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었다

입력 2005-11-11 10:09 수정 2005-11-11 10:09
우리의 영웅들에게도 결점은 있기 마련이다. 결정 없는 영웅들은 오히려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그들의 결점이 아니라 업적이다.

 

 

최근에 내가 읽은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에 관한 책의 마지막 문단이다. 나는 그를 단지 괴팍한 천재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의 삶과 그가 이룬 성공에 대하여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여름 그가 스텐퍼드 대학의 졸업생들에게 했다는 연설문을 읽고 그에게 큰 관심이 생겼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져서 노동자인 양부모 밑에서 자랐던 그가 어떻게 대학을 단지 6개월 다니다 중퇴하고 회사를 만들고 20대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30살에는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지만, 그 후에 헐리우드의 거물이 되고 다시 애플로 돌아와 새로운 컴퓨터를 시장에 내놓고, 더욱이 최근에는 음악산업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런 관심은 최근에 나온 그에 관한 책을 읽게 만들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같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느끼는 것은 머리는 좋고 인간성은 나쁜 그런 인간형이다. 그들은 젊은 나이에 거대한 부를 이루었고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첨단 산업과 문화를 만들고 있다. 그들이 철저하게 똑똑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서 그들은 아주 비열하고 자기만의 이익을 취했을 거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는 이런 거다.

 

1980년 대 초에 가장 인기가 있었던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스프레드시트였다. 애플에서는 인기 있는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IBM PC에서도 비슷한 성능의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당시 로터스(Lotus Corporation)는 로터스 1-2-3을 IBM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액셀(Exell)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MS는 자신들의 액셀이 로터스를 제압하고 사람들에게 선택 받기를 원했다. 그들은 액셀을 업그레이드하는 마지막 작업을 했는데, 그것은 MS-DOS에서 로터스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유없이 에러를 내는 로터스 대신 액셀을 선호하게 되었다.

 

독선적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남을 무참히 짓밟는 인간들. 기술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술이 있는 사람들을 단지 고용하여 일을 시키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적은 대가를 주고 빼앗아 오늘의 부를 이룬 사람들이라는 삐뚤어진 관점에서 나는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와 같은 사람들을 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관점에서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에 관한 책을 꺼내 읽었다. 나의 질문은 단순했다.

 

<무엇이 그들의 성공을 이루었나?>

 

 

무엇이 그들을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되게 했으면 거대한 산업과 문화의 리더로 만들었나? 이번에 내가 찾은 정답은 열정이다. 그들은 매우 강렬한 열정으로 삶을 살았고 지금도 그 열정을 전파하고 있다. 자신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던지며 인생을 거는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들은 그렇게 살고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었기에 하루에 15시간을 일했고 다른 사람이 눈에 미친 사람처럼 보이도록 자신의 일에 집착했고 자신을 방해하는 사람들과 치열하게 싸웠던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가 철저하게 배워야 하는 그런 삶일지도 모른다. 이건 그들의 삶을 잘 포장한 책의 영향이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 새로운 관점에서 새롭게 느껴야 하는 거다.

 

우리는 흔히 그들은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산업의 행운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을 돌이켜보자. 대학을 중퇴하고 단지 20살 정도의 나이에 기술이 있으면 얼마나 있었겠는가? 그들과 비교해보면 세계 최고의 대학에는 뛰어난 컴퓨터 공학을 하는 교수들이 즐비했을 것이고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아이디어를 많이 베꼈다는 제록스의 연구소에는 뛰어난 기술자들이 넘치고 넘쳤다. 실제로 그들은 그런 뛰어난 기술자들을 고용하여 일을 했다. 그들이 갖고 있었던 기술은 큰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기술보다는 진지함과 열정이 있었던 거다.

 

우리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말을 하곤 한다. 앞으로는 컨텐츠가 더 중요해진다는 말도 한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의 삶을 다시 보면서 내가 이번에 느낀 것은 비즈니스에서 자본이나 기술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간절한 소망이고 도전이다. 보이는 것보다 더 큰 것은 보이지 않는 힘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자신의 인생을 걸면서 도전하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 큰 응답의 몫이 돌아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건지 모르겠다.

 

최근에 스티브 잡스의 책을 읽은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그의 진지한 인생에 대한 도전이 나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삶에 대한 열정을 전하고 싶다.

 

 

인터넷에서 찾은 스티브 잡스가 2005년 6월 12일 스텐포드에서 한 연설을 소개한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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