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내 삶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그림(석판화)은 M. C 에셔의 수정구슬을 든 손이란 작품이다. 누군가의 손이 수정구슬을 들고 있고, 그 수정구슬 속에는 에셔가 있다. 그 손은 에셔의 손이다. 에셔는 수정구슬을 통하여 자신을 보고 있다.

가끔은 나의 삶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또는 소설 속의 이야기로 한 발짝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잘 살고 있나? 내가 원하는 스토리로 내 삶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나? 내 삶의 모습을 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마치, 집을 나서기 전 거울을 보듯이 말이다.

이런 유치한 이야기를 같이 해보자.

어떤 마을에 매우 똑똑하고, 예쁜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마을의 모든 남자들이 결혼하고 싶어하는 그런 여자다. 결혼할 나이가 된 그녀는 남자를 보는 기준이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이 돈이다. 그녀는 무엇보다도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기를 바란다. 그녀는 똑똑하고 아름답다. 비록 지방에 있지만, 그녀가 속한 회사는 본사가 서울에 있고, 그룹이 재계 순위에 들어가는 크고 이름있는 회사다.

어느날 그녀의 회사에 한 청년이 서울 본사에서 내려왔다. 잘생긴 얼굴에 매너도 좋고 학벌도 매우 좋은 청년이었다. 지방에 연고가 없었던 그 청년은 우연히 그녀의 집에서 하숙을 하게 된다. 회사에서도 보고, 집에서도 보고 두 청춘남녀의 우연한 만남은 서로에 대한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가까워졌다. 청년은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결국 청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청년 하나를 놓고 보면 매우 훌륭한 청년이었다. 자신보다 더 외딴 시골에서 자라서 늙으신 부모님을 의지하지 않고 고아처럼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청년의 그런 모습은 너무나 든든해보였다. 하지만, 청년에게는 돈이 없었다. 그녀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겠다는 결심을 포기할 수 없었다.

만약 당신이 그녀였다면 당신은 어떻게 청년을 대하겠나? 그녀처럼 당신도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청년에게 무슨 말을 하겠나?

이런 스토리의 드라마 속의 여자 주인공들은 대부분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청년에게 냉담하게 대하고, 둘은 헤어진다. 그리고, 드라마의 스토리는 이렇게 끝나 간다.

청년이 그녀에게 냉담하게 퇴짜를 맞은 다음날 회사는 아침부터 발칵 뒤집힌다. 재벌 회장의 손자가 본사로 발령이 났었는데, 경영 수업을 쌓으려고 지방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곳이 바로 자신들의 회사라는 거다. 경영 수업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었으므로 청년은 인사담당자에게까지 신분을 속이고 근무를 했는데, 갑자기 청년이 서울 본사로 발령이 나서 올라간 것이다.

청년이 떠난 빈 책상이 비춰지면서, 회사의 사람들은 놀라움과 재미로 계속 이야기 꽃을 피우고, 그녀는 여기저기 전화를 하며 뛰어나가지만, 결국 청년을 다시 만나지는 못한다.

이런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사람들은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보면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알지만, 정작 드라마 속의 여자 주인공은 그것을 어떻게 알겠는가? 아무튼.

위의 스토리에서 청년의 청혼을 받은 여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았을까? 당신은 어떻게 하겠다고 생각했나?

나는 재벌 손자와의 스토리와 상관없이 모든 상황에서는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매우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앞의 여자는 그 청년의 청혼을 받았을 때,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표현하는 거다.

이런 정도로 표현하는 것은 어떨까?

비즈니스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전략을 세우는 것보다도 비즈니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나는 사람을 얻는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 바로 자신의 감성이나 상황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략을 세울 때에는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영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체적인 상황을 조망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치 우리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지금 어떤 일이 나에게 어떻게 일어나는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누구도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객관적으로 모두 알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솔직하게 드러내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사람들은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은 더욱이 피하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우리는 스스로가 완벽한 사람일 필요도 없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도 드러내고, 필요하다면 고치겠다고 하는 것이 부족한 부분을 숨기는 것보다 더 좋은 전략이다. 때로는 자신의 욕심까지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을 포장하기보다는 솔직하게 드러내보라. 자신이 부족한 것을 숨기는 사람보다는 자신이 부족한 것도 드러내고 표현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더 강한 사람이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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