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계층이 중간관리자다. 신입사원은 실수를 해도 “죄송합니다. 제가 잘 몰랐습니다. 다음부터 같은 실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하면 되지만, 이들에게 그게 안 통한 지는 오래다. 나의 실수는 물론 부하의 실수까지 안고 가야 한다. 이 모든 어려움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은 조직의 목표이다. 영업이익이든 매출달성, 품질개선, 신상품 개발이든 목표를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은 중간관리자의 운명이다. 

# 자주적으로 문제의식을 갖는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이나 책임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회사의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것, 팀원의 성장과 발전에 영향을 주는 것, 그리고 자기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 회사의 영업 이익에 기여하는 일은 관리자로서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영업이익은 여러 부분에서 생각할 수 있다. 트렌드를 미리 읽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거나 대리점 등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한다거나 더 나아가 해외진출을 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영업담당자나 상품개발자들도 고민하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관리자는 자주적인 문제의식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 자기 자신의 위치에서 내가 해결해야 할 것이 무엇이며 언제까지 어떤 결과를 내야 하는지 봐야 한다. 사장이 와서 묻든 상무가 와서 묻든 회사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자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혹시 묻는다면 그에 대한 거침없는 답변이 준비될 수 있어야 한다. 이 달, 혹은 이번 분기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 혹은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서, 내부비용을 줄이려면… 등등 우리 회사, 우리 팀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고 고민하는 가운데 나올 수 있다.

누군가 위에서 내려주는 목표만 보며 매달리다보면 피곤하게만 느껴진다. 무슨 일이든 내가 적극적으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임하면 일은 새로운 성격을 가지고 다가온다. 이것은 나 스스로 회사와 조직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마지못해’, ‘죽지 못해’ 다니는 직장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관찰하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가운데 내가 해야 할 일, 팀이 해야 할 일에 대한 목표의식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반대로, 마지못해 다니는 직장이 다닐 만한, 다니고 싶은 직장으로 내 안에서 새롭게 리모델링되는 과정도, 내 생각을 바꾸면 ‘할 만한 일’, ‘내가 할 일이 많은 직장’으로 얼마든지 거듭날 수 있다. 무엇이든 스스로 하려고 할 때 내가 부딪쳐야 할 대상의 성격은 바뀐다.

# 팀원들을 함께 움직이게 한다
아무리 좋은 의미를 가진 목표도, 목표를 이루었을 때 가질 수 있는 장밋빛 성과와 보상도 나와 함께 할 팀원들이 함께 해주지 못한다면 한갓 꿈으로만 남을 수 있다. 억지로 끌고 간다면 어느 정도 해낼 수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팀원들이 공감하고 공유하지 않는 목표는 한계가 분명하다. 아무리 자기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고, ‘하기만 한다면 이거 정말 대박이다!’라고 생각하고 혼자 신이 나 열심히 앞에서 이끌어봤자, 부장이나 팀장이 왜 이런 지시를 내리는지, 내가 왜 이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 열심히 하면 나한테는 뭐가 좋은지 팀원들 스스로 이런 생각에 대한 정리와 납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목표를 달성하긴 힘들어진다.
조직원들과의 문제 공유는 수많은 대화를 필요로 한다. 의례적인 회의가 아닌 불꽃 튀는 토론이나 논쟁도 때로 필요하다. 그 논쟁에 관리자가 끼어들기보다 팀원들을 말하게 해야 한다. 이야깃거리나 문젯거리, 이슈, 한두 가지의 대안은 관리자가 먼저 던진다고 하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성, 합리성, 또 다른 대안에 대해서 끊임없이 방법을 찾게 하는 것이다. 관리자가 던진 대안에 대해서도 진짜 대안을 만들어가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일 뿐이라는 전제 아래, 강요하지 말고 치열하게 비판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이 부분을 잘 해야 팀원들이 눈치 보지 않는 진짜 의미 있는 회의나 토론이 가능하다.

아이디어 회의라도 진짜 쓸 만한 아이디어를 건지겠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채근하지 말고, 팀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응용해서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찾고 관리자 스스로가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 방안을 찾아내기도 한다. 좋은 대안이나 해결책은 머리가 반짝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런 대화와 논의를 통해 하나하나 불필요한 껍질을 벗겨내면서 완성되는 경우가 더 많다. 길게 앉아서 진행하는 형식적인 회의를 조심하고, 그때그때 필요할 때 가볍게 원탁에 서서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바로 자기 업무로 돌아가는 융통성 있는 방법도 생각한다.

# 상사에게 S.O.S를 친다
중간관리자는 그야말로 가운데 관리자다. 자신이 모두 어찌하지 못하는 일에 대해서는 다시 윗선에 도움과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자신의 상사 역시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 실제로 중간관리자보다 그의 상사들은 해당 문제를 조금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해결책을 찾아가기 위한 방법론적 솔루션을 많이 알고 있다. 이걸 해결하지 못해서 상사가 무능하다고 질책하는 것이 두려워 혼자 해결하려고 끙끙거리는 것보다는, 상사와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하려 한다는 협조적인 자세의 부하라는 이미지를 주는 것이 더 좋은 해결책이다.
그리고 상사는 자신이 없어도 일사천리로 일을 잘해내는 부하가 어느 순간 불편하고 껄끄러울 수 있다. 어느 상사도 자신의 존재가 있으나마나 하길 원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부하에게 필요한 상사가 되길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공유하는 일은 잘하면 상사와의 관계를 한 단계 크게 발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상사에게 너무 자주 SOS를 하다보면 상사가 ‘아예 니가 상사해라. 내가 중간관리자 할게’하는 심정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상사에게 독자적으로 스스로 문제를 잘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상사와 상의하기 어렵다면, 외부 지인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그 방면의 전문가라고 해도 절대 회사 내의 사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해서는 안 된다. 외부 전문가에게는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듣겠다는 생각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좀 넓은 시각을 갖는데 도움을 받겠다는 자세면 적당하다. 거시적인 문제해결 방향을 듣고 이를 잘 응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으면 충분하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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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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