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의 창업자 ‘도요타 기이치로’
안으로 든든하고 밖으로는 자랑스러운 가장(家長) 리더

기업가면서 기업가답지 않은 사람이 있다. 기업 활동 본래에 목적인 이윤 추구에 충실하면서 그 목적에 반할 때는 때로 냉정한 판단조차 서슴지 않는 우리들의 고정관념 속에 있는 기업가의 이미지와 사뭇 다른 그런 사람이다. 부모 같고 든든한 배우자 같고 가족 같으니 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충성심과 성실함은 저절로 생긴다. 그러한 기업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창업자의 정신과 리더십을 가장 중요한 경영철학으로 삼고 그것을 오늘날까지 충실하게 계승하는 기업. 세계적인 자동차기업 도요타다.

‘사원=가족’의 철학을 감동으로 실천하다
도요타자동차에서 도요타 기이치로를 빼면 오늘날의 도요타는 없다. 도요타 기이치로가 1933년 도요타 자동차의 첫 시동을 켜면서 시작된 이 기업의 70년 넘는 역사는, 그 긴 시간보다 그 긴 시간이 지나도록 창업자 도요타 기이치로의 경영철학이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계승되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무려 80년간 자동차 기업 1위를 지쳐오던 GM으로부터 2007년에 비로소 세계 1위라는 명예로운 자리를 이어 받게 된 것도 결국 창업정신이 제대로 빛을 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기업이나 창업정신, 창업자의 경영철학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보통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손질되어오거나 때론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방향성을 다시 잡기도 한다. 하지만 도요타 기이치로의 철학은 말로만 직원들을 ‘가족’이라고 하고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대접을 하는 기업들과는 달리, 직원들을 확고한 자신의 가족으로 뿌리박은 경영자였다. 

누구든 내 가족에게는 무엇이든 계산하지 않고 주고 싶은 게 당연한 마음이다. 도요타 기이치로는 ‘종업원을 해고하지 않는 것이 경영자의 도리’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것을 죽을 때까지 지켰다. 회사가 어렵다고 사람을 자르기 시작하면 당장의 위기를 넘기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생각이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바닥에 떨어져 바로 생산성 저하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인간 중심, 즉 사원 중심이란 말은 요즘 시대엔 너무 많이 들어서 낡은 표현처럼 들린다. 사원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투자로 생각한 도요타 기이치로는 사원들이 경영자가 자신들을 가족과 같이 여긴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해줌으로써 백 마디의 말보다 더 확고한 믿음을 주었다. 누군가 자신을 믿고 그 믿음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데 그에 충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도요타 정신’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하나로 묶다
도요타 기이치로는 창립 당시부터 ‘강령’이라 부르는 ‘도요타 정신’을 제정했다. ‘첫째, 상사와 부하 직원이 하나가 되어 정성을 다해 업무에 임함으로써 산업보국을 실천하고 둘째, 연구와 창조에 마음을 다하고 항상 시류에 앞서 나가며 셋째, 화려함을 멀리하고 내실을 강건하게 다지며 넷째, 온정을 베풀고 우애의 정신을 발휘하여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며 다섯째, 신불을 숭상하고 보은 감사의 생활을 실천한다’는 이 ‘도요타 강령’은 도요타 기이치로의 경영철학을 압축한 것이다. 언뜻 산업근대화시대의 낡은 이념처럼 보이지만 기업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에 대한 철학을 세운 것이다. 실제로 이 강령은 지금의 도요타를 있게 한 하나의 구심점으로서 지금까지 그 빛이 바라지도 그 역할이 작아지지도 않았다.

무엇이든 초심이 중요하다. 도요타 역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시대의 부침 속에 성장했지만 숭고한 창립정신을 정립하고 그것을 전통으로 만들어갔기 때문에 2차 대전 이후의 불경기와 노사 분쟁, 1, 2차 오일 쇼크 등에도 살아올 수 있었다.

존경받는 집안의 자손이 된다
이러한 도요타 기이치로의 강령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준으로 만들어졌지만 실제 이러한 정신은 사내에서만 구현되기보다는 지역사회를 포함하여 더 넓게는 잠재적 고객까지 아우르면서 창립정신의 외연을 넓혀왔다. 도요타는 철저히 기업의 이익이 기업 안에만 머물지 않고 그 지역발전과 환경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을 아끼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현 도요타 자동차 본사 소재지인 고로모 공장을 설립할 때에도 도요타 기이치로는 5만 3000평에 이르는 공장 설립을 통해 지역 사회와의 공존을 추구해 왔다. 또 도요타가 오리건 주에 있는 포틀랜드 항구 해양터미널을 15년 동안 임대하기로 계약했을 때, 빗물의 유수 관리를 개선하고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보호하는 강둑을 복구함으로써 그 시설을 새롭게 발전시켰다. 그 항구에서 2년 동안 4000만 달러의 재개발 프로젝트 비용의 75%를 부담한 것만 보아도 의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도요타 기이치로는 기업의 이윤이 회사 내부의 이익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와의 공동 발전을 통한 상호이득을 추구해왔다.

이것은 리더십에서 중요한 전기가 되는 부분이다. 사원들이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존경받는 기업들은 자신이 그 기업의 일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진다. 따라서 충성심과 애사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그 기업 밖의 고객이나 지역주민에게도 존경받으며 신뢰의 기업으로 나아간다. 대대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며 덕을 쌓은 집안의 자손이 마을을 지날 때 나이와 관계없이 존중받고 존경받는 이치와 같다.

경영자는 사원이 자신이 속한 기업의 전통과 가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강력한 리더십의 근간이며 전방위적인 소통의 완성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자기 조직의 이익만을 위하지 않고, 기업 밖의 이익과 발전까지 생각할 때 조직의 리더, 업계의 리더로 우뚝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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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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