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는 살을 뺄 수 없습니다”

어떤 의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의사는 운동으로는 살을 뺄 수 없으니 살을 빼고 싶으면 먹는 것을 조절하라고 충고했다. 그의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어떤 사람이 하루에 2시간의 등산을 통하여 살을 빼려고 했다는 거다. 그런데 그렇게 한 달을 했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고 오히려 살이 더 쪘단다. 그의 활동을 관찰한 의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의 살은 우리가 섭취하거나 소모하는 칼로리로 계산한다. 1g = 7Kcal와 같이 계산된다고 한다. 섭취하는 칼로리에 소모하는 칼로리를 뺀 것이, 1g = 7Kcal의 계산방식으로 몸무게가 된다. 1Kg을 빼고 싶으면 7,000Kcal을 소모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섭취하는 것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매일 소모하면 자연스럽게 살이 빠진다. 앞에서 등산을 한 사람의 경우는 2시간의 활동으로 대략 300Kcal을 매일 추가로 소모했다. 하지만, 그가 산을 내려오면서 막걸리 2잔에 파전 한 조각을 먹는 것으로 대략 500Kcal을 섭취했기 때문에 오히려 매일 200Kcal 정도가 몸에 더해졌다는 거다.

 

 

최근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서 뚱뚱한 여자 개그맨들이 한 달에 20Kg, 30Kg을 빼고 있다. 그럼 그들은 어떻게 살을 빼고 있는 걸까?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같이 계산을 한번 해보자.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우리 몸의 살은 우리가 섭취하고 소비하는 칼로리로 계산된다. 섭취하는 칼로리는 음식이고 소비하는 칼로리는 운동이다. 좀 더 자세하게 소비하는 칼로리를 계산해보면, 칼로리의 소비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기초대사량이고, 다른 하나는 활동량이다. 기초대사량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몸이 움직이는 것으로 숨을 쉬거나 심장이 뛰거나 체온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활동에 쓰이는 칼로리이다. 이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서 하루에 1,200Kcal에서 2,500Kcal까지를 소비한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활동량이다. 활동량은 운동과 같이 우리 몸이 움직이는 것으로 성인이 2시간 정도 걸으면 300Kcal을 소비한다고 한다. 매우 격한 운동을 하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다.

 

 

무지막지하게 살 빼는 것을 계산해보자. 하루 10시간을 걷는다면 1,500Kcal을 소모할 수 있다. 기초대사량이 1,500Kcal인 사람이라면, 하루에 총 3,000Kcal을 소비할 수 있다는 거다. 언젠가 신문에서 소녀시대의 하루 식단이 900Kcal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작심하고 먹는 것을 줄여 1,000Kcal만 섭취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게 하면, 결론적으로 하루에 2,000Kcal을 줄일 수 있다.

 

하루에 2,000Kcal씩 줄이는 것을 10일 지속한다면 20,000Kcal을 줄이게 된다. 한 달 동안 이런 노력을 조금만 더 열심히 한다면, 70,000Kcal을 줄여서 10Kg을 줄일 수 있을 거 같다.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런 계산을 하면서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사람들의 기초대사량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위에서 했던 계산을 기초대사량이 1,500Kcal가 아니라 2,500Kcal라고 놓고 계산하면 하루에 3,000Kcal을 줄일 수 있다. 이것은 30일 동안 뺄 수 있는 살을 20일만에 뺄 수 있고, 같은 기간으로 살을 뺀다면 하루에 10시간 걷기를 3시간~4시간 걷기로 줄여도 되는 것이다.

 

뚱뚱한 사람이 날씬한 사람보다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것은 이런 기초대사량이 높아서라고 한다. 또, 주위에 보면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이 있고,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차이는 기초대사량의 차이다. 기초대사량이 1,200Kcal인 사람과 2,500Kcal인 사람의 몸무게는 현격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하루에 8시간을 걸었을 때 소모할 수 있는 칼로리의 차이인 것이다. 어떤 사람은 체질적으로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어떤 사람은 물만 먹어도 쉽게 살이 찐다. 불공평하지만, 기초대사량의 차이가 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몸매는 타고나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날씬하게 살도록 태어나는 사람이 있고, 뚱뚱하게 살도록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 거다.


 

몸무게를 계산하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운동으로 살을 빼는 것은 내가 노력하는 것이고, 기초대사량이 높아서 살이 찌지 않는 것은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타고나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그런 것 아닐까? 운동으로 살을 뺄 수 없다는 말은 내가 노력하는 것으로 살을 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어쩌면 나는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하고 부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 아닐까?

 

몸무게와 칼로리를 계산하다가, 내 노력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매우 찜찜했다. 저녁에 아내에게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을 이야기했다.

“운동으로는 살을 뺄 수 없다고 하는데, 계산해보니까, 정말 그런 거 같아”

“아니에요. 운동으로 근육이 생기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져요. 운동으로 당장의 칼로리는 줄일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운동을 하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져서 살이 빠지죠”

 
 

아! 역시 몸무게는 여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운동으로 살을 뺄 수는 없다는 결론은 매우 부분적이었던 것이었다. 운동의 진짜 효과는 몸의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운동을 통하여 살을 뺄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다. 이것은 정말 우리가 기울이는 노력이 우리에게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삶의 이치와도 같은 것이다.

 

우리는 자주 조급하게 발을 동동 구르며 산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즉각적으로 바로 바로 얻어지길 바란다. 그러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인생은 불공평해!”을 외친다. 하지만, 운동의 진짜 효과가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것인 것처럼, 우리 노력의 진짜 효과는 보이지 않는 내 삶의 성공 에너지를 높이는 것이다.

 


 

창의력 컨설턴트

박종하

mathian@daum.net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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