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얼굴 좀 보고 말합시다!


김부장은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한다.
거래처에 간다고 사무실을 나간 지 세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이대리는 짧게나마 전화 한통을 안 한다. 업무 보고까지 하라는 건 아니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는 거래처 직원을 제대로 만나기나 한 것인지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궁금하기만 한데, 벌써 미팅은 끝났을 시간이고 곧 퇴근시간도 가까워지지만 ‘곧 하겠지’ 하면서 기다린 것이 세 시간이 넘었다. 빨리 이 상황을 알아야 다음 일을 계획하고 진행시키는데,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이대리에게 화가 나서 더 참을 수가 없다.

김부장은 이 대리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안 받는다. 다른 직원들은 부장의 서슬을 보니 퇴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눈치가 봐지고, 김부장은 들락날락 끊지 못한 애꿎은 담배만 피워댄다. 그러다가 한둘 눈치를 보면서도 퇴근하기 시작할 무렵, 김부장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바로 이대리의 문자메시지였다.

<부장님. 죄송합니다. 저 이만 밖에서 퇴근합니다. 자세한 것은 내일 아침 말씀 드릴게요. 그럼 이
만.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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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한 세대를 알파벳으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은 ‘X세대’부터였다고 기억한다. 그 이후 Y세대, I세대, S세대, N세대 등이 줄줄이 등장했고, 최근엔 Q세대까지 등장했다. Q세대는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젊은 층이 온라인에 파묻혀 살면서 20대를 중심으로 말이 없어지고 있다(Quiet)며 붙인 신조어다. 사실 온라인이나 휴대전화 등을 통한 간접대화 시간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들은 상사나 부하직원, 혹은 동료들과 하루에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밖에 직접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직장인들이 급속히 ‘Q세대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업무의 온라인화가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상사에게 결재를 받거나 동료들과 대화하기 위해 이메일, 메신저, 인트라넷 등을 이용하다보니 별로 대화할 일이 없다. 하지만 직접 대화가 껄끄럽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등 성격이 점점 개인화되고 비사교적이 되면서 일어나는 문제이기도 하다. 온라인형 대화는 업무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문제가 없을 때는 괜찮지만, 오해나 갈등이 있을 때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얼굴을 조금 붉히더라도, 언성이 조금 높아지더라도 직접 얼굴을 대고 말하는 것이 좋을 때가 더 많다.

커뮤니케이션 잘 하는 사람이 성공하고 커뮤니케이션 잘 되는 조직이 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검증된 자료가 아니라도 우리는 모두 익히 알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면서 능력도 함께 인정받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그런 사람들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서 커뮤니케이션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그래도 ‘쌩얼’에 가깝게 직접적이다. 다양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들로 소통하는 것도 좋지만, 표현과 이해가 쉽고 시간도 단축될 뿐 아니라 서로간의 관계에서 오해도 줄이고 돈독해질 수 있는 만큼 얼굴을 맞대고 하는 직접 대화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업무적으로는 온라인 소통을 한다고 해도 그밖에 업무 외적인 시간을 통한 일상의 대화로 벽을 허무는 것도 업무시간의 대화력을 높이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화는 자꾸 해봐야 는다. 어려운 사람일수록 공적, 사적 대화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그 사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며 두 사람 사이의 벽이 낮아진다. 밖에서 업무보고할 일이 있으면 문자로 하지 말고 목소리로 하자. 업무 중 궁금한 점이나 새로운 의견이 있을 때도 메신저를 이용하기보다는 가능한 직접 상사의 얼굴을 보고 말하자. 벽은 그대로 두면 더 높아진다. 주고 받는 말이 그 벽을 조금씩 허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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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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