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따뜻하고 푸근한 고향의 '누이’ 청량한 ‘누이’

  따뜻하고 푸근한 고향의 ‘누이’ 청량한 ‘누이’

1등은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힘들다. 2등이 정상에 오르기 위해 죽을 힘을 쏟기 때문이다. 1등은 1등을 해도 불안하지만 2등은 2등이어서 부담이 적다. 펩시와 코카콜라. 물론 오랜 세월 코카콜라가 부동의 1위를 고수해왔지만 펩시와는 꽤 긴장감 있는 라이벌의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다가 뒤집혔다. 만년 부동의 1위일 줄 알았던 코카콜라가 펩시에게 자리를 내줬다. 펩시는 만년 설움을 딛고 세계를 평정한다. 왜, 어떻게 이런 지각변동이 일어났을까.

 

미래를 예측하는 CEO가 회사를 살린다

한 인도여성 때문이다. 2006년 펩시의 CEO로 등극한 인드라 누이는 펩시를 정상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다. 이미 코카콜라는 콜라업계의 주도권을 일찌감치 CEO가 되기 이전의 인드라 누이의 손이 쥐어주었는지 모른다. 2000년 인드라 누이가 펩시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임명될 때부터 2006년까지 펩시의 연평균 매출은 72% 증가하고 순이익은 두 배로 껑충 뛰었다. 2004년부터 펩시는 전체 매출에서 73억달러 차이로 코카콜라를 앞질렀다. 2005년 12월에는 시가 총액에서도 코카콜라를 제치고, 이듬해 2월 발표된 펩시 2005년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3% 증가하며, 28% 감소한 코카콜라를 완전히 따돌려 버렸다.

2001년 게토레이를 생산하는 퀘이커오츠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드라 누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최고경영자로 급부상했다. 코카콜라의 퀘이커오츠 인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역전극을 펼쳤기 때문이다. 펩시가 코카콜라를 추월한 것은 세계적인 웰빙 바람 탓에 탄산음료 시장이 위축될 것에 대비한 주스를 생산하는 음료업체 트로피카나 인수아 같은 경영전략을 펼친 인드라 누이 덕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탄산음료에 대한 기호가 변하면서 건강음료 바람이 거셌다. 최고경영자는 시장 변화의 예측을 누구보다도 발빠르게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다. 세계시장의 판도 변화와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쓰러진 회사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이 많다. 위기라고 외치기만 하는 리더는 필요 없다. ‘금년이 최대 위기다’라는 경영자의 말이 양치기 소년의 말처럼 공허하게 들린다는 직장인이 많다. 몇 년 째 위기라는데 정말 위기의식을 느끼기보다 타성에 젖게 된다는 것. 리더는 먼저 움직여야 한다. CEO가 되기 전부터 움직였던 인드라 누이의 노력은 지금의 펩시를 결정적으로 말해준다.


안주는 없다. 혁신의 리더십

미국사회에서 기혼여성이면서 유색인이라는 두 가지 무시할 수 없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백인 남성들의 견고한 장막을 뚫고 유리천장을 통쾌하게 깨준 인드라 누이의 저력은 통찰력과 추진력에 있었다. 이만한 능력을 갖기 위해 그녀가 기울인 노력은 백인남성들을 넘어서는 몇 배 이상이다. 젊은 시절 미국에 처음 건너온 그는 약점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고 고백한다.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 두려웠고 모든 일에 서툴렀으며 꿈은 저 멀리에 있었다.

이 이방인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두 배로 열심히 일했다는 그는 자신의 처지에 안주하고 숨어드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온전히 쏟아 부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일을 끝냈을 때 여유가 남아 있다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봐도 좋다하니 몸과 마음을 풀가동 시키는 그는 정상에 오른 펩시의 혁신을 다시 한번 주문한다.

“당신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사라진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그것을 모방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실제 최근 코카콜라는 펩시의 사업 모델을 모방하며 맹추격 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드라 누이의 리더십이 다시 혁신이 필요한 펩시에서 어떻게 발휘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머니로부터 내려오는 어머니 리더십

인드라 누이 펩시 회장은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으로 꼽힌다. 인도에서 이민 온 가정에서 자란 것도 아니고 인도에서 태어나 인도의 대학을 나온 이방인이다. 마드라스 크리스천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인도경영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인드라 누이의 리더십은 어머니가 가정을 이끄는 리더십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매일 자식들에게 ‘앞으로 자라서 뭐가 되고 싶은지’를 물었고, 매번 가장 좋은 꿈을 말한 사람에게 상을 주었다고 한다. 또 여성 최초로 펩시 CEO에 선임되던 날 집에 들어가서 기쁜 소식을 전하려고 했던 누이는 우유를 사오라는 어머니에게 중요한 한 마디를 듣는다. “집에 들어올 때는 네가 밖에서 썼던 왕관을 벗어 놓고 들어와야 한다. 집에서 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이자 엄마라는 자리란다.”

어머니는 가정의 CEO로 가정과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인드라 누이 또한 세계적인 기업의 CEO지만 ‘일과 가정의 조화’를 누구보다 강조하는 경영자다. 가정이 편안하고 화목해야 일하는 것이 즐겁고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논리다.

이러한 어머니 리더십은 가족만큼 펩시를 사랑한다는 고백과 함께 펩시 조직을 가족적인 결속력으로 다지는 데 공헌한다. 회사 우선, 집안일보다 직장 업무 우선의 강성코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여성리더십의 가장 효과적인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는 리더라고 할 수 있다. 남성과 달리 권위와 위계 질서에 대한 의식이 강하지 않고 훨씬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하게 한다. 투자가들과 책상에 걸터앉아 대화를 나누고, CFO로 일할 당시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 강연에서 인도 전통의상 사리를 입고 나와 깜짝 노래공연을 펼쳐 갈채를 받았다.

시장의 변화는 끊임없이 계속되어 고객의 니즈가 바뀌고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해 기존의 회사들을 위협한다. 통제와 관리 일변도의 단편적인 리더십으로는 다양하고 급박한 상황에 대처해나가기 어렵고 상황에 맞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힘들다.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서 개인과 조직의 성취를 동시에 맛보게 하는 인드라 누이의 리더십은 앞으로도 한참은 펩시를 정상에 올리는 힘이 될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보령킴즈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 한국경제신문 한경닷컴 <전미옥의 오! 마이 브랜드> 칼럼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새로운 칼럼을 이메일로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