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상대를 변화시키는 주사 한방

신비한 주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주사 한방으로 상대를 내가 원하는 대로 변화시켜주는 그런 주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잠투정을 부리는 딸에게 한방 딱 놓으면 그 다음날부터는 알아서 일어나고, 게으른 후배에게 한방 딱 놓으면 열심히 일하고, 항상 부정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친구에게 한방 딱 놓으면 긍정적으로 바뀌는 그런 주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불가능하지도 않을 거 같다. 요즘은 과학이 발전해서 우울증도 치료하는 주사가 있고, 알약 하나 먹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때로는 행복도 느끼게 하는 세상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주사가 내가 원하는 맞춤으로 종류별로 있었으면 좋겠다. 열정 주사, 긍정 알약, 머리가 좋아지는 주사 같은 것은 없을까? 조바심 내고 대담하지 못한 친구에게 여유를 갖게 하는 주사 한방. 남 욕하기 좋아하고 항상 비판적인 친구를 인격적이고 좋은 면을 보게 만드는 알약 하나. 항상 같은 방법으로만 일하고 생각의 폭이 좁은 친구에게 다양한 생각을 찾게 하고 모험과 도전에 움츠려 들지 않게 하는 주사 한방. 이런 게 있으면 돈도 많이 벌 거 같은데.

 

상대에게 영향력을 주고 싶은 경우가 자주 있다. 게으른 후배에게 열정을 주고 싶고, 부정적인 동료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하고 싶고, 철이 없어서 어눌한 아들에게 좀 더 현명하고 따뜻하게 세상을 살게 하고 싶다. 그래서 진지하게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설득력 있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본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너무 어려운 일이다. 말로는 상대를 변화시킬 수가 없다는 걸 자주 느낀다. 내가 아무리 설득력 있는 말을 해도 내 말로는 상대가 변화하지 않는다. 가끔은 정말 상대를 변화시키는 신비한 주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냥 주사 한방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를 바꿀 수 있는 그런 주사 말이다.

 

 

어떻게 하면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 질문의 대한 힌트를 얼마 전 어떤 잡지에서 인터뷰를 하신 농심의 손욱 회장님의 말씀에서 얻었다.

 

–         “이건희 전 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한 직후, 그룹 사장단 200명을 프랑크푸르트로 불렀습니다. 이들은 두 달간 회사 일에서 손을 떼고 일등석 비행기를 타고, 일류 호텔에서 묵으며, 일류 자동차를 타고, 일류 기업과 공장을 줄곧 시찰했습니다. 이들이 한국에 돌아와서 무엇을 느꼈는지는 따로 설명할 필요조차 없지요. 사장단 각자의 마음에 타오른 불씨는 곧 조직 전체로 퍼져 나갔습니다.”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그 사람을 변화시키는 거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일이 어려운 이유는 변화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변화는 그 사람의 내부에서 일어나야 한다. 외부에 있는 나는 그에게 적당한 자극만을 줄 수 있다. 그 자극을 내 기분대로가 아니라, 상대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전체적으로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생각하며 상대에게 자극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변화하는 주체가 내가 아닌, 상대방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변화하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야 변화가 일어나는 거다. 사람들은 상대에게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대하여 계속 말한다. 하지만, 단순한 말로는 상대를 변화시킬 수 없다. 어느 누구도 나의 말 한마디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진 않는다. 말로 “열정을 가져라.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보자”라고 떠드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만약, 내 말이 효과가 있었다면 그것은 나의 말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이미 그 사람에게 영향력을 주는 무엇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말 한마디가 아니라, 좀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다를 거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단순하게 이렇게 해라는 말이 아니라, 무엇이라도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감동적인 것이든 합리적인 것이든 상대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은 쉽게 얻어지지는 않는다. 어쩌면 리더가 단순한 자신의 말 한마디에 상대가 변하기를 바라고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너무 쉽게 얻으려 하는 것이다. 무엇을 얻으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상대를 변화시키려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조만간 신비의 알약이나 인간개조 맞춤형 주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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