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공자님은 문자를 쓰지 않는다

이야기 1.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 중에서

언젠가 칼텍(Caltech)의 동료교수 한 사람이 파인만에게 질문을 던졌다.

“스핀이 1/2인 입자들이 페르미-디락의 통계를 따르는 이유가 뭘까?”

파인만은 즉각적인 답을 회피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내용으로 1학년생들을 위한 강의를 준비해보겠네.”

그러나 몇 주가 지난 후에 파인만은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자네도 짐작했겠지만, 아직 강의노트를 만들지 못했어. 1학년생들도 알아듣게끔 설명할 방법이 없더라구. 그러니까 내 말은, 우리가 아직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야. 내 말 알아듣겠나?”

파인만은 아인슈타인을 능가하는 평가를 받는 위대한 물리학자다. 그는 물리학의 깊은 이론적인 업적 외에도 일반인이 알기 쉽게 물리를 이야기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야기 1에서 보는 것과 같이, 그가 명강의를 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힘은 그는 자신이 강의하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은 흑과 백처럼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 부분 알기도 하고, 또 많은 부분 모르기도 한다. 대충 이해하기도 하지만, 또는 이해 할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것들이 많다. 파인만의 말처럼, 내가 아는 것을 처음 듣는 사람에게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어쩌면 내가 아는 것이 아니라, 안다고 생각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을 말할 때, 거창한 미사여구를 사용하고, 멋진 비유를 사용하고, 은유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옮기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잘 모르는 말을 할 때일수록 사람들은 전문 용어를 사용하고, 어려운 외래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당연하고,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 문제였는데, 그 문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나 스스로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면서, 설명만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당신은 그런 경험이 없는가?

내가 설명하지 못했던 그 문제를 소개한다. 설명하기는 힘들겠지만 당신에게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야기 2. 깜짝 시험은 없다.

어떤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다음 주에 깜짝 시험을 보겠다고 선언했다. 교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다음 주에 시험을 보겠습니다. 그러나, 어느 요일에 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여러분들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날에 시험을 보게 될 겁니다. 주말에 미리 공부하세요.”

교수님의 말씀에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교수님 말씀 대로라면, 다음 주에는 시험을 볼 수 없을 겁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만약, 교수님이 토요일에 시험을 보신다면, 저희는 금요일 저녁에 그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금요일까지 시험을 보지 않았으니까, 당연히 토요일에 시험을 보겠죠. 그럼, 결론적으로 토요일에는 깜짝 시험을 볼 수 없죠.

그럼, 월요일에서 금요일 사이에 깜짝 시험을 본다는 얘기인데, 이번에도 금요일에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시험을 볼 수는 없습니다. 목요일까지 시험이 없었다면, 목요일 오후에는 금요일에 시험을 본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으니까요. 결론적으로 금요일에도 깜짝 시험을 보실 수 없으실 겁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목요일에도 수요일에도 화요일과 월요일에도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깜짝 시험은 보실 수 없으실 걸요?”

그 학생의 말이 끝나자, 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교수님은 빙그레 웃으셨다. 위풍당당하게 깜짝 시험이 존재할 수 없음을 증명한 학생의 말과는 달리 교수님은 그 다음주 수요일에 깜짝 시험을 보셨다고 한다.

이야기2 은 매우 유명한 이야기다. 같은 내용으로 여러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가령, 어떤 교도소에서 교도 소장이 한 죄수에게 다음 주에 예고 없이 교수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했을 때, 그 죄수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날에 갑자기 자신의 교수형이 집행될 수는 없다는 것을 이야기 2의 학생과 같은 방법으로 증명했다고 한다. 물론 깜짝 시험이 치러진 것처럼 교수형을 당했겠지만 말이다.

이야기 2의 그럴듯한 학생의 는 증명은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당신은 오류를 발견했나? 어떻게 학생의 오류를 설명할 수 있을까? 이야기 2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당신은 어떻게 설명하겠나?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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