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사소한 말로 신뢰의 탑을 쌓아라

사람들은 내 등 뒤에서 내가 하는 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저 사람은 믿을 만해” “OO씨가 하는 말이니 맞겠지 뭐”일까? 아니면 “저거 믿어도 돼? 진짜야?” “또또또 시작이다. 도대체 믿음이 안 간단 말야” 하는 쪽일까? 무슨 말을 해도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과는 직장동료든 친구관계든 진정어린 관계로 나아가기 어렵다.

상사는 눈에 빤히 보이는 사소한 거짓말을 일삼는 부하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직장인들이 작은 거짓말, 사소한 거짓말, 애교로 받아주시겠지 하는 거짓말에 대한 유혹이 적지 않다. “저, 오늘 몸살이 나서요…”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업무시간 이후 회식 같은 모임을 앞두고 상사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하는 이런 말들. 이젠 너무 빤해서 식상하다는 상사도 많다. 누구나 피곤하고 집에 빨리 가고 싶은 사람도 많은데,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기 쉬운데 매번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빠지려고 드는 부하직원이 얄밉다.

‘핑계대기’ ‘둘러대기’ 같은 상황모면성 거짓말과, ‘멋있다’ ‘대단하다’ 같은 아부형 거짓말, ‘처음 듣는 얘긴데요’ 같은 오리발형 거짓말, ‘맡겨만 주십시오’ 같은 호언장담형 거짓말은 직장인들에겐 비교적 흔한 거짓말인데, 이것이 위험한 거짓말은 아닐지라도 그게 쌓이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다고 조직생활에서 스스로 치명상을 입게 된다. 제사 핑계대고 회식에 빠졌다가 2차를 하고 있는 동료들과 정확히 마주친다거나,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여자친구와 극장에서 데이트를 즐기는데 직장동료가 뒷자리에서 넌지시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계속 주시했다면? 등골에 식은땀이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빈말을 일삼는 사람은 신뢰하기 어렵다. “고마워요. 언제 밥 한 끼 살게요” “감사합니다. 조만간 제가 술 한 잔 사겠습니다” “제가 다음 주에 전화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끝. 같은 말은 시간과 장소를 정해두지 않아서 그런지 없던 일이 되거나 대부분 지키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나한테 이런 말을 많이 들은 사람은 돌아서면서 ‘맨날 말로만…’ 이러면서 비웃을 수 있다. 사실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는 친구끼리, 연인끼리, 직장동료끼리 저런 빈말을 참 많이 하고 산다. 그래서 어쩌면 듣는 사람도 무감각하게 ‘말이 그렇다는 거겠지’ 하고 만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듣는다. 신뢰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사소하게 지나가는 말과 같은 이런 약속을 반드시 지킬 필요가 있다. 보통 이런 말은 듣는 사람도 으레 하는 말로 알아듣고 곧 잊고 말지만, 그럴 때 지난 번 약속을 상기시키며 진짜 밥이라도 한 끼 대접한다면 남다른 감동과 함께 나에 대한 재발견의 기회를 안길 수 있다.

이런 경우와 연장선에서 악의도 없고 늘 웃는 얼굴로 재미있고 유머러스한 사람이 짜증난다는 사람도 있다. 모 유통회사에 근무하는 직원 K씨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담이고 어디서부터가 농담인지 구분이 안 가는 선배가 있는데, 정말 종잡을 수 없어서 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진지하게 이야기해야 하는 때에도 늘 싱글싱글 웃으며 우스개와 농담이 80%쯤 되게 이야기해서 자기만 진지하게 믿었다가 바보된 경우도 많고, 그냥 웃자고 한 소리인 줄 알았는데 뭘 진지하게 요구하는 말이었다는 걸 알고 당황한 적도 있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은 이 선배 때문에 여러 차례 홀로 울었다고 한다. 유머와 농담은 분위기 파악과 타이밍이 생명인데, 그것이 너무나 일상화되어서 어떤 경계선이 없다면 싱거운 사람, 실없는 사람, 우스운 사람이 된다.

‘10년 우정’ ‘15년 거래’ 그런 것들이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릴 수 있는 건 신뢰가 깨졌을 때다. 신뢰를 회복하긴 어려워도 그것이 한 번에 깨지기는 너무나 쉽다. 그래서 신뢰는 사실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유리그릇에 비유되지만 사실은 좀 다르다. 절망하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새로운 자신을 모습을 보여준다면 회복 시간은 더디지만 그 믿음을 서서히 찾을 수 있다. 그것을 잘 아는 사람들의 사려 깊은 행동은 그 사람을 조직 속에서 크게 하고 주류가 되게 한다. 따라서 신뢰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 작은 약속, 사소한 약속도 반드시 지키고 지키지 못할 빈말을 남발하지 않는 자기관리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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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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