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구입하려고 합니다. 언제가 좋을지... 저로서는 조금 급합니다.”
고(高)박사의 명을 뽑아 보니 집, 토지와 같은 부동산은 이재(理財)에 도움이 안 되는 품목이었다.

<집 장만을 반드시 해야 할 거면 이달(甲辰)안에 하십시오. 그렇지만 집은 사도 후회하고 안사도 후회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사는 게 바보 같거든요.”

고 박사의 명은 갑진(甲辰)년, 정묘(丁卯)월, 정묘(丁卯)일, 을사(乙巳)시, 대운 5.

부처님의 명이 이랬을까?
그저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와 같은 삶이라 할 만 하지 않은가?

<결혼 하셨으면 실패했을 것 같습니다.>
“아직 혼자 삽니다.”
집이나 돈이나 결혼의 의미가 없는 부처님의 삶과 닮은 꼴임을 설명했다.

“사랑하는 애인이 있었고 오래 사귀기는 했는데 결혼은 못 했습니다.
돈 버느라고 정신없이 쫒아다니다보니 애인도 언젠지 모르게 떠나가버렸고 남겨 놓은 것 하나도 없이 50줄이 코 앞으로 다가와 있군요.“

집을 하나 사 둬야 겠다는 생각이 들자 괜히 조바심이 생긴 고박사.
고 박사의 시가 을사인점과 다음달이 을사인지라 갑진월에 구입하라고 한 것이다.
을사시에 을사월의 뜻은 사기.누명과 맞물려 있는 때문이다.

고 박사는 지방대학에서 영문과를 졸업한 뒤 서울명문대 대학원을 졸업,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학원 강사로 뛰고 있다.
잘 나가는 학원강사로 돈을 엄청나게 벌었다.
착실히 저금하고 이재에 밝았으면 웬만한 빌딩 한 채를 살 수도 있었다.

“지난해부터 갑자기 수입이 줄었습니다. 평생 많은 돈을 언제든지 벌 수 있다고 착각한 것에서 깨어나게 됐습니다. 정신차리고 보니 돈이 없어서 전셋집조차 위협받게 됐습니다.”
그동안 고 박사는 부모님들을 대신해서 남동생과 여동생의 미국유학 뒷바라지를 해왔던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부모, 특히 엄마 주변의 돈드는 뒤치닥거리를 열심히 해 왔다.
“남동생은 카이스트 대학교수가 됐고 여동생은 아직 미국에 있지만 머지 않아 대학교수가 될 것입니다.
잘못한 짓은 아니지만 제 삶이 경제적으로 위협받게 되니 바보같은 짓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 박사님은 대운의 흐름에서 초년 축(丑) 대운중 명문대학 입시실패와 50세경의 술(戌) 대운 실패가 있을 뿐 「활짝핀 꽃」처럼의 좋은 세월 속에 놓여 있게 됩니다.>

돈은 55세이후 부터의 신유(辛酉), 경신(庚申) 20년간 만개할 것인데 이때 잘 관리하고 마음을 잘 다스리면 「진정한 내 것」이 될 수 있다.

동생들에게는 부모님, 부처님보다 나의 누님과 언니로 작용했을 고 박사.

왕자로 태어나신 부처님이 궁을 나가 거지처럼 고생하는 것을 본 부모님들의 속은 오죽 썩었을까?

그렇게 단순 비교만 해보면 고 박사의 삶은 부모.가족에겐 부처님, 심청, 그 어떤 삶보다 훌륭한 것이 아니었을까?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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