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착한 여자보다 일 잘하는 여자가 좋다?

칼럼니스트로부터…

가을 햇살이 좋은 금요일 오후입니다. 추석 한가위 긴 연휴… 어떤 계획들을 세우고 계신지요? 그동안 하지 않았던, 시도하지 못했던 일들을 도전해보시면서 뜻깊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신나는 10월 맞을 준비하렵니다. 

평온+사랑+건강 넘치는 연휴되시길…

– 충정로에서…전미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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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보다 일 잘하는 여자가 좋다?

 

평소엔 그렇게 살갑지도 않고 잘 웃지도 않던 김선배가 미소를 띠고 슬슬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은진씨는 고개를 돌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이번만큼은’ 하고 스스로 결심을 흩트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은진씨이~ 우리 회사에서 이거 은진씨가 전문가라고 하던데, 이 분야 자료 좀 부탁하면 안 될까?”

콧소리까지 섞어가며 말하는 선배의 얼굴을 처음엔 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겠으나 은진씨는 용기를 내서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그랬더니 선배는 다시 승낙을 기정사실화하는 말로 못을 박는다.

“응? 당근 해 준다구? 정말? 고마워 은진씨이~”
은진씨는 다시 곧바로 자신의 실패를 직감했다. 도저히 저런 기대에 찬 얼굴에 실망의 찬물을 끼얹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매번 저런 얼굴로 무엇인가 부탁해오는 김선배가 얄밉게도 느껴졌지만 도저히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오늘 퇴근 전까지 되지 은진 씨? 바쁠 텐데 미안~ 내가 한 턱 쏠게.”
이선배는 지난번에도 같은 선심성 멘트를 날린 걸로 안다. 그런데 아직도 먼저 쏘겠다던 그 한턱은 감감 무소식이다.
은진씨 퇴근 전까지 열심히 선배의 부탁받은 숙제를 하느라 바쁘다. 그때 부장님이 호출했다.
“조은진씨, 저번에 기획서 다 되었으면 오늘 좀 보여주세요.”
은진씨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 그러니까… 부장님. 내일쯤, 보여드리면 안 될까요? 제가 요즘…”
“조은진씬 저번에 미리 마감일을 알려줘도 그러더니, 뭐든 말 꺼내기 전에 하루쯤 전에 미리미리 해서 보여주면 안 됩니까?”
은진씨는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내가 이렇게 싫은 소리 듣자고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한 거 아닌데, 싶은 생각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직장생활 8년째인 그녀는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성격으로 웬만해서 주위 사람들과 언쟁 한번 크게 한적 없었고 싫은 소리나 거절의 말을 한 적도 별로 없다. 막상 어떤 말을 하려고 하면 저 사람이 이런 내 말을 들으면 상처를 받을 거야, 이런 생각이 먼저 드니 누구에게도 자기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것이 요즘은 병이 되는 것 같다. 집에 오면 짜증이 나고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겠고 너무 바보 같아 속상하다.

 

‘천사표’가 아니라 ‘만만표’
아나운서 이금희, 그녀는 맏며느리감이다, 후덕하고 넉넉하고 사람 좋아 보인다는 인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방송인이다. 그런데 능력 있고 인간성도 좋아 보이는 그녀가 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 고백은 의외였다. 남자친구에게 일명, ‘차인 적이 있었다’는 것인데, 그녀가 짐작하는 딱지 맞은 이유는 ‘너무 잘해줘서’였던 것 같다는 것이다. 잘해주면 좋은 거지 그것이 무슨 딱지의 이유가 되느냐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것은 일견 타당한 말이다. 그녀는 남자친구가 약속장소에 늦어도 오히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을 하면 했지 화를 낸 적이 거의 없고, 살짝 거짓말이 들어간 말이라도 곧이곧대로 믿고 이해해주는 그야말로 천사표 여자친구였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남자친구에겐 밋밋하고 별 매력 없이 다가왔을 것이란 추측은 뒤늦게나마 제대로 깨달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밀고 당기는 기술’이 연애의 한 기술이라고 한다면 일방적으로 헌신하고 이해해주는 상대가 처음엔 다가오고 고마운 마음이 들다가도, 좀 더 지나면 그게 당연한 대접인 것처럼 생각되다가, 이내 곧 밋밋해서 재미없고, 그러다가 지겨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 남녀관계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거의 모든 사회생활 속의 인간관계에서도 일방적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무조건 남의 말을 다 들어주고 거절 못하고 싫은 소리 못하는 천사표 직장인은 처음엔 ‘천사표’일지 모르지만 곧 뒤에선 ‘만만한 바보표’로 쑥덕댈 소지가 아주 농후하다. 오래지 않아 만만하게 보일 대상 1호라는 의미를 가진다.


착하지 않고 친절하지 않고 딱 잘라 거절할 줄 안다고 해서 ‘악녀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겸손도 지나치면 병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지나쳐서 자기가 불리해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이타적인 마음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지만 사회에서는 이런 착한 마음이 정글의 법칙에 따라 얼마든지 이용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탁받는 순간에는 승낙하는 것이 사실 마음 편하게 생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미리 생각하지 않고 덜컥 약속했다가 뒷감당을 하지 못해 쩔쩔매면 더욱 힘들어지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거절하면 다음에 도와줄 수 있지만, 부탁한 일을 제대로 못하면 신용을 잃게 되어 회복할 기회를 잡기 힘들지 모른다. 먼저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고려한 후 무리가 된다면 거절하자. 부탁을 거절했다고 그것을 요청한 사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뼛속에 새겨라. 단순히 요구를 거절하는 것일 뿐 그 사람에 대한 배신이 절대 아니다. 그것을 잊지 말라.

 

착한 여자도 경쟁을 좋아해!
늘 말수가 적고 조용한 여성이 있다. 그녀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늘 ‘참하다’, ‘단아하다’, ‘여성스럽다’, 그리고 ‘착하다’로 마무리된다. 그녀는 주로 말하지 않고 듣는 편인데다가 무슨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는 경우도 드물고, 생전 화내거나 얼굴 붉힐 일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사람들이 그녀를 잘 몰랐던 처음엔 ‘너무 내숭 아니냐’는 말도 나올 정도였지만 이제 그녀가 내숭을 떤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녀는 사내 체육대회에서 헝클어진 머리칼을 날리고 스타일 구기면서도 당당하게 장애물 달리기에서 1등을 하면서 사람들의 편견을 단번에 씻어준 여전사였기 때문이다. 평소 회사 업무에서도 조용하지만 그녀가 굉장히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그제야 주변 사람들은 눈치채게 되었다. 조용한 여자의 무서움은 착한 여자의 건강하고 씩씩한 경쟁심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사실 여성들이 경쟁적이지 않다는 통념은 잘못된 것이기 쉽다. 성공한 여성들은 스포츠나 글쓰기 대회, 그림그리기 대회 같은 경쟁적인 상황에 참여하면서 성장했다는 연구도 있다. 이것은 여성들이 경쟁에서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는 것을 말한다. 여성들은 패배만 아는 것이 아니라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어떤 희열을 가져다주는지 안다.


성공한 한 벤처회사 여성 CEO는 스포츠광에 학문적인 부분에서도 언제나 열심히 경쟁적으로 달라붙어서 하는 인물이다. 그게 자신을 피곤하게 하지 않느냐 묻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런 경쟁적인 본성이 자신에게 이바지한 바가 크다고 한다. 그런 성격으로 두각을 나타나게 되었으며 늘 모험을 선택하고 안정적인 것을 벗어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요즘 초중고 학교에서 부는 여풍(女風)을 아는가. 상위 10등 안을 여학생들이 휩쓸면서 고교생 아들을 둔 부모들이 남녀공학에 보내길 기피한다고 한다. 또한 사관학교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 여생도에 관한 기사를 최근 접하지 않았는가. 수석 입학, 수석 졸업은 여생도가 휩쓴다. 여성들이 경쟁능력이나 경쟁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다. 경쟁할 기회를 적게 가졌고 어린시절부터 ‘착한 아이는 경쟁하지 않고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는다’고 배운 부분이 적지 않게 장애가 되었을 뿐이다.


경쟁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개인적으로든 전문직업인으로서든 계속해서 단련하고 훈련할 수 있게 하는 원천적인 힘이다. 부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서 희생시켜 가며 승리하려는 비정상적인 경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들의 경쟁은 그렇게 폭력적이지도 배타적이지도 않다. 기본적으로 평화롭고 수용하는 정신 안에서 생겨났다.


하지만 경쟁적이 되라고 가르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쟁적이지 않고는 승리의 참맛을 느낄 수 없다. 경쟁적인 환경이 불편하다 할지라도 그런 감정을 극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왜냐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주 긍정적인 경험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하고 싶지 않고 자신이 없다고 해도 한번만 경험할 수 있다면 ‘중독되지 않는 기분 좋은 마약’이 될 것이다.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 않고는 결코 내가 원하는 직업적인 성공과 권력을 얻지 못한다. 누가 누가 빠르나 스포츠도 즐기고, 누가 누가 이기나 게임도 즐겨라. 노래방 점수 누가 누가 높나, 높은 사람이 시원한 맥주 한 잔 사기, 엘리베이터 타지 않고 계단 누가 빨리 오르나, 빨리 오른 사람 자판기 커피 사기.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라. 어느새 경쟁하는 즐거움을 알게 될 것이다. 내 안에 잠자고 있는 경쟁 본성을 깨우고 그것이 견인차가 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당신이 타고난 경쟁적인 정신의 소유자가 아니라고 미리 말하지 말라. 늘 타고나는 것을 이기는 타고나지 않은 것도 있다. 그것 역시 경쟁과 노력 덕분이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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