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효도? 아버지는 돈지갑일뿐, 꿈깨!”

“현태, 월급 탔을텐데 왜 아무 얘기가 없지?, 당신이 한번 알아 보시구려”
그날 저녁 엄마는 현태에게 물었다.
“너 월급 날 지났잖아. 얼마나 탔어?”
<엄마가 내 월급에 왠 관심이야?>
말투가 삐딱하다.
엄마는 기가 막혔다.

당초 부모의 기대는 「잘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첫 월급을 탔습니다. 작지만 가사에 보태 쓰십시오」 였었다.
그런 것과는 거리가 너무나 먼 아들의 태도에 실망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
월급 날이 지나도 내 놓지 않는 것은 너무 월급이 적어서 인 줄 알았었다.

학원, 특별과외, 명문대학, 대학원까지 졸업시켰다.
취직이 좋은 곳에 안 돼 애를 먹었지만 힘 있는 아버지가 재벌 회사에 취직시켰다.

「효도는 무슨? 부모알기를 돈 지갑으로 알아, 요즘 애들. 돈 없는 지갑은 쓰레기 취급해 버리듯이 부모 수중에 돈 없고 능력 없고 짐이라도 될 것 같으면 헌신짝 보다 더 쉽게 팽개쳐 버리는 세상」이라는 친구의 얘기에 「설마 그렇게 까지야!」했던 부모들.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엔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아들의 태도에 배신감을 느낀 아버지는 더 이상 아들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사실 아버지는 보너스를 준비해두고 멋진 장면을 꿈 꿨었다.
아들이 월급을 내 놓고 「효심?」을 보이면 월급의 300%를 더해 되돌려 줄 참이었다.

“아들, 잘 컸군. 좋은 가정 꾸리고 사회에 유익한 일꾼으로 나라의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으로 잘 살기를 바란다”는 애기와 함께 본격적으로 며느리를 찾아 나설 참이었다.

그런데 모든게 뒤틀려 버린 것이다.
아들의 삶에 대한 아버지의 희망, 설계도가 망그러져 버리자 좋은 며느리감을 구할 자신도 사라졌다.

「내 아들이지만 쓸만해, 똑똑하고 돈 잘 벌고 인품 괜찮고, 유산 많이 탈거고 어떤가? 자네 딸 내 며느리 삼고 싶은데…」
이런 구상은 쑥스럽게 돼 버렸다.
거짓말 못 하는 아버지는 아들에 대해 내세울게 하나도 없는 듯 했다.

국가고시 합격도 못했고 신체도 튼튼하지 않고 학생때의 공부 잘한것과 모범생이었던 것은 옹졸하고 저밖에 모르는 좀팽이로 변해 있는 것으로 여기게 된 아버지.

아버지의 명에서 일주가 경술(庚戌)이고 시가 계미(癸未)이므로 경금봉계수필부(庚金逢癸水必腐)가 갖는 특징만 알았어도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현상은 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부자가 모두 겨울생이고 아들이 국가고시를 칠 그릇이 안됨을 아버지가 알기만 했어도 부자의 인연은 달라졌을 수도 있었지 싶다.

근본적인 잘 못은 아버지의 비뚤어진 욕망, 아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이 빚은 자업자득의 산물(産物)과 맞물려 있을 뿐이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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