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전자야!

어제 우연히 메가스터디의 대표인 손주은씨가 출연하는 2분짜리 짧은 동영상을 봤다.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인 사탐 손선생이 수업시간에 했던 말을 편집하여 올려놓은 것인데, 동영상의 내용은 이랬다.

 
–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인이 주로 ‘노력, 정신력, 끈기’ 이렇게 말하는데, 여기서부터 너희가 잘못 알고 있어.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전자야! 80% 이상이 유전자로 결정돼. 이런 면에서 우리 사회는 아직 솔직하지 않아. 노력만하면 누구나 잘할 수 있다는 건 거짓말이야. 누구는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고, 누구는 약간만 해도 엄청나게 잘하는 사람이 있어. 서구의 발전한 나라들은 그걸 인정해. 그래서 유전자가 공부 쪽이 아닌 학생들은 빨리 새로운 길을 찾아주지. 그걸 인정하지 않는 우리나라는 안 되는 유전자들이 다들 공부하려고 하니까 이런 비극이 생기는 거야. (학원을 가득 채운 학생들을 손가락으로 지적하며) 이건 비극이야!

 

재미있으면서도 생각 거리를 던지는 짧은 동영상이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유전자의 힘을 인정하면서도 학교 공부에 대해서만은 어떤 고정관념과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사실 유전자의 힘은 강력하다. 초등학교 운동회에 가보면, 아이들이 달리기를 하다 이벤트로 아빠들끼리 달리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달리는 것을 보면 누가 누구 집 아들인지 알 수 있다. 아들과 아빠는 똑같이 달린다. 유전자의 힘으로. 하지만, 그 유전자가 학교 공부에 적용될 때에는 느낌이 다르다. 예를 들어, 아들이 이웃집 아이보다 달리기를 못하고 노래를 못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렇지 않게 넘겨도, 수학문제를 능숙하게 풀지 못하거나 영어를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처럼 하지 못하면 열 받고 기분 나빠한다. “키 작은 거 아빠 닮아서 그래. 달리기 못하는 거, 춤 못 추는 거 엄마 닮아서 그래.”라고 유전자의 힘을 인정하면서도 학교 공부에 대해서는 유전자의 힘을 인정하지 않는다.

 

앞에서 손주은씨가 말했던 ‘비극’의 원인은 학교 공부를 유전자와 상관 없이 철저하게 공정하고 공평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거나, 또는 학교 공부라는 것이 그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객관적인 기준인 것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좋은 학교 나온다고 모두 성공하고, 일류대가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다. 객관적으로 보이는 것을 보면 그것이 보이는데, 사람들은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정관념을 입증하는 것만 보기 때문에 일류 대학과 좋은 학벌에 너무 목을 맨다. 그런 것을 보면 중고등학생들의 학교 공부가 고정관념으로 보이기도 하고, 우상으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함정으로 보이기도 한다.

 

학교 공부에서 벗어나서 생각해보면, 유전자의 힘을 인정하고 자신의 유전자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기계발이다.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유전자에 충실한 사람들이 성공하고 부자가 된다. 그래서 성공하고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충고한다. 물론 성과를 올리며 성공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하고 남과 다른 고민을 해야 하며 열정을 갖고 몰입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도 자신의 유전자에 맞는 일일 때 더 폭발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 음악에 재능이 없는 아이가 바이올린을 배우기 위해서는 음악에 재능이 있는 아이보다 더 많은 시간과 더 괴로운 노력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재미도 느끼기 힘들 거다. 내가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내가 즐겁게 노력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까지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이 나의 유전자이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내가 행복하고 성공하는 삶을 사는 길일 거다.

 

 

2분짜리 동영상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 흥미로운 그 동영상의 풀버전을 찾아봤다. 1시간이 약간 넘는 동영상의 전체 내용은 이랬다.

–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학생은 1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성적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고3 때 성적은 전혀 올라가지 않는다. 유전자로 성적이 이미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다. 매우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노력이나 열심과는 전혀 다른 어떤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 한번 앉으면 2시간 이상 앉아 있을 수 있고, 하루 10시간에서 15시간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만 성적의 변화가 있다.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거다.

 

학교 성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유전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나쁘고 감정이 상한 사람이 있었을 거 같다. 하지만, 유전자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면 그렇게 기분 나쁜 일이 아니다. 사실 학교 공부에 적합한 유전자는 남들이 1000개 외울 때 같은 노력으로 1010개 외우고, 남들보다 계산을 0.5초 빨리 하는 것만은 아닐 거 같다. 오히려, 남들은 30분만 책상 앞에 앉아도 좀이 쑤시고 계속 딴짓을 하고 싶을 때, 2시간 3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눈 앞의 책을 계속 볼 수 있는 유전자가 더 공부에는 적합한 유전자일거다.

 

유전자에 적합한 일을 해야 성공하지만, 내가 세상에 없는 유일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면 ‘엉덩이의 법칙’이나, 사람들이 말하는 ‘10년 법칙’ ‘1만시간 법칙’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보기에 자신들의 유전자에 적합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사람들도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보통 사람의 몇 배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공부에 가장 적합한 유전자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고승덕 변호사가 특강에서 자신은 머리가 좋지 못해서 하루에 17시간씩 공부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 밥을 비빔밥으로 만들어서 매우 잘게 썰어서 마시듯이 밥을 먹으며 시간을 아껴서 공부했다며 자신의 일화를 소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남과 다른 무엇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유전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고 찾은 자신의 유전자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남과 다른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인 거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남과 다른 무엇을 해보지도 않는다면 자신의 유전자를 발견하기도 어려울 거 같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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