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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도 워밍업이 필요하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요즘 회사는 직원에게 어떤 업무적 능력을 가장 많이 요구하는가” 하는 질문을 했더니, 최근 들어 ‘글쓰기’가 부쩍 중요한 능력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답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직장인들이 날마다 크고 작은 글쓰기를 대면하지 않는 날이 없다. 거의 모든 업무와 활자화되어야 하는 일이 많은데 쉽지 않아서 애를 먹는다. 어떻게 하면 글쓰기가 즐거워질까. 어떻게 써야 업무적으로 인정받는 글쓰기가 될까.  
 
비즈니스 글쓰기의 본질은 설득이다
한 증권분석가는 주가를 분석하여 투자하는 일보다 증시보고서 쓰는 게 몇 배는 어려운 일이라고 고백한다. 자신은 나름대로 애써 작성을 해도 팀장은 한 번에 흔쾌히 오케이 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주가 전망을 뒷받침하는 논리 전개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거나, 맨앞에는 두괄식으로 3~4개 문장으로 전체 보고서의 내용을 잘 요약하길 주문하기도 한다. 워낙 시간에 쫓기는 일이라 그래도 대강 넘어갈 때도 있지만, 그냥 넘어가는 것도 상쾌한 일이 아니다.

아침에 출근하여 하루의 일과를 메모하는 것도 글쓰기, 거래처나 고객의 이메일을 확인하고 회신하는 것, 크고 작은 회의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 부담 한 가득 안고 시작 엄두를 쉽사리 내지 못하는 각종 기획서와 회의 제안서, 협조문, 홍보문, 프레젠테이션 원고…. 셀 수 없는 업무상 글쓰기는 평소 우리의 편두통을 얼마나 부추기는가. 직장생활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것은 날마다 보고서 작성에 매달려야 하는 증시 분석가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직장인들이 회사생활에서 수시로 부딪히는 일상적인 업무가 모두 글쓰기와 관련돼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회사의 업무상 글쓰기는 한 가지 본질로 압축된다. ‘빠르게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이다. 내용이 짧은 보고서라도 단 몇 줄로 요약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글쓰기 능력은 다변화된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고차원의 업무능력이다. 

업무상 글쓰기가 결국 ‘설득’이라는 것을 늘 인식하고 글쓰기를 하면 초점은 분명해진다. 최종적으로 그 글을 읽을 독자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과장이나 부장, 팀장, 사장, 고객, 소비자, 거래처 파트너 등등 그들의 마음의 움직이는 글쓰기가 되어야 한다.

글쓰기에도 워밍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직장인의 글쓰기 능력은 취약하다. 요즘 직장인은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 짜깁기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 놀라울 정도로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사고하는 훈련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업들은 대학에서 글쓰기나 논리적인 사고를 교육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기업은 신입사원이 영어 등 외국어만 잘하면 되는 줄 알지만 입사시험에도 자기소개서 등 지원자의 글쓰기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전형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입력 없이 출력은 없다. 글쓰기의 워밍업은 ‘읽기’다. 독서력이 약한 사람은 책을 읽기 위하여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터인데 수많은 책은 언제 다 읽을까. 당장 회사에 출근하면 보고서, 기획서 쓰라는 지시가 떨어졌는데 책만 읽을 수 없지 않는가. 하지만 그쯤되면 책읽기도 계획을 가져야 한다.

우선 당장 도움이 되는 글쓰기 관련서적을 중심으로 외연을 넓힌다.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쓰기 관련 도서도 많이 출판되고 있으므로 꽤 쏠쏠하게 도움이 되는 책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방법론부터 세세한 스킬까지 따로 직장인들을 위한 글쓰기에 관한 책 코너를 가지고 있는 책방도 많다. 이곳의 책들은 논술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주로 살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외로 30~40대 직장인이 주요 구매층이라고 한다.

지하철에서 무엇인가를 읽는 사람이 전보다 많아졌다. 두툼한 책을 펴든 사람도 제법 있고 한창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펴든 사람도 만날 수 있다. 서점에서 만나는 매달 쏟아져 나오는 신간은 세상을 보는 눈을 한결 높여준다. 실용서, 경제 경영 전문서를 둘러보면 사회적 트렌드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읽어야 할 책에 대한 안목도 저절로 생긴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으로 훈련하자
책읽기는 사람을 변화시키고 글쓰기 능력을 크게 올려놓는다. 한 달 동안 많은 항목에 지출을 하지만 정작 꼭 필요한 항목인 도서구입비가 빠지지 않았는지 살펴보자. 말하는 시간을 줄여 읽는 시간으로 편성한다면 넉넉하고 풍요롭고 멋지게 나이 드는 일상이 찾아올 것이다. 도서구입비를 더 늘려서 한 달에 5권이든 10권이든 꼭 월초에 책을 구입하도록 한다. 읽을 책을 사서 옆구리에 끼지 않고는 다른 교제비나 여가선용 비용을 지출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결심도 도움이 될지 모른다. 글을 잘 쓰는 가장 좋은, 가장 저렴한 비용이 드는 방법으로 책읽기만한 것은 없다. 그것에 충실할 때 당신 손끝의 출력기가 꾹꾹 눌러쓰지 않아도 부드럽고 원만하게 돌아가는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정말 쉽지 않을 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을 활용하는 것도 워밍업에 도움이 된다. 재미삼아 머리도 식힐 겸 어린이들을 위한 책 끝에 논술의 바탕이 되는 여러 질문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 책이니 만만히 보인다는 장점(?)이 있으니 이런 것을 짬짬이 해보는 것도 논리적인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속수무책인 직장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버리자. 내 몸이 스펀지가 되어 여러 좋은 글의 자양분을 쑥쑥 빨아들이는 토양을 만들자. 그래야 다음부터 시작되는 본격 글쓰기 비법이 각기 다른 모양으로 잘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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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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