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인간관계를 만드는 나의 가치

28살 때쯤이었던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중고차를 샀다. 나에게 차가 생기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하던 일의 필요에 의해 어느 날 갑자기 차를 사게 됐다. 처음 생긴 차라 아침 저녁으로 차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애지중지 했다.

 

하루는 세차장에 갔다. 남들도 가끔씩 세차장에 가는 것 같아서, 동네 세차장에 가서 손 세차를 맡겼다. 세차를 하러 나온 사람은 35살쯤 되어 보이는 약간 건달 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나에게 1시간 후에 오라고 말하고는 세차를 시작했다. 나는 한 시간 후에 차를 찾으러 갔다. 세차는 끝나있었는데, 어째 때가 잘빠진 것 같지는 않았다. 느낌에 건성으로 물만 뿌린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말했다.

 

“여기는 얼룩이 그대로 있네요. 지저분한 게 별로 없어지지 않은 거 같아요.”

“아니,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되지! 누구는 x 빠지게 일했는데, 그게 할 소리야!”

 

그는 나에게 눈을 부라리며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깡패 같은 사람이 신경질을 내며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냥 세차비를 내고 나왔다. 다음 번에 여기 오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공짜로 내 차를 닦아준 게 아니다. 그는 분명 나에게 돈을 받고 그 대가로 세차를 해준 거다. 다시 말해서, 그는 나의 돈과 자신의 세차 서비스를 바꾼 것인데, 내가 느끼기에 불공평한 거래가 이루어진 거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큰 소리를 치다니.

 

 

그 깡패 같던 세차장 아저씨가 생각난 건 새로 같이 일을 하기 시작한 우리 부사장 때문이었다. 우리 부사장은 1시간 동안 같이 이야기하면 ‘고객에게 가치(value)를 줘야 한다.’는 말을 거의 100번씩 반복한다. ‘귀에 못이 박힌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한다. 그렇게 같은 소리를 반복해서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는 고객에게 가치(value)를 주고 있나?’하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된다. 우리 부사장도 그걸 노리며 매일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치(value)라는 것은 고객에게 돈(price)을 받은 대가로 내가 지불하는 것이다. 그래서 받는 돈보다 더 많은 것을 줬다면 가치가 높은 것이고, 고객에게 받은 돈보다 더 적은 걸 내가 줬다면 나의 가치는 낮은 거다. 가치가 높으면 거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수요공급의 원리에 의해 더 높은 돈을 받게 되고, 가치가 낮다면 더 적은 돈을 받게 될 거다. 아예 거래가 끊기던지 말이다.

 

 

내 기억에 내가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돈을 받았던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과외를 하면서부터다. 처음 과외를 할 때에는 약간 망설였던 거 같다. 20살짜리에게 20만원, 30만원은 큰 돈인데, 일주일에 이틀을 가고, 하루에 2시간 정도의 시간을 내서 학생과 이야기하며 문제 풀어주는 대가로 내가 이렇게 큰 돈을 받아도 되는지 망설였던 거 같다. 내가 학생에게 주는 가치와 내가 받는 돈의 교환이 공평하게 이뤄지는 것인지 고민했던 거 같다. 하지만, 나는 이내 무감각해졌다. 나는 내가 받는 돈을 그냥 별 생각 없이 받았고, 더 많은 돈을 받기만을 바랬다. 나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단지 내가 받는 돈의 액수만을 높이고 싶어했던 거다.

 

과외를 하면서 더 많은 돈을 받기 원한다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정말 학생을 사랑해서 그 학생이 공부하는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를 그 학생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그에게 현실적으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했어야 했다. 그래야 과외 선생으로서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누구든지 더 많은 돈을 받길 원한다면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자신이 받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는 것이다.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월급만큼만 일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 생각을 갖고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월급도 올라가지 않고, 승진하기도 어렵다. 가치가 있는 사람은 자신이 받는 돈보다 더 많은 것을 제공하며 자신의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의 가치는 돈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사장처럼 일한 사람이 나중에 사장이 되는 거다. ‘내가 만약 사장이 된다면 정말 열심히 일할 텐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코 사장이 될 수 없다.

 

인간관계에서도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내가 상대에게 가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것이 좋은 인간관계의 제1원칙이다. 내가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거다. 만나면 기쁨을 준다든지, 항상 상대를 배려한다든지, 또는 유명인이어서 나와 친구라는 것 자체를 상대가 좋아한다면 그것도 가치를 주는 것이다. 내가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다양하다. 중요한 건 무엇이든 내가 받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는 것이 나의 가치가 된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공평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을 거다. 공평한 인생이란 내가 주는 것과 내가 받는 것의 균형을 이루는 삶일 거다. 그런 균형만을 이루는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다. 물론, 그런 균형조차 못 이루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자신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하고, 더 나은 것을 얻길 원한다면 누구나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나의 가치는 내가 상대에게 더 많은 것을 주면서 균형을 깨뜨릴 때 생긴다. 그래서 더 먼저 주고, 더 많은 것을 주는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며 결과적으로 더 많은 것을 돌려받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관계에서도 말이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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