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라. 다시 또다시 시작하라.
모든 것을 한 입씩 물어뜯어 보라.
또 가끔 도보 여행을 떠나라.
자신에게 휘파람 부는 법을 가르치라. 거짓말도 배우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너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만들라.
돌들에게도 말을 걸고
달빛 아래 바다에서 헤엄도 쳐라.
죽는 법을 배워 두라.
빗속을 나체로 달려 보라.
일어나야 할 모든 일은 일어날 것이고
그 일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흐르는 물 위에 가만히 누워 있어 보라.
그리고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으라.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라.




우연히 읽은 엘렌 코트의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이라는 시(詩)이다. 시인의 말 중에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우리는 너무 완벽하게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년을 돌아봐도 그런 일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했던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더 크다고 하지 않나? 일을 망칠까, 두려워서 우유부단하고 망설이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오히려 실패도 경험하겠다는 마음으로 더 많은 것을 해보라고 시인은 조언하고 있다. 사실, 이런 태도가 자신의 일에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거리가 되는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넘지 못한다는 거다. 더 많은 경험이 더 완벽한 나도 만드는 것이다.

 

다음을 보자. 사람들 옆에 있는 숫자의 의미를 생각해보라. 그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모차르트 600        아인슈타인 248       슬로우 165

다윈 119             프로이드 650          램브란트 650/2,000

피카소 20,000       세익스피어 154       에디슨 1,093

 

이 숫자들은 그들이 남긴 작품 수다. 모차르트는 600편의 작곡을 남겼고, 아인슈타인은 248편의 논문을 남겼다. 프로이드는 650편의 논문을 남겼고, 램브란트는 650점의 유화와 2,000장의 스케치를 남겼다고 한다. 위대한 작품을 만드는 비결은 더 많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봐야 더 위대한 작품도 남길 수 있다.

 

피카소가 24살 때인 1905년에 그린 <파이프를 든 소년>이란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2004년 5월, 뉴욕의 소더비 경매장에서 1억 416만8천 달러, 우리 돈으로 1,200억이 넘는 거액에 거래되었다. 피카소나 고흐의 유명한 그림들이 거래가 된다면 요즘 시세로 대략 1,000억 원 정도에 거래가 된다. 이 액수는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액수다. 그런데, 앞에서 본 것처럼 피카소가 남긴 작품은 20,000점이 넘는다. ‘내가 죽은 후에 1,000억 원 정도에 거래가 되는 불후의 명작을 남기기 위해서 나는 작품 하나를 위해 일생일대를 바치겠다’는 생각으로 일평생 하나의 작품만 만드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왜냐하면,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봐야 위대한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고흐는 10년간 그림을 그렸다. 27살 때 처음으로 그림을 배우고 그리기 시작하여 37살에 권총으로 자살할 때까지의 기간이 10년이다. 그런데, 고흐가 남긴 작품은 1,000점 정도 된다. 10년간 1,000점의 그림을 그렸다면 1년에 평균 100개의 그림을 그린 것이다. 1년이 52주인 것을 고려하면 1주일에 평균 2개씩 그린 셈이다. 여행가고 병원에 입원했던 시간들을 고려하면 그는 2일~3일에 한편씩 그림을 그린 셈이다. 그렇게 더 많은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미술에 대한 정규 교육도 못 받았던 고흐가 위대한 작품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이 경험하는 것이다. 멋진 것만을 남기겠다는 생각보다는 더 많은 것을 다양하게 남기겠다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초보자를 위한 조언’에서 또 하나 내가 주목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사는 것이다. 남들과 똑 같은 이야기는 흥미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고 받지 않는다. 남들에게 이야기되는 우리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남과 다른 것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대부분 인생의 초보자들이다. 평균수명 100세의 시대에 살아갈 날들이 살아온 날보다 더 많다. 그런 우리의 인생에 우리는 더 많은 경험을 하며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자기 삶에 기대를 가져야 한다. 어제와 똑 같은 오늘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기대를 갖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인류 역사상 최고의 부자였던 록펠러의 어머니는 록펠러에게 한가지만은 꼭 지키라고 했다고 한다. 그것은 “교회에 30분 일찍 가서 맨 앞자리에 앉아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그냥 시간 약속 잘 지키라는 말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어떤 일이든지 30분 일찍 준비하고 맨 앞자리에 앉는 것은 그 일에 대해 기대를 갖는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면 선생님의 말씀을 조금이라도 집중하여 듣기 위해 맨 앞자리에 앉고 싶어할 거다. 소녀시대 공연을 보러 가는 팬에게 자리를 선택할 수 있게 하면 모두 맨 앞자리에 앉고 싶어할 거다. 그것은 그 시간에 대한 기대와 열정인 것이다. 우리도 자신의 삶에 기대와 열정을 가져야 한다. 무슨 일이든 조금 더 일찍 가서 앞자리에 앉아 더 많은 경험을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스토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런 2013년을 기대한다.



박종하
mathian@daum.net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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