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보고 런닝머신 뛰지 말자

입력 2010-10-28 11:48 수정 2010-10-28 11:48


“미국에 있을 때에는 헬스클럽에 거의 매일 갔어요”

“그래, 규칙적인 생활을 했구나?”

“아뇨, 운동보다 거기 가면 예쁜 여자들을 볼 수 있었어요. 예쁜 여자애들은 거기에 다 있더라고요.”

 

예전에 한 후배가 했던 말이다. 그 후배는 미국에서 생활할 때, 예쁜 여자들을 보러 헬스클럽에 자주 갔다고 한다. 아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심심했던 그는 헬스클럽에 예쁜 여자들이 많이 모이는 것을 봤다고 했다. 그 덕에 그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했고, 매우 건강해졌다고 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려운 일을 조금이라도 쉽게 하는 방법을 사람들은 찾는다. 예를 들어, 헬스클럽에서 런닝머신을 뛴다고 생각해보자. 런닝머신 뛰는 것은 매우 지루한 일이다. 공원을 뛸 때에는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고, 나무도 보고 새소리도 듣는다. 그러나, 러닝머신을 뛸 때에는 그런 것이 없다. 그래서 헬스클럽에 가면 런닝머신 앞에 TV 모니터 같은 것을 놓는다. 지루함을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해서다. 요즘은 헬스클럽들이 건물의 유리창 쪽에 런닝머신을 배치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건물 밖을 볼 수 있도록 러닝머신을 배치하여 실제로 런닝머신을 뛰며 건물 밖의 풍경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언젠가 친구들과 길을 가다, 헬스클럽의 러닝머신에서 밖의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이디어가 멋지다’ ‘저렇게 운동을 하면 재미있어서 오래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 그때,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무엇이든, 반복되면 지루해져.”

 

같이 있던 친구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공감했다. ‘반복되면 지루해진다.’ 맞는 말이다. 아주 재미있는 것이라도 반복되면 지루해진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를 계속 유지하며 반복하려면 무엇인가 특별한 구조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가령, 앞에서 이야기한 내 후배처럼,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한다면 젊고 예쁜 여자들이 많은 헬스클럽에 가야 한다. 그 예쁜 여자들과 꼭 어떤 일이 벌어지지 않아도 좋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다. 하지만, 그것이 빠지기 쉬운 헬스클럽에 매일매일 나를 가게 하는 구조적인 방법이 된다. 사실, 그런 면으로 보면 헬스클럽에 가는 것보다는 조기축구에 가입하거나, 테니스를 배우는 것이 꾸준히 운동하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축구를 하거나, 또는 게임의 승부를 즐기며 테니스를 치는 것이 자연스럽게 운동을 더 꾸준히 하는 길이다.

 

무엇이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해야 원하는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는 너무 어렵고, 어떤 상황에서는 별로 어렵지 않다. 때로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재미있고 즐거운 상황도 있다. 그렇다면, 분명한 선택은 즐겁고 재미있게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노력이 지속되고, 행복함도 얻어진다. 노력의 결과만을 기대하며 고통을 참으며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은 재미없고 지루한 인생을 만들기 쉽다. 만약, 똑 같은 결과를 얻는다면 고통스러운 노력보다는 재미있고 즐기는 노력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벽을 보고 런닝머신을 뛰기보다는 창 밖을 보며 런닝머신을 뛰는 것이다.

 




 



(러닝머신 자전거다. 헬스클럽에서 런닝머신을 뛰는 것과 같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야외에서 런닝머신을 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다. 하지만 노력의 중요성만을 강조하며, 의무감에 사로잡혀 재미없는 것을 반복하는 노력을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거다. 벽보고 런닝머신 뛰는 것과 같은 노력은 재미가 없기 때문에 지속하기 어렵고 성과를 얻기도 어렵다.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오래 지속해야 한다는 거다. 모든 성과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는 시간을 요구한다. 오랜 시간 노력을 지속할 때 성과가 만들어지곤 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노력을 지속하는 거다. 노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재미있어야 한다. 어렵고 힘든 노력을 참으며 계속하기 보다는 쉽고 재미있게 노력을 쏟을 수 있는 구조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아무튼, 나는 벽보고 런닝머신 뛰는 사람이 가장 존경스럽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노력하고 싶지 않다. 즐겁고 재미있게 인생을 만들고 싶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그렇게 꾸준히 노력할 때 결과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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