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5km 되는 구간을 하루 종일 시계추처럼 오가는 버스가 있다. 별로 막히는 길도 아니고 그렇다고 구불구불 신경 써야할 길도 아닌 평범한 포장도로. 버스를 운전하는 운전기사는 늘 같은 사람이다. 운전기사는 참 지겨울 만도 한데 늘 밝은 얼굴로 앉은 자리에서 버스를 타는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목례를 하고 인사말을 건넨다. 노인이나 아이들이 타면 자리에 모두 앉을 때까지 차를 움직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버스 안 손님들의 주된 나이를 감안하여 음악도 그때그때 분위기를 바꾸어가며 즐겁게 일한다.

이렇게 늘 같은 일을 휘파람을 불면서 신나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을 하면서도 있는 대로 늘 불만에 가득 찬 얼굴로 마지못해 일한다. 그런데 무슨 일이든 즐겁게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게 하는 사람과의 수명 차이가 10년 이상 난다고 하면 사람들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것은 단순한 가정이 아니다. 단순하게 수명의 차이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지위나 물질적 소유 등 모든 면에서 볼 때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과 짜증을 내며 하는 사람의 결과가 다르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여유로운 유머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데 그들은 성공하거나 부자이기 때문에 즐거워진 것이 아니라 즐겁게 살아왔기 때문에 성공하고 부자가 되었다.

즐겁지도 않은데 어떻게 웃냐, 웃기지도 않은데 어떻게 웃어? 나도 좀 즐겁게 살고 싶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요즘은 사실 더 많다. 코미디 프로그램은 자기들끼리 넘어지고 자빠지고 하면서 억지로 웃기려고 해서 유치하기만 하고, 뉴스는 웃음을 주기는커녕 울화증만 더해주고,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제 할 일에 바쁜 듯하니, 도무지 웃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가 웃겨주지 않아도, 웃을 일이 별로 없어도 잘 웃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늘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다. 과연 그들의 마음속에는 고민이나 걱정거리가 없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세상사람 중에 한 가지 이상의 고민거리나 걱정거리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다만 그들은 고민과 걱정을 처리하는 방식이 남다를 뿐이다. 잘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항상 잃지 않으며,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쓸데없이 자신을 괴롭히지 않으며, 타인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자기 안에 오래 가지고 있지 않으며, 좋지 않은 사건에서도 절망과 우울보다 희망과 낙관의 근거를 더 빨리 찾는다.

어린아이는 하루 평균 4백번 웃는 데 비해 어른은 불과 15번 웃는다고 한다. 만일 어린아이가 어른처럼 잘 웃지 않는다면 성장도 늦을 뿐 아니라 각종 질병 이환율도 훨씬 높을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까지 있다. 그만큼 웃음은 정신적인 건강은 물론이고 신체적인 성장이나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나 치료율까지 높아 실제 치료의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한다. 크게 소리 내어 웃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세포가 활성화돼 신체의 면역력도 좋아진다. 또한 큰 소리를 내어 웃는 것은 산소의 섭취량을 증가, 심호흡과 같은 효과를 가져와 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이것은 따로 보약을 챙겨 먹으면서도 늘 부정적인 생각에 짜증을 내는 것보다는 하루에 몇 차례씩 크게 웃는 것이 보약 따로 먹을 필요 없는 영양제라는 의미가 된다.

오늘부터 무리하지 말고 자신의 생활패턴을 살짝 바꿔보자. 어제까지 늘 하던 일을 오늘은 조금 다르게 해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생기와 웃음을 찾을 수 있다.
하루 일곱 시간을 잤다면 이제부터 30분만 덜 자고 체조나 운동을 해본다. 자가 운전으로 늘 막히는 출근길이라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보고, 직장에서 인사를 받는 데만 익숙했던 분이라면 먼저 활기차게 인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렵지는 않은데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라 피해왔던 어떤 일이 있다면 한번 자발적으로 소매 걷어 부치고 그 일을 한다든가, 봉사나 기부에 냉담했다면 구걸하는 사람에게 천 원짜리 지폐 한 장 베풀어보고, 남들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거절이 어려워 늘 쩔쩔 매며 살았다면 단호하게 한번만 ‘아니요’라고 해보자. 한번만 해보면 그 뒤에는 쉬워진다.

오래 되어 익숙한 것일수록 그 방법을 바꾸어 해보는 것이다. 아마 나도 몰랐던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게 될지 모른다. “아,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조금만 다르게 해도 이렇게 즐겁구나” 할 것이다. 나만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리고 아주 작고 사소한 것부터 생활패턴을 바꾸기만 해도 인생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은, 인생을 잘 살아낸 사람들의 축적된 삶의 지혜이기도 하다. 오늘부터 우리도 해보자.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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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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