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들도 행복 하십시오."

 

교황이 돌아가시면서 남긴 마지막 말이라고 한다.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도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였다. 꽤 오랫동안 인간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으로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셨다. 우리는 위대한 성인을 따라가야 한다. 성인은 우리 삶의 등대와 같이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안내한다. 꼭, 성인이 아니더라도 자기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멘토가 필요하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반드시 인생의 멘토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성인으로 사는 걸 생각해보자. 교황이 되기는 매우 어려울 거다. 그러나, 교황으로 사는 건 어쩌면 가장 쉬운 삶이다. 만약, 고고하고 좋은 생각만 하는 것이 성직자의 삶이라면 그런 삶은 가장 쉬운 삶 중 하나다. 죄를 짓지 않고 경건하고 바르게 사는 것만이 성직자의 삶이라면 성직자의 삶은 가장 쉬운 삶임에 틀림이 없다.

 

가령, 자신이 금욕하고 절제하여 남의 빵을 훔치지 않고, 때로는 배가 고파도 빵을 먹지 않고 굶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말로 어려운 일은 빵을 만드는 것이고, 만든 빵을 분쟁 없이 공평하게 나누어주는 삶이다. 그게 정말로 더 어려운 일이고 값어치 있는 삶이다.

 

성직자의 삶은 자신이 죄를 짓지 않는 소극적인 삶이 아니다. 세상을 이롭게 할 가치 있는 철학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삶이어야 한다. 분쟁이 있는 곳에 평화를 심으려고 노력해야 하며, 미움과 다툼이 있는 곳에 사랑을 심어야 하는 것이 성직자의 소명인 거다. 자신의 수양만을 하는 삶이 자기 혼자만을 위한 삶이라면, 성직자는 혼자만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하는 거다. 그게 더 어려운 삶이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묵묵히 성실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직원이 되는 것이 가장 쉬운 거다. 정말로 어려운 일이란, 판단을 하고 결정을 하는 일이다. 새로운 빵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하고, 더 많은 빵을 파는 것을 고민하는 직원이 가장 어려운 일을 하는 거다. 단순히 그냥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계속 빵 기계를 열심히 성실하게 돌리는 일이 가장 쉬운 일이다. 그래서, 직원 모두가 단지 열심히 일하는 회사는 미래가 없다. 미래가 있는 회사는 직원들이 항상 새로운 일을 고민하고 더 좋은 방법을 찾으려고 고민하는 회사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청렴 결백하고 고고한 인격만을 갖춘 사람보다는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더 필요한 사람이다. 능력이란 것이 상황에 따라서는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철학적인 이념을 제시하는 것일 수도 있고, 경제를 부흥시켜서 다음 세대에 풍요를 전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능력이 다를 것이고, 그런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서 정치인들은 선택 받을 거다.

 

그런데, 단지 좋은 이미지만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나쁜 비판은 없고, 좋은 이미지만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이 아니다. 왜냐하면, 비판 없이 좋은 이미지만 쌓는 것은 고고하게 자기 수양을 한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자기 만을 위해서 수양을 쌓는 사람보다 우리에게 더 필요한 사람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일을 하다 보면, 성공하는 일도 있고 실패하는 일도 있다. 많은 성공과 실패들을 합하였을 때, 결과적으로 성공이 큰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다. 실패가 하나도 없는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인기 스타도 안티 팬이 없는 스타는 그렇게 유명한 인기인이 아니다.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반대편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하며 자신의 철학을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거다.


얼마 전 친구에게 출가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친구의 출가는 절에 들어가서 스님이 된다는 말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출가를 다시 생각해보라고 아우성이었지만, 그는 출가를 결심한 듯 했다. 친구들과 늦게까지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는 그 전날에 교황이 돌아가시면서,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나도 모르게 계속 되뇌었다.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들도 행복 하십시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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