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석판화)은 에셔의 해방이라는 작품이다. 두루마리가 펼쳐지자 그 속에 갇혀 있던 삼각형이 변형과 변이의 과정을 거치며 진화하여 새가 되어 자유를 찾아 날아가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현실에 갇혀 살고 있으며, 자유를 찾아 새가 되어 날아가고 싶어한다. 어쩌면 그것은 평범한 일상에 얽매여 사는 우리들 모두의 소망일지도 모르겠다.






변이와 변형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거나, 나를 억누르는 골치 아픈 문제의 해결에 매우 유용한 방법을 제공한다. 아이디어나 문제의 해결에는 어떤 실마리가 필요한데, 그 실마리라는 것을 만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변형이라는 거다. 이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것은 그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공개되지 않은 것들이다. 완전 백지에 전혀 새로운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디어란 기존에 존재하는 무엇인가의 변형이다.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한가지 방법은 어떤 생각에서 출발하여 그것을 변형시키는 것이다. 더욱이 전혀 말도 안 되는 것에서 출발하여 그것을 현실적으로 변형시켰다면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 엉터리에서 출발하면 출발할수록 참신한 아이디어가 만들어진다. 물론, 변형의 과정을 거처 현실성 있게 만들었다면 말이다.




가령, 당신이 정치인인데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그런 말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겠나? 박정희 대통령이나 전두환 대통령의 잘못을 하나하나 생각하며 절대 우리나라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겠나?


그런 비판적인 생각보다는 아이디어의 변형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비판을 하게 되면 그 순간 아이디어는 버려진다. 그래서 브레인스토밍의 제 1 원칙이 비판금지가 아닌가.




군인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약간만 변형하면 군인이 총으로 정권을 잡는 것이 아니라, 군인 출신의 정치인이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집단 이기주의에서 시작하여 국가 전체적인 이익보다는 자신들의 주장만 관철시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정치인들은 국가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인기를 위하여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청렴하고 강직한 군인 출신의 정치인을 영입하여 대선에 나서면 당선의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이디어의 변형이다. 한번 더 변형하면 꼭 군인일 필요가 없다. 인기에 영합하는 것보다는 질서를 지키고 원칙을 준수하는 강직하고 카리스마 있는 군인이 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을 찾는다면 또 한번의 변형이 이루어진 것이다.







현실성 없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도 그 속에 가치 있는 아이디어가 숨어있다면 변형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디어를 현실적으로 진화시키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이다.






변형, 변화, 변이, 모양을 조금씩 바꿈. 이런 것들은 사소해 보이지만 매우 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가령, 동물들의 바이러스는 인간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동물들 사이에서는 감염되지만, 인간은 동물과 세포조직이 달라서 동물들에게 치명적인 해를 입히는 동물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는다. 하지만, 무서운 건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는 거다. 동물 바이러스들 중에 어떤 녀석이 변이를 일으켜서 어느 날 갑자기 사람을 침략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사스가 그랬고, 동남아의 조류독감이 그 예다. 이런 경우 그 위력은 매우 강력해진다.




진화의 학설 중 가장 잘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환경적응 -> 적자 생존 -> 새로운 종>과 같은 모델이라고 한다. 진화의 모델은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모델로도 적합하고,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로도 적합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변형이 없다면 발전이 없다.






꼭 창의적이 아이디어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바꾼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자기개발이다. 자기 자신의 스타일이나 자신의 일하는 방법, 배우는 방법, 생각하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필요한 방향으로 약간씩의 변화가 필요하다. 무조건 바꾸는 것이 아니라,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변화하는 것. 그것을 학습이라고 부른다. 당신에게도 필요한 방향으로의 변형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학습이다.


당신도 진화를 원한다면, 변이가 필요한 거다. 더 나은 당신을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나는 변형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라는 말이 생각난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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