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마음을 빼앗아라

입력 2003-02-20 10:44 수정 2003-02-20 10:44



이야기 1. 현금 자동 지급기


미국 시티 은행(city bank)의 한 직원이 고객을 위한 아이디어를 냈다. 고객들이 현금 인출을 위하여 장시간 대기하는 것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의 설치를 건의 했던 것이다. 지금은 어느 은행이나 보편화 되어 있는 은행의 현금 자동 지급기가 도입되기 전의 일이다. 은행의 경영자들은 철없는 직원의 건의에 반대했다.







그러나, 의 도입을 건의한 직원의 생각은 달랐다. 고객은 빠르게 돈을 찾을 수 있는 편리한 은행에 더 많은 돈을 입금하려 할 것이라는 것이 직원의 생각이었다. 그의 생각은 옳았다. 의 도입은 시티 은행의 예금액을 단기간에 3배나 올려주었고, 창구의 인원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우리는 같은 것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 때로는 같은 것을 보고, 정반대의 결과를 유추하기도 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결과를 유추하는 논리적인 시스템이 달라서가 아니다. 유추에 사용하는 정보를 자기 마음대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판단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기분이나 느낌이 의사결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을 도입하는 것은 은행에 예금이 줄어들게 할 수도 있고, 예금이 늘어나게 할 수도 있다. 정반대의 두 가지 상황이 모두 있을 법하다. 그렇다고, 은행에서는 일단 도입을 하고 결과를 보자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은행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이다. 경영자는 을 도입할 것인가? 도입하지 말 것인가?을 선택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정답은 없다. 그리고, 의사 결정에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의사 결정자는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많은 변수를 고려하지 못하고, 때때로 의도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잘못을 저지른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보이는 면만을 보는 경향이 있다.




많은 일들이 두 가지 성격을 띤다. 두 가지 측면을 갖는 것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의 똑 같은 성격에 대해서도 사람에 따라 좋게 보기도 하고, 나쁘게 보기도 한다. 그래서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장점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장점과 단점의 경계에서 그것을 결정짓는 것은 역시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이나 느낌이다.







자신감 있고, 진취적이고 야심찬 사람 == 거만하고, 무례해 보이는 사람


다른 사람을 신뢰하고, 충성심이 강한 사람 == 쉽게 믿는 맹목적인 사람


겸손하고 배려하는 사람 == 자신을 비하하고 아첨하는 사람


추진력 있고 민첩하게 행동하는 사람 == 공격적이고 성급한 사람


융통성 있고 변화에 개방적인 사람 == 우유부단하고 변덕스러운 사람


신중하고 말을 아끼는 사람 == 의심이 많고 냉정한 사람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람 == 고지식하고 사소하게 신경 쓰는 사람


수용적이고 관대한 사람 == 결단력 없고, 줏대 없는 사람


원칙을 중시하고 끈기 있는 사람 ==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사람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적인 사람 == 무모하고, 한탕을 노리는 사람


선택 가능한 여러 대안을 생각하는 사람 == 일관성 없고 초점을 잃은 사람









자신감 있는 사람과 거만한 사람은 다르다. 그러나, 그 경계가 명백히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극단적인 면을 갖는 사람일수록,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융통성 있고, 변화에 개방적인 사람이 때로는 우유부단하고 변덕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변화에 개방적인 장점을 가진 사람은 실제로 변덕스럽게 행동할 수도 있다.




똑 같은 사람을 좋게 볼 경우에는 앞과 같은 장점을 가진 사람으로 보고, 나쁘게 볼 경우에는 뒤와 같은 단점을 가진 사람으로 보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그 경계는 없다. 단점과 장점의 경계를 판단하는 기준은 바로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이나 느낌이다.




당신은 어떤 장점을 갖고 있나? 당신의 장점을 생각해보라. 그리고, 그것들이 다른 눈을 가진 사람에게는 단점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리고, 당신의 장점을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상대에게 어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를 미리 당신 편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82명 59%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534명 41%
광고