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최고의 결정을 위해 머리 아픈 당신을 위해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라는 유명한 광고 카피가 있었다. 어떤 것을 선택하거나 결정해야 할 때 필요한 판단력의 중요성을 다룬 이 말은 그 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져 회자되기도 했는데, 그 중에서 백미는 결혼할 배우자를 선택하는 문제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었다. 냉장고나 배우자 고르는 일뿐만 아니라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과 결정의 기로에서 놓이게 된다.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하는 사소한 고민에서부터 회사의 중요한 거래나 계약을 결정해야 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판단해야 하는 일의 연속이다. 잘 된 선택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 실패를 줄이는 판단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나의 판단과 결정에 믿음직한 신뢰가 생기는 노하우를 찾아본다.

# 경험과 안목이 판단력을 키운다
역사 속에서 빛나는 ‘위대한 판단’을 살펴보면 존 F. 케네디와 쿠바의 미사일 침공이 꼽힌다. 케네디는 소련의 움직임에 발빠르게 대처해서 긴장을 완화시키고 숙명적인 대결을 피하게 하였다. 당시 급박하고 절박한 상황이 나중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케네디의 용기 있는 결단에 박수를 보내고 존경을 표했다. 만약 케네디가 그 반대의 판단을 했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존경은커녕 많은 사람의 불행을 초래했을 것이 분명하다.

특히 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게 판단력의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기업의 CEO든 스포츠 감독이든 전쟁터의 지휘관이든 두 사람 이상이 모인 팀, 혹은 조직이라면 둘 중 한 사람은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평범한 회사원이라도 어느 상황이든 임명되지 않았어도 리더가 될 기회는 자주 있다고 봐야 한다. 나 혼자 한 그릇 먹는 점심으로 자장면과 짬뽕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나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판단력의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나의 현상이 특별한 것인지 일반적인 것인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 무시해도 좋을지,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계속 추진해야 할지 중단해야 할지… 이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경험에서 비롯된 선지식과 안목이다. 평소 아주 많은 경험의 소유자라면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 때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 그 판단은 최선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험은 어떤 것을 결정하고 판단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나 근거는 될지 모르지만, 모든 것을 경험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능력중의 하나가 바로 안목인데, 시야를 넓게 가지고 전체를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고 그냥 저절로 생기지도 않는다. 노력이 필요하다.

# 독서를 통한 경험력 높이기
세종대왕이 어릴 때부터 책을 지나치게 좋아하여 고질적인 눈병을 안고 살았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나폴레옹은 이집트 원정을 떠날 때도 배에 천여 권의 책을 싣고 갈 정도의 다독가로 52년 간 8천여 권의 책을 읽었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 전 수상은 청년시절 새로 수입되는 신간도서를 구하기 위해 부둣가에 나가 오랫동안 기다리는데 시간을 썼다고 한다. 다독가가 모두 크게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수많은 위대한 리더들은 대부분 책벌레였다는 점은 말하는바가 크다.

독서가 간접경험의 보고(寶庫)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통해 자신을 성공시켜간 사람들은 독서를 통해 경험치를 높여갔다고 할 수 있다. 판단력이 경험에만 의존할 수 없다 해도 경험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훨씬 낫다. 그리고 경험의 축적은 통찰력과 안목을 기르게 된다. 전체를 보고 종합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판단력은 경험과 학습에 의해 키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중요한 교훈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한 재생산 능력이 없으면 그 경험은 있으나마나하다.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그 경험이 이후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가는 데 의미 있게 작용하는지 아닌지가 그래서 중요하다. 독서의 위력은 바로 그냥 ‘앎’이 아니라 ‘앎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인문학을 통한 통찰력과 판단력을 기르는 자기계발을 권한다. 인문학 독서야말로 창조적으로 사고하고 소통하는 인간 능력 향상의 첩경이자, 지식기반 사회로 불리는 21세기 경쟁력의 근원을 다지는 일이다. 철학이 모든 학문의 왕이듯 인문은 모든 실용서의 왕이다. 요즘처럼 속도가 빠르고, 변화무쌍한 시대일수록 과거와 현재를 정리하고 미래를 전망하며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돕는 인문학 독서가 꼭 필요하다. 삶에서의 성취와 나락이 순식간에 뒤바뀌기기도 하는 시대, 평소에 인문학 책을 읽으며 삶의 뿌리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것은 어떨까.

# 최고의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다
중국에서 전해져오는 고사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조나라의 어떤 사람이 집 안에 들끓는 쥐를 없애기 위해 중산국에 가서 고양이 한 마리를 사 가지고 돌아왔다. 그런데 이 고양이는 쥐를 잘 잡지만 닭을 물어 죽이는 버릇이 있었다. 집의 쥐를 모두 잘 잡아 쥐로 인한 피해가 없어지긴 했지만 집 안의 닭 역시 모두 고양이에게 물려 죽고 말았다. 이런 광경을 보고 고양이를 사온 아버지에게 아들이 물었다.
“아버지는 왜 이 고양이를 내쫓지 않으십니까?”
즉, 공보다 잘못이 더 크단 얘기였다. 그러자 아버지가 대답했다.
“네가 뭘 몰라도 단단히 모르는구나. 우리 집의 골칫거리는 쥐지 닭이 아니다. 쥐가 집 안의 양식을 축내고 옷을 갉아 놓으며 담장에 구멍을 뚫고 가구와 그릇들을 망가뜨렸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껏 피해가 이만저만 아닌데 어떻게 고양이를 없애겠느냐? 닭이 없으면 닭고기를 먹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고양이를 내쫓았다가 쥐들이 다시 들끓으면 그땐 어쩌겠느냐?”

아무리 위대한 판단, 정확한 판단이라도 늘 ‘최고’ 혹은 ‘완벽함’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어떤 좋은 점이 있으면 문제점은 늘 있기 마련이다. 어떤 한 가지를 선택할 때, 선택하지 않은 것에 들어 있는 장점을 어쩔 수 없이 버리게 되는데, 말하자면 그 문제점은 ‘선택한 것에 치르는 비용’ 같은 것이다. 조나라 사람에겐 닭이 그 비용이었다. 판단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이러한 비용을 최소화하는 사람이다. 궁극적인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음으로써 객관적인 시각을 잃지 않고, 비용을 최소화한 선택은 옳은 판단의 기준이 된다. 작은 것에서부터 최고에 대한 강박증을 버리되 최선을 위한 생각의 교통정리를 계속 해나가는 연습을 하다보면 궁극적으로 최고의 판단은 늘어나게 될 것이고 후회는 줄어들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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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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