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렘브란트의 그림을 다시 읽었다

렘브란트의 그림을 다시 읽었다

 

 

이 그림은 1654년 렘브란트의 작품, ‘욕조에 있는 밧세바’라는 작품이다. 그녀는 다윗 왕의 부인이 되고, 솔로몬 왕을 낳는다. 사실, 그녀는 다윗의 부하인 우리야(Uriah)라는 장수의 아내였다. 우리야의 아내였지만, 밧세바(Bathsheba)를 보고 첫눈에 반한 다윗은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다. 그리고 그녀가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부하인 우리야를 험한 전쟁으로 내몰아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리고 그녀를 아내로 들인다. 이것이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다.

 

언젠가 친구와 이 그림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 그림은 남편이 있는 밧세바에게 다윗이 왕이라는 힘을 이용하여 하룻밤 잠자리에 오라는 편지를 보내고, 어쩔 수 없이 목욕하고 갈 채비를 하는 밧세바의 상황을 그린 것이다.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정말 애절하지 않냐? 저 눈빛을 봐?”

“뭐가?”

“저 얼굴표정 말이야! 남편이 있는 여자로서 다른 남자와 하룻밤 잠자리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 왕의 명령이기에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서 고뇌하는 눈빛 말이야!”

“얼굴 표정? 뭐 얼굴이 미인도 아니잖아. 몸매도 별로고.”

 

 

나의 말에 친구는 답답하다며 자신의 가슴을 쳤다. 그 친구는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종이는 분명 다윗의 편지고, 그녀의 발을 닦고 있는 하녀가 무표정한 것은 단지 자신의 일에만 충실하면 그만이지 문제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 인간의 심리를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림을 그렇게 자세하게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나중에 어떤 법의학자가 이 그림에 대해 해석하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이 그림의 모델은 렘브란트의 두번째 부인이었는데, 그녀는 유방암으로 죽었을 거란다. 왜냐하면, 그림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렘브란트는 모델의 가슴을 있는 그대로 그렸을 거고, 그림에 나타난 가슴의 모양은 분명 유방암을 앓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라는 거다.

 

 

이 그림을 친구와 이야기했던 것은 시간이 된 일인데, 그때가 생각났던 것은 내가 세심하고 섬세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는 정말 세심하지 못하다. 상대의 작은 표정까지 읽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런 것에 무관심한 부류의 사람이다. 무관심하다기보다는 무뎌서 잘 알아채지 못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느끼는 작은 감정까지 잘 캐치하는 사람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고, 문제를 생각보다 쉽게 해결하며, 새로운 창조도 할 수 있다.

 

어떤 작가가 창의력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에서 만들어지는 것보다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배려에서 그런 능력이 만들어진다고 지적하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요즘 그의 지적이 너무 정확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있는 사람이 상대에 민감하다. 그렇게 상대에게 민감할 때, 상대에게 더 잘 대해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민감함은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이나 문제가 될 만한 것을 잘 캐치하게 해서, 더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밑바탕이 된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이 공급자 입장이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선생님은 자신의 지식이 아닌, 학생의 지식을 고려하고 설명해야 학생이 이해할 수 있다. 팀장은 신입사원의 상황과 능력을 고려하여 업무를 할당해야 한다. 자신은 업무에 숙달되어 있고, 신입사원보다 사회경험도 많은데, 자신이 일을 처리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일을 신입사원에게 요구한다면 신입사원은 그 일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다. 회사가 소비자들에게 환영 받는 인기 제품을 만들고 싶다면, 소비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소비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제품을 고민해야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 것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놓치곤 한다.

 

이런 생각의 출발은 감정일 거 같다. 관심, 애정, 배려는 기본적으로 감정적인 출발을 갖는 것들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작업은 철저하게 분석하고 합리적인 생각으로 완성된다. 하지만, 그 출발점은 언제나 감정이고, 감성적인 활동이다. 일단 출발이 있어야 완성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감정적인 출발을 갖는 것이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