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였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의 저자 ‘레오 버스카글리아’가 어린 시절 어머니의 행동에 대해 회상한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어느 날 사업을 하던 아버지가 파산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파산이란, 모든 재산을 날려 버리는 것이고, 집을 잃고 자식들의 교육까지도 그만 두어야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빠진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날 저녁 어머니는 가족을 위해 성대한 만찬을 준비하셨다고 한다. 자신의 보석 목걸이를 팔아 돈을 만들어 성대하게 저녁을 준비하셨던 거다. 이 사건을 두고 친척들은 후에도 어머니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어려울 때 낭비하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살림에 보태야지, 무슨 파티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날 레오 버스카글리아 교수의 어머니께서는 ‘오늘 저녁이야말로 다른 어느 때보다 우리 가족에게 기쁨이 필요한 저녁이다’고 말씀하셨다는 거다. 어렵고 힘든 상황을 반전시켜서 더 좋은 기회를 만드는 것이 유연한 생각이다. 자녀들이 아버지의 소감을 물었을 때 레오 교수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네 어머니는 우리에게 자신의 보석보다 우리 가족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다. 나는 그날 다시 용기를 갖고 내 인생에 도전하기로 결심하였다”

 

 

내가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이 이야기는 나에게 매우 큰 감동을 줬다. 사실 우리는 너무 합리적으로만 생각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것은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의 틀인 거다. 따라서,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생각의 여유가 없다면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레오 교수 어머니의 행동을 그의 친척들이 이해하지 못한 것은 그들이 갖고 있는 합리적인 생각의 범위에서만 어머니의 행동을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더 넓은 생각의 틀을 갖고 계셨다. 보석을 판 돈을 쪼개고 나누어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성대한 만찬을 준비하는 것으로 가족에게 믿음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아신 것이다. 어쩌면 이런 것이 지식을 넘어선 지혜다.

 

때때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믿음과 용기를 주는 것보다 먼저 자신에게 믿음과 용기를 줘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레오 교수의 어머니처럼 자신을 위로하고 자신에게 기쁨을 줘보라. 다른 사람이 나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는 행운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왜 행운이 있어야 하나? 나에게 꼭 행운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거다. 행운을 기다리지 말고 자신에게 레오 교수의 어머니처럼 믿음과 용기를 줘보자.

 

 

예전에 상도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상도의 앞부분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당시 의주의 최고 부자 홍득주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구하러 온다.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들을 면접을 보고 홍득주는 될만한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준다. 몇 사람이 방에 들어오자 홍득주가 질문을 한다.

“내가 쌀을 한 되 주겠다. 그럼, 너희들은 그것을 어떻게 하겠느냐?”

 

홍득주의 질문에 한 사람은 하소연한다. 자신은 가족이 많아서 한 되로는 몇 일 끼니도 되지 않는다고 말이다. 옆에 있던 사람은 한 되를 20등분하여 하루에 하나씩 죽을 쒀서 20일 동안 먹겠다고 대답한다. 그때 마지막 사람은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그 쌀로 쌀 밥을 지어서 배불리 먹겠습니다”

“야, 그냥 한번에 배불리 먹고 나면 그 다음은 그냥 굶냐?”

 
홍득주의 핀잔 어린 말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죠. 배불리 먹었으면 배 힘으로 나가서 돈이 될만한 일을 뭐라도 해야죠”

 

결국 홍득주는 마지막에 말한 사람에게 돈을 내주며 장사 밑천을 빌려준다. 이것이 상도라는 드라마의 내용이었다. 우리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너무 걱정하고 염려하고 안 될 것은 미리 계산한다. 앞의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처럼 일단 배불리 먹고 나가서 뭐라도 돈 될 일을 찾겠다는 배짱이 있었으면 좋겠다. 걱정하며 의기소침하기보다는 자신을 격려하며 믿고 즐겁게 행동했으면 좋겠다. 걱정은 적게 하고, 즐겁고 활기찬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만들면 좋겠다.


 



박종하
mathian@daum.net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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