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경험과 지혜가 풍부해진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실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젊은 시절에는 알지 못하던 일을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때때로 류시화 시인의 시집 제목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혈기왕성한 젊은 기운으론 알려고 해도 도저히 알 수 없는 부분이었기 쉽다. 따라서 크게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간다고 모든 사람이 풍부한 지혜와 경륜으로 멋진 인생 2막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만 먹었지 ‘나잇값’을 못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탐욕을 감추지 못하고 욕망을 관리할 줄 모르며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와 도덕을 소홀하게 생각하여 점점 민망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무리 부와 명예를 가지고 일찌감치 번듯하게 성공한 듯 보여도 그에 걸맞지 않은 인격과 인심을 드러내는 경우가 그렇다. 이런 경우는 진정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면서 사람의 평균수명도 늘어나고 있다. 40세라 해도 고작 인생 반이나 반도 못 산 것일 수 있다. 그에 따라 일하며 살아야 할 경제수명도 함께 길어지는 추세이니 적지 않은 준비와 고민이 필요하다. 살아온 만큼 살아가야 할 날이 다시 눈앞에 있으니 어찌 보면 이모저모 다시 출발점에 서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독을 체험하는 일이 중요하다. 자신을 홀로 두면서 자기 삶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힘들고 갈등하고 바쁜 시간을 보내왔던 당신이라면 더욱 자신을 홀로 두는 연습이 필요하다. 활발한 생산을 위해 잠시 가동을 멈추고 점검해야 하는 기계와 같이.

하지만 훈련되지 않은 사람에겐 두려운 시간이 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설계와 준비는 고사하고 외로움과 공허감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도 주체를 못하고 거기서 빠져나오고 싶어질지 모른다. ‘내가 벌써 왜?’ 하는 생각으로 화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멋진 2막 인생을 위한 일이다. 자기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시간을 왁자하게 웃고 떠들고 함께 휩쓸리는 가운데 노년을 맞으면 그 공허감은 더 크지 않을까. 지금 준비하고 고민하면 나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조금 더 의미 있고 멋진 내 생활로 변화시킬 수는 있지 않을까. 지난 시절, 만족스럽게 살아온 사람은 더욱 깊은 행복감과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일을 찾고, 서툴고 무모한 시간으로 채워 후회가 많은 사람은 앞으로 펼쳐질 2막 인생을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가꿀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된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사람은 자기 삶을 멀리 보고 무엇인가 계획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여러 사람, 바쁜 환경 속에 종일 자신을 두면 제대로 자기 모습을 보기 힘들다. 하루 한 시간이라도 나 홀로 시간을 마련하자. 왕성하게 일만 하는 시기와 조금 삶의 여유를 찾을 시기에 따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다르기 마련이다. 생활이든, 경제든, 마음가짐이든, 가족관계든 내 삶의 반, 혹은 반 이상의 부분을 새롭게 계획하고 그려보는 일은 새록새록 소중할 것이다. 처음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으니 부디 고독과 악수하고 친구하시라. 꽤 괜찮은 친구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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