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1. 공부하면 야단 맞는다?




논리에는 라는 것이 있다. "p 이면 q 이다."의 대우는 "q가 아니면, p가 아니다."이다. 즉, 의 대우는 이다. 명제가 참이면 대우 역시 항상 참이다. 다음의 대우를 생각해보자.









무서운 엄마가 아들에게 몽둥이를 들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엄마 말의 대우를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이 이상한 말이 된다.












왜 그럴까? 란 어려운 게 아닌데, 왜 대우가 이렇게 엉뚱하게 나오는 것일까? 이렇게 이상한 대우를 만드는 말들은 더 만들 수 있다.




- 배가 고프면 밥을 먹는다. ---> 밥을 먹지 않으면 배는 고파지지 않는다.


- 불이 나면 소방대원이 온다. ---> 소방대원이 오지 않으면 불이 나지 않는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올바른 대우를 잡는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당신은 이야기 1의 대우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발견했나? 잘못을 발견했다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겠나?






논리는 사리분별의 매우 강력한 도구다. 우리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논리를 무기로 자신의 주장을 편다. 어거지로, 또는 자신의 권위로 다른 사람을 복종시킨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라는 말보다는 라고 한다. 그러나, 말하는 사람이 논리로 상대를 설득하고 싶은 것과는 달리, 상대의 논리에 복종 당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치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름대로의 논리를 펼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논리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려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절대 논리로 상대를 제압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논리에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나의 의견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의견을 제시하면 그 의견에는 나의 자아가 들어간다. 그 의견은 바로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의견이 무시당하면 나 자신이 무시당하는 것이다. 나의 의견이 짓밟히면 나의 자아가 짓밟히는 것이다. 누구도 상대에게 짓밟히고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따라서, 상대에게 나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유일한 길은 감정에 호소하는 길뿐이다. 감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마음으로 상대를 내편으로 만드는 것만이 나의 주장을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절대 어느 누구도 논리로 굴복시킬 수는 없다. 논리를 앞세우다 보면, 오히려 감정만 더 상한다. 감정이 상하면, 그에게 나의 의견을 전달하기란 애초에 그른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인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정적인 접근을 해야, 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논리가 아니라, 감정적 호소다.






이런 경우를 보자. 엄마와 중학생 아들이 있다. 엄마는 아들이 의사가 되길 바라지만, 아들의 꿈은 가수다. 엄마는 아들에게 의사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라고 한다. 하지만, 아들은 자신의 꿈은 가수지 의사가 아니라고 오히려 엄마를 설득한다.


엄마는 아들에게 왜 의사가 되면 좋은지를 매우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안정된 직업이 주는 삶의 풍요로움과 의사라는 직업이 주는 사회적인 지위에 대하여 매우 논리적으로 엄마는 아들에게 설명한다.


아들 역시, 자신이 왜 가수가 되려고 하는지를 엄마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자신의 취향과 노래에 대한 열정, 그리고 대중 앞에서 노래하는 것에 대하여 자신이 느끼는 행복감에 대하여 엄마에게 차근차근 매우 논리적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둘은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 대화가 길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과는 달리 둘은 큰 소리의 언쟁을 하다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이것이 논리적이 대화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앞의 이야기 속에서 엄마나 아들은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상대에게 전달하고자 했다.엄마와 아들 역시 논리적인 대화보다는 감정적인 공감을 먼저 형성했어야 했다. 엄마가 자신의 의견을 아들에게 관철시키고 싶었다면,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아들이 가수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동감하고 그리고 나서 엄마가 바라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하여 아들에게 이야기 했어야 했다. 그것도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감정적인 접근으로 말이다. 물론, 현실속 대부분의 엄마는 권위로 아들을 억누르고, 강제로 때리면서 공부하라고 야단치겠지만 말이다.






오히려, 논리는 다른 사람에게 사용할 무기가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강력한 도구다. 나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고, 내가 나의 의견을 갖는 과정에서 논리적인 생각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거의 감정적으로만 생각한다. 감정적으로 모든 판단과 결정을 끝내고, 그리고 나서 자신의 판단이 맞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척만 한다. 물론, 자신은 논리적으로 생각했다는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스스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보자. 나에게 필요한 것은 논리이고, 다른 사람을 향해서 필요한 것은 감성이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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