분석력도 아닌 ‘직관’을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건 놀랍다. “그렇다면 그의 상대성이론도 갑자기 섬광처럼 번뜩이는 어떤 영감에서 온 거란 말인가?” 하고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아니라도 지성이나 논리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경험할 때가 많다. 모든 자료의 분석과 전망이 좋아도 이치대로 성공하지 못하는 일도 많다. 오늘은 고급정보였지만 내일이면 낡은 데이터가 되기도 쉽다. 따라서 지식만으로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다.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우리가 때로 ‘예감이 좋지 않다’, ‘이번에는 감이 좋다’하는 말을 많이 한다. 이것이 내면, 곧 직관의 소리다. 하지만 감각이나 일상적인 경험, 이성을 통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이라 신뢰에 의심을 품을 수 있지만, 훌륭한 리더 치고 직관과 통찰력을 가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들은 직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올바른 결정과 판단을 한다. 성공한 리더가 되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더 좋은 ‘머리’가 아니다. 그보다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똑똑한 ‘귀’이다. 결정적 순간을 정확히 인식해 올바른 선택을 내리는 힘은 바로 직관에 있다.

# 모방하되 나만의 것을 조합하여 창조하라
파블로 피카소는 20세기에 가장 창조적인 화가로 꼽힌다. 하지만 그가 1901년에 그린 자화상은 마치 사진을 찍어놓은 것 같이 잘 그리긴 했지만 누구의 그림인지 알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1907년에 그린 자화상은 누가 보아도 한눈에 피카소의 그림인 줄 안다. 이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1905년 피카소는 센세이션을 일으킨 마티스의 전시회를 보게 되는데, 거기서 그는 마티스의 딸이자 조수인 마거릿을 만난다. 그런데 그녀가 가져다 준 그 당시 희귀한 아프리카 조각상 보며 피카소는 큰 전율을 느낀다. 그는 거기서 자신만의 새로운 화풍을 창조하기에 이르는데, 그 깨달음은 ‘아비뇽의 처녀들’이라는 작품에서 꽃피운다. 마티스의 화풍과 유사한 점이 많지만 아프리카 조각상의 거친 모습을 넣음으로써 평범한 화가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의미 있는 화가가 된 것이다.

모방은 제2의 창조라는 말은 이미 낡은 수식이 된 감이 있지만 피카소 시대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세상에 100% 새로운 것은 별로 없다. 두뇌에 저장된 수많은 지식이 잠재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다가 어디선 아이디어나 새로운 방식과 만났을 때 ‘번쩍!’ 하는 창조적 아이디어가 직관의 형태로 찾아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도 이러한 직관은 두뇌에서 무의식중에 온다고 한다. 침착함과 결단력이 만나면 더욱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이러한 직관은 피카소나 마티스 같은 무슨 거장들이나 가능할 것 같은 능력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타고나는 것보다 후천적인 훈련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성공하는 경영자들을 보면 직관력 또는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무수히 많은 책을 읽고 배우고 경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정 분야, 자기 전문분야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도 그 외의 분야도 폭넓게 공부해야 한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은 자신의 전문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를 반씩 나누어 독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뛰어난 리더들은 처음 시작부터 저절로 비전이나 사명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늘 성실하다. 무수한 역사적 책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깨닫게 해준 가르침을 꾸준히 축적해 놓았다가 어느 순간 살아가는 중에 섬광 같은 깨달음을 선물 받는다. 끊임없이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탐독하고 내안에 스스로 질문을 하며 매일 삼시 세끼 밥 먹듯, 끊임없이 읽고 되새김질을 하는 과정을 반복해보자. 언제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그것이 온다. 섬광처럼.

# 하루 5분 내면의 풍경에 집중하라
<팅(Ting)>의 저자 아루파 테솔린은 직관력을 높이기 위해서 ‘하루에 아주 적은 시간을 투자할 것’을 권한다. 명상하는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고 호흡하면서 5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각, 감정, 자신 안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자각하라고 말한다. 어떤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그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왔다가 사라지도록 그냥 두고 호흡에 집중해야 한다. 그는 매일 5분씩, 잘 된다면 10분으로 늘려나가는 방법을 권한다.

직관력과 통찰력이 뛰어난 리더들은 실패를 많이 해본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좌절하거나 상처받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저러한 자각을 통해 직관과 통찰을 키워줄 자양분을 키워왔을 것이다. “나는 왜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남들보다 앞서가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자책이 많은 사람이 지금의 나라면,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좌절하고 원망할 것인지, 아니면 명상과 자각을 통해 직관과 통찰의 힘을 기를 것인지 말이다.
아루파 테솔린의 방법을 통해서도 나타나듯 시간을 갖고 끊임없이 성찰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리더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 대부분 어떤 직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동안의 노력과 훈련에 따라 신뢰성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 직관에 대한 신뢰가 부족할 경우 이를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에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올바른 판단이었다면 어떤 생각으로 결단했나. 과거 사례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피드백이 있는가? 과거 경험했던 감정이 지나치게 강렬하지는 않았나? 과거 사례가 현재 판단에 방해가 될 정도로 강렬하다면 판단을 유보하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 이해관계나 친밀함이 형성되어 있어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가? 이러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말고 충분히 고려하여 엄격하게 판단한다.

이제 우리 안에 있는 직관이라는 거인을 깨울 때이다. 한두 번 흔들어서 안 일어난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깨워서 활동하게 해야 한다. 직관은 우리를 위해 일할 기회를 주기만 하면 우리의 올바른 판단을 도와 비즈니스를 넘어서 우리 삶 전체에 크게 이로울 것이다. 직관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자.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직관도 발달한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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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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