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 1. Everything is fair in love and war. (사랑과 전쟁 속에서는 모든 것이 용서된다.)






내가 외우는 몇 안 되는 영어 문장이다. 이 문장은 1명의 여자를 놓고, 2명 이상의 남자가 경쟁을 할 때 주로 적용된다. 가령, 친구의 애인을 빼앗은 사람은 명언 1과 같은 말로 변명을 할 거다.


2명의 남자가 1명의 여자를 놓고 게임을 한다. 물론, 게임에서는 공명정대한 페어플레이(fair play)를 해야 한다. 게임에서는 게임의 룰을 따라야 한다. 게임의 룰을 어기고,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스포츠의 경우 파울을 당하거나, 퇴장 당한다. 정치나 경제에서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감옥에 간다. 그러나, 사랑과 전쟁 속에서는 게임의 룰을 어기고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눈감아 준다는 것이 명언 1의 의미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명언 1에 동의하나?






그런데, 최근 나는 우리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이런 문장들이 우리의 무의식이나 잠재의식에 알게 모르게 파고들어, 나만의 은유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니까, 사랑과 전쟁에서는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말을 하면서 과 같은 잠재의식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잠재의식이란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나에게 존재하는 것이다.




잠재의식이나, 무의식 등을 심리학자들은 바다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바다 속을 보면, 수심이 200m 정도까지는 바다 표면에서 빛이 통과되어 들어간다. 그러나, 수심이 200m가 넘어서는 곳서부터는 바다 표면의 빛이 점점 옅어져서 마침내 빛이 닿지 않는 암흑이 시작된다. 심해라고 불리는 곳이 시작되는 것이다. 일반 바다와 심해를 구별하는 경계는 없다. 그 경계에 사는 물고기는 그 두 곳을 자유롭게 왕래한다.


우리가 의식하는 부분이 빛이 닿는 곳까지라면, 빛이 닿지 않는 깊은 곳에는 우리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분명 우리의 정신작용이 이루어지는 곳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곳을 심층의식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잠재의식, 무의식 등으로 표현한다. 두 영역을 가로막는 경계는 없고 우리의 생각은 두 영역을 왕래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나의 생각이 존재하는 것이다.






아무튼, 사소하게 형성되는 나만의 은유는 우리의 생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가령, 과 같은 은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공식처럼 사랑과 전쟁을 같이 적용하게 된다. 전쟁 이야기에 사랑을 자연스럽게 연상하고, 사랑 이야기에 전쟁을 자연스럽게 대입한다.




가령, 이런 거다. 이런 말을 들었다고 생각하자.


전쟁은 마음대로 시작할 수는 있어도, 마음대로 끝낼 수는 없다. - 마키아 벨리




그럼, 의 은유를 갖고 있는 나는 자연스럽게 이런 말을 생각하게 된다.


사랑은 마음대로 시작할 수는 있어도, 마음대로 끝낼 수는 없다. - 박종하






연상 작용이나, 은유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많은 아이디어 발상 기법이 은유나 연상 작용, 메타포밍(metaphorming)의 기법을 응용한다.


그러나, 나만의 은유는 아이디어를 얻는 차원의 문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의 잠재의식을 결정하고, 우리의 생각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지배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생각해보자. 당신의 비즈니스는 당신이 자신의 일에 대해 어떤 나만의 은유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가령, 당신의 비즈니스를 게임으로 파악해보자. 그럼, 당신은 당신의 비즈니스를 어떤 게임으로 생각하는가?




어떤 회사의 CEO는 비즈니스를 전쟁으로 본다. 그에게는 이라는 은유가 그의 잠재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인류의 전쟁 역사를 공부하며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을 공부한다. 그리고, 자신의 비즈니스에 그것을 적용한다. 모든 것을 전쟁으로 보는 그는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는 자만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교활함이나 권모술수는 위대한 전략 중 하나다. 그에게는 마케팅도 전쟁이므로, 그는 시장의 고객을 잡기 위해서 고객을 만족시키기보다, 경쟁사를 무찌를 전략을 먼저 생각한다.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비즈니스인 것이다.






이제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해보자. 인생은 게임이다. 그럼, 인생은 어떤 게임일까? 인생은 게임이란 말을 많이 듣는다. 사람들이 인생을 게임에 비유할 때마다, 당신은 어떤 게임을 생각하는가? 인생이라는 게임에 대해서, 당신의 마음 속에는 어떤 게임이 자리잡고 있나?






게임이라고 하면 당신은 어떤 게임이 떠오르는가? 바둑, 고스톱, 포커, 축구, 야구, 농구, 등.. 사람들은 자신이 익숙한 게임을 떠올릴 거다. 어쩌면, 전쟁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에서 예를 든 게임들은 모두 제로섬 게임이다. 전쟁 역시 제로섬 게임이다. 제로섬 게임은 상대가 져야 내가 이긴다. 상대가 손해를 봐야, 내가 이득을 얻는다. 인생을 이러한 제로섬 게임의 모델로 바라보는 사는 사람들은 항상 싸워야 하고, 상대를 이겨야 한다. 상대에게 손해를 입혀야 한다. 그래야 나에게 이익이 생기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을 그런 냉혹한 제로섬 게임의 모델로 삼는다는 것은 매우 우울한 일이다. 당신의 인생을 게임으로 보려고 할 때, 제로섬 게임보다는 넌제로섬 게임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우리는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가끔 제로섬 게임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서로가 게임의 경쟁자가 아니라, 게임의 동료가 되는 넌제로섬 게임을 해야 한다. 서로 다른 편이 되어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같은 편이 되어 게임을 하는 거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하여 더 많은 것을 얻는 게임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나만의 은유를 갖고 있다. 먼저 나에게 숨어있는 나만의 은유를 찾아보자. 그리고, 그것이 제로섬 게임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과감하게 넌제로섬 게임의 것으로 바꾸자. 우리의 인생이 게임이라면, 우리는 그 게임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 게임은 지고 이기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게임은 내가 원하는 것을 풍족하게 충분히 얻는 그런 게임인 것이다.


당신은 인생이 어떤 게임이라고 생각하나?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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