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넌제로섬 게임

이야기 1. 선교사의 선물

어느 무인도에 10명이 살고 있었다. 10명은 모두 낚시를 하여,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그 섬을 지나던 선교사가 그들에게 그물과 작은 고기배를 선물하고 떠났다. 그물의 위력은 강력했다. 예전에 10명이 낚시로 얻었던 것을 이제는 한명이 배를 몰고, 한명이 그물을 던져서 얻을 수 있다. 10명이 낚시로 얻었던 물고기를 이제는 2명이 잡아오는 것이다.

가령, 당신이 10명의 연장자라고 해보자. 당신은 이런 변화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2명은 그물로 많은 물고기를 잡고, 나머지 8명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낚시를 하라고 말할 수도 있다. 또는, 2명이 잡아온 물고기를 8명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라고 당신은 말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당신이 10명의 리더이고 의사결정자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나?

이야기 1은 아주 유치한 상황 설정이지만, 이 이야기는 경제학자인 폴 제인 필져 교수가 설정한 것으로 요즘 현실을 매우 효과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선교사의 그물은 바로 기술의 발전이다. 농업 생산성 향상과 산업의 발전은 우리 사회를 이야기 1과 같이 만들었다.

1965년 우리나라의 농촌 인구는 전체의 51.7%였으나, 1990년 농촌의 인구는 전체 인구의 15.6%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생산량은 몇 배나 증가했다. 1965년에는 쌀이 없어서 모두 고생했지만, 이제는 쌀이 남는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만이 아니다. 일본은 1965년 농촌 인구가 전체의 23.5% 였는데, 1990년에는 9.8%로 줄었고, 대만 역시 37%에서 14.6%로 줄었다.

물론, 2003년 현재 농촌의 인구는 더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더 적은 인구의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적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생산하는 것은 농촌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산업화와 첨단기술의 발전은 모든 분야에서 더 적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생산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것이 이야기 1의 핵심이다.

우리 사회는 눈부신 발전을 했다고 표현한다. 우리 어렸을 적과 지금의 생활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우리는 눈부신 발전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풍요로워지고, 윤택해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풍요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괴로워하고 있다. 청년실업은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나는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창의력을 강의한다. 창의력과 변화, 혁신 등은 같은 뿌리를 갖는데, 각각의 교육을 받는 대상자에 차이가 있다. 그 중 창의력은 대리나 사원급의 낮은 계층이 주로 듣고, 높은 계층으로 올라가면서 변화나, 혁신 등의 주제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그것이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나는 주로 젊은 계층을 상대로 교육을 하는데, 회사에 가보면 사원이나 대리가 없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회사의 인력 구조는 피라미드처럼, 위는 소수고 밑으로 갈수록 수가 늘어나는 것을 생각하기 쉬운데,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항아리 모양의 인력구조를 갖고 있다. 이사나 부장은 적지만, 과장, 고참 대리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그리고, 신임 대리나 사원은 그 수가 매우 적다. 얼마 전, 매우 젊은 통신 회사에 갔었는데, 전체 정규직원이 2400명인데, 1년에 신입사원은 60명 ~ 70명 정도만 뽑고 있다고 한다. 그 젊은 이동 통신회사에 가장 많은 계층은 과장이었다. 우리 나라의 청년 실업이 문제이고, 젊은이들은 일할 곳이 없다고 아우성칠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문제가 해결될까? 청년 실업이 문제이고, 라는 말처럼 회사에서 고용이 불안한데, 해결책은 무엇일까?

나는 그 해결 방법을 이야기 1과 같은 상황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야기 1에서 당신이 리더라면, 당신은 나머지 8명의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야 한다.

즉, 새로운 직업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톰 피터스의 말을 기억해보자.

“향후 10년 – 15년 안에 현재 화이트 컬러 직업의 90% 이상이 사라지거나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바뀔 것을 확신한다” – Tom Peters-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보자. 과거에는 전혀 없던 것들이 생겼고, 사회의 모습도 무척이나 달라졌다. 1983년과 2003년을 비교해보면, 무척이나 다른 경제, 정치, 문화, 기술 등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변화가 가속화된다는 데에 나는 동의한다. 그래서 나는 2023년의 모습은 지금과 너무나 다를 것 같다. 당신은 2023년의 모습이 상상이 되는가?

한가지 분명한 건, 과거나 현실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보고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에 고생하는 것은 선교사가 고기배와 그물을 주고 갔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낚시 일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한다. 젊은이들은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하고, 기성세대는 그들의 도전을 이끌어내야 한다.

자신의 적성과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현실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짤리지 않기 때문에 공무원이 되겠다는 젊은이, 자신의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 자기를 끼리 뭉쳐 자기들 아파트 가격을 말도 안되게 올리는 사람들, 이런 우리들의 모습은 빨리 사라져야 한다.

우리는 주어진 판에서 상대와 경쟁하여 이기는 게임의 모델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만들어나가는 게임의 모델을 가져야 한다.

이야기 1을 다시 보자. 만약, 어떤 리더가 2명이 그물로 잡은 물고기를 8명에게 나누어주라고 했다면, 선교사가 주고간 선물은 그 섬에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하는 것이다. 섬 사람들의 삶이 더 윤택해진다는 것은 그들이 과거에는 누리지 못하던 것을 선교사의 선물을 통하여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는 파이를 공평하게 나누는 생각보다 더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바로, 파이를 더 키우는 일이다. 그것이 더 현명한 전략이다.

남과 싸워, 경쟁에서 이겨서 무엇인가를 얻겠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과 힘을 합하고 협력을 통하여 더 많은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경쟁을 통하여 결국 상대를 이겨야 하는 제로섬 게임보다는 협력을 통하여 더 많은 것을 만들어가는 넌제로섬 게임을 해보자. 경쟁보다는 협력이 더 큰 것을 만든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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