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세일즈, 그리고 게임

이야기 1. 내가 만난 어느 보험 영업 사원

얼마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나의 책을 읽은 독자인데, 책을 너무 감명 깊게 읽어서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잠깐 만나서, 차 한잔 마시며, 사인도 받고, 사는 이야기도 하고 싶다며 한 시간만 내달라는 거다. 인기 연예인도 아닌 나를, 왜 만나자고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살다 보면 때로 누군가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러자고 했다.

그는 보험 영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신참 보험 영업 사원이었다. 나이는 나와 비슷했다. 다른 직장을 다니다가, 영업을 해야 더 큰 보수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보험 영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와 악수를 하고, 간단한 인사말을 나눴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잠시 하더니, 바로 가방에서 팸플릿(pamphlet)을 꺼냈다. 그는 나에게 종신 보험 상품을 권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그가 나를 만나고 싶었던 진짜 의도였던 것이다.

나는 내가 만난 그 보험 영업 사원에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다거나, 아까운 나의 시간을 허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그와 잠깐 만나며 영업 사원에게 필요한 것에 대하여 생각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 영업 사원은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한 것이다. 모르는 나에게 전화해서, 만나서, 자신의 보험 상품을 팔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그는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알았어야 했다.

그가 나에게 보험 상품을 파는 것을 게임으로 생각해보자. 먼저 그가 보여준 적극적이며, 의욕적인 모습은 매우 긍정적이다. 상대에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좋은 인상을 준다.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영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현명한 전략을 갖추지는 못했다.

그가 게임에서 이기는 것은 내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하는 전략을 생각했어야 했다. 적어도 자신과 게임을 하는 상대를 파악하며 게임을 진행했어야 했다.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는 사실이다. 만약, 필요가 있고, 관심이 있는 상품이라면, 사람들은 영업 사원이 오기 전에 먼저 자신이 그 상품을 산다. 관심이 있는 상품에 대해서는 영업 사원을 기다리지 않는다.

내가 만난 영업 사원은 나에게 종신보험 상품을 설명하며, 내가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는 말로 나를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나는 이미 보험 상품에 관심이 없었다.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설명만으로 그는 나의 관심을 끌어내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다.

그리고, 그 영업 사원이 했던 결정적인 실수는 팸플릿을 꺼낸 것이다. 팸플릿과 같은 인쇄물은 상대에게 신뢰를 준다. 그러나, 신뢰란 어느 정도 마음이 있는 사람의 마음을 확고하게 붙잡는 것이다. 나는 그가 하는 말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꺼낸 팸플릿은 나로 하여금 그와의 사이에 커다란 담을 쌓게 만들고 말았다.

보험 영업을 게임으로 생각하고,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면, 전략의 첫번째 요소인 상대의 패를 봐야 한다. 상대의 기본적인 상황과 감정 상태 등을 고려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가 들어줄만한 상황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 영업 사원은 그러지 못했다. 나는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의욕이 앞서고 성급한 그 영업사원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너무나 빨리, 형식적으로 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형식적인 대화는 공감을 쉽게 얻지 못한다.

그 후 나는 보험 영업을 하는 사람들과 몇 차례 더 만날 기회를 가졌고, 그들 중 최고의 판매 실적을 올리는 사람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는 그 사람이 말하는 판매 비결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그는 자신의 돈벌이로 보험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보험을 알리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했다. 그의 진실된 마음이 최고의 실적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을 게임의 전략으로 이해해보자.

영업의 판매 왕들은 자신들의 영업을 고스톱이나 포커와 같은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으로 파악하지 않는다. 그들은 게임을 넌 제로섬 게임(non-zero sum game)으로 파악하여 자신의 상품을 사는 상대에게 이익을 줌으로서, 자신도 큰 이익을 얻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어떤 영업 사원은 게임을 제로섬 게임으로 파악한다. 제로섬 게임은 상대가 손해를 봐야 내가 이익을 본다. 가끔, 식의 부탁을 듣게 된다. 아이들 책이나, 비디오 등에 그런 경우가 많다. 그들은 나에게 필요한 거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것들은 나에게 별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내가 사지 않아도 될 만한 것을 억지로 사면 그것은 나의 손해가 된다. 하나만 팔아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은 나의 손해를 자신이 이익으로 얻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상대가 어떻게 되든 말든 나는 이익을 얻으니 좋다는 식의 생각에 차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영업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제로섬 게임의 판돈은 일정수준으로 정해져 있다. 그렇게 상대의 손해를 하나하나 입혀서는 결코 판매 왕이 될 수 없다.

판매 왕이 되려면, 게임을 넌 제로섬 게임으로 설정해야 한다. 판을 키우겠다는 생각이 더 중요하다. 상품을 사는 사람도 이익을 보고, 상품을 파는 나도 이익을 얻는 그런 게임이 되어야 한다. 내가 보험 상품을 파니까, 하나만 들어달라는 식의 영업으로는 높은 판매 실적을 올릴 수 없다. 자신이 진심으로 보험에 대하여 이해를 하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정말로 가치가 있고,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그 때부터 영업을 시작해보라.

제로섬 게임을 하지말고, 넌 제로섬 게임을 하는 것이다. 라는 식의 영업이 아니라, 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진심으로 그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서 그에게 필요한 것을 파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최고의 판매 실적을 올리는 사람들의 비결이다.

이것은 보험 영업 사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당신은 주위 사람들과 제로섬 게임을 하지 말라. 다른 사람의 손해로 이익을 얻는 게임은 매우 피곤한 게임이다. 제로섬 게임으로 상황을 설정해서, 게임에서 이기면, 남의 손해로 이익을 챙길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언제나 게임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앞에서 지적했듯이 제로섬 게임은 매우 작은 판이다. 이겨봐야 별볼일 없는 게임이 대부분이다. 어려운 게임을 하지말고, 쉬운 것을 선택하라. 넌 제로섬 게임을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상대에게 커다란 이익을 제공함으로서 만들어보라. 그것이 더 쉽고, 효과적인 게임이다. 그리고, 그 속에 더 행복한 인생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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