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사(道士)가 산에서 사는 까닭

입력 2011-08-16 14:16 수정 2011-08-16 16:48
“병원 치료로는 더 이상은 희망이 없다. 그렇다면 알려져 있지 않은 특수한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혼자만의 생각에 깊이 빠져 있는 아버지.

누워 지내는 딸을 볼 때 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해 온 아버지.

 

“어떤 방법이 있을까?”

한약재. 특수약물, 중국, 기치료, 도사 등등의 단어가 떠 오른다.

묘수를 찾아 해매는 아버지는 차관급의 공직에 있던 친구가 <기인>이라며 소개해 준 인물을 기억해 낸다.

 

좀 어리숙해 보였던 그 친구는 딸 아이가 중학생 이었을 때 <다리를 못쓰게 될 수도 있으니 신맛과 짠맛을 잘 먹도록 하라>고 충고한 적이 있었음을 떠올렸다.

 

백방으로 수소문 한 끝에 고양에서 파주 사이에 있는 보광사 근처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 나섰다.

어렵지 않게 찾기는 했다.

그러나 기인의 모습은 헐렁(?)하고 엉성(?)해 보였다.

아무리 봐도 딸의 병을 고쳐 낼 위인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는 다소 실망한 나머지 비웃듯 한마디 건넸다.

“기(氣) 치료를 하면 전기가 통해 앉은뱅이도 일어선다면서요?”

기인은 화난듯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어디서 미친놈 얘기를 잘 못 들은 모양이오.>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첫 만남은 어이없이 미친놈 얘기만 하다가 본론도 꺼내지 못하고 말았다.

그 뒤 몇번을 더 찾아 갔지만 만날 수 조차 없었다.

드디어 일곱번째 찾아 갔을 때 둘 다 제갈량의 고사(故事)를 떠 올렸다.

(삼고초려, 그리고 칠종칠금)

 

아버지가 간곡히 부탁했다.

“인생이 불쌍한 딸 아이를 한번만이라도 살펴 봐 주셨으면 합니다.”

한참을 생각하는 듯 하던 기인은 <어쩔 수 없군> 혼자말로 중얼 거리더니 그길로 따라 나섰다.

 

일단은 호텔에 숙소를 정하고 딸의 상태를 살폈다.

그리고 아버지는 기인의 지혜를 빌리는 대가를 정했다.

월급형태로 한달의 생활비 310만원, 오피스텔 입주 및 관리비 일체는 별도로 아버지쪽의 부담으로 하고 딸이 혼자 걸어서 화장실이라도 가게되면 3억 1천 300만원, 정상인으로 활동하게 되면 13억 7000만원을 주기로 했다.

 

기인의 치료방법은 곡물, 숨쉬기, 맛사지가 전부였다.

별로 대단할 것도 없어 보였지만 3개월이 지나자 현저한 차도를 보였다.

드디어 혼자 화장실을 가게 됐다.

 

며칠 뒤 아버지는 딸과 의논한 뒤 기인에게 <치료(?)를 그만 받겠다>고 통보했다.

오피스텔도 빼라고 했다.

기인은 <그런법이 어디있느냐>고 했지만 아버지의 “무면허 의료 행위로 고발 하겠다”는 말에 항변조차 못하고 쫓겨나듯 산으로 들어가 버렸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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