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잘 생겼다.
아주 똑똑했다.
공부도 탁월하게 잘 했다.

어머니는 매일 새벽 정한수 떠 놓고 빌었다.
“착하고 바르게 잘 자라서 훌륭한 인물, 큰 인물이 돼 만사람(많은 사람)이 우러러 보도록 해 달라”고 아들에 대한 소원을 하늘에다 정성들여 엄청나게 빌었다.

아들은 서울대학을 마쳤고 고시에 합격, 공무원이 됐으며 국회의원이 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정치계의 거목으로 자랐다.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도 성실하게 다녔으므로 「만사람이 우러러 볼 만한 거목」으로 성장해 갈 즈음 아들의 성공을 확인하고 안심이 된 듯 어머니가 임종을 맞이 하게 됐다.

아들의 손을 잡고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가 당부했다.
“제발 아프지 말아라”하고.
어머니는 살아 생전에 잉태시의 서기와 시골집이 명당이란 점을 누누이 강조 하면서 “하늘이 낸 인물이니 하늘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함”을 잊지 말라고 했다.

세월이 참 빨라서 어머니의 존재도 잊을 만큼 됐을 때 선배정치가의 아들로부터 「식사 한번 모시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
정치계의 거목이 된 뒤로 식사, 특히 저녁 식사때 만나는, 조용히 만나는 사람들은 거의 정치자금을 내 놓고 부탁을 해 왔다.
<이 친구, 무슨 부탁을 할려고 그러나? 아마도 청와대나 주무장관에게 줄 댈 일이 생긴 게로군.>

선배의 아들은 예측한 대로 주무장관을 만나야 할 일이 생겼다며 다리를 놔 달라고 청했다.
크게 어려운 부탁은 아니었다.
해서 날짜.시간 등 편리한 일정을 잡았는데 자금을 내 놓을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
<뭐야, 이 친구 공짜로 부려먹겠다는 건가?>
술 한잔 마시고 탁자에 큰 소리 나게 잔을 내려 놓으며 <맨 입에 되겠는가?>하고 아니꼬운 듯 눈을 흘겼다.
정치가는 겨울생 기유(己酉)일주에 경오(庚午)시, 대운은 진운으로 진입, 홍수에 떠내려 갈 신세다.
부탁을 한 친구, 역시 겨울생 계묘일주에 대운은 역으로 흘러 유(酉), 신(申)에 걸쳐 있다.

그런일이 있은 얼마뒤 정치가는 돈 먹은게 탄로나 감옥으로 갔다.
한 참 뉴스에 나오고 문제가 커지면서 측근들에게 「죽고 싶다」는 심경을 토해냈다던 정치가.

정치가가 명을 알았다면 「기유」와 「계묘」는 천극지충이 되며 겨울생이 진(辰)운으로 들어가 잘 못되면 뻘밭에 파묻히는 꼴이 됨을 알았으련만.

천재적 머리로 법망을 피해가며 검은 돈을 챙기고 이중인격으로 후안무치한 행동을 일삼아 왔던 정치가가 어머니의 말씀 중 「하늘을 알라, 하늘이 본다」는 것을 명심했다면 스스로 목을 매야 할 만큼의 아픔을 겪지 않았으려만....

어머니의 「아프지 말라」던 당부를 제대로 소화만 했더라면 손가락질 받는 말로가 되지는 않았을 터인데...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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